도박 중독의 최후는 가정의 파탄뿐이다

(팝콘뉴스=최선실 기자) 중독 중에서 일반인은 잘 모르는 도박 중독이 있다. 심각도는 마약에 덜하지 않다. 한번 따본 짜릿한 기분을 잊지 못해 중독에 빠진다. 처음부터 잃기만 한 사람은 절대 중독에 빠지지 않는다. 비교적 큰돈을 따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빠지는 경우가 100%다. 결과는 백전백패, 가산을 탕진하고 역시 폐인이 된다. 경험자에 의하면 도박은 끊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다고 한다. 도박 중독은 마약과 알코올과는 달리 누구나 쉽게 빠질 수 있다는 게 큰 문제다. 문득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이런 중독에 빠질까 봐 전전긍긍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도박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진=유튜브 채널 ‘KBS 교양’)
(사진=유튜브 채널 ‘KBS 교양’) ©팝콘뉴스

도박을 하는 원인

쉽게 말해서 도박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병이다. 마약이나 술에 중독되면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해지고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벗어나기 힘들어지는 것과 똑같이,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도박 중독자들이 도박을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의학적으로 도박 중독은 뇌 기능 장애로 인한 현상으로 설명한다. 뇌의 쾌락 중추는 도박의 행위에 대해 특정한 자극이 오면 쾌락 물질을 분비하고 더 강력한 자극을 찾게 된다. 이 회로에 작용하는 도파민 등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을 이루면 도박 중독에 빠질 수 있다. 즉 도박 중독은 마음이나 의지의 병이 아니라 뇌의 병이라는 것이다. 도박에 중독되면 내성과 금단 증상이 생긴다. 도박 중독자는 도박하는 시간을 계속 늘리고, 거는 돈의 액수를 점점 키운다. 그래야 처음 도박에 맛 들였을 때와 비슷한 쾌감을 느낀다. 알코올 중독자의 음주량이 계속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를 ‘내성’이라 한다. 도박 중독자는 도박을 하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하고 집중력을 잃는다. 이를 ‘금단 증상’이라 부른다.

둘째, 개인적인 문제에서 탈출하기 위해 혹은 불쾌한 기분을 덜기 위해 도박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도에서의 도박은 손실된 자금을 만회하려는 절박한 심정과 함께 그 행위를 중단하기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셋째, 도박 중독자들의 왜곡된 신념이다. 돈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고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거나, 자신을 과신하고 미신을 맹신한다든지, 충동에 대한 조절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도박 중독 사례

A씨는 경제적 무능력자이다. 그는 어린 두 자녀와 아내를 두고 집을 나간 지 오래다. 그런데 그는 10년 만에 집에 돌아와서는 아프다는 거짓말을 하며, 아내에게 약봉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아프다는 걸 핑계 삼아 아내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아내에게 받은 병원비를 도박으로 탕진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A씨는 아내에게 도박 돈을 받기 위해 수십 통을 전화했을 뿐만 아니라 자식의 회사에 찾아가기도 한다.

A씨의 만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도박 돈을 탕진하여 아내의 급여도 압류됐고, 아내의 집도 경매로 넘어갔다. A씨는 반성을 하고 도박을 끊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도박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그는 아내의 소중한 전세 자금도 모조리 도박으로 탕진했다.

그렇게 도박을 하며 인생을 낭비한 A씨는 도박장에서 술을 먹고 지인에게 맞아 전신마비가 됐다. 아내는 그의 사고로 충격을 받고, 결국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전신마비가 된 이후로 요양병원에 있다가 가족들을 그리워하다 최근에 생을 마감했다.

이처럼 도박 중독의 최후는 끔찍하다. 도박 중독은 가정의 경제와 행복에 파탄을 초래한다. 한 사람의 도박으로 인해 가정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도 고통을 받는다.

A씨가 도박이 이렇게 위험한 것이라는 것을 일찍 인지하고 도박을 끊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시도했다면, 그의 삶은 조금이라도 달라졌을 것이다. A씨가 도박을 끊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가 도박을 끊었다면, 그의 아내와 그가 일찍 세상을 떠나는 비참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도박 중독 치료법

도박 중독은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까? 도박 중독은 분명 치료가 가능한 병이다. 그러나 도박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에 완치를 위해서는 첫 번째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도박판을 피해 다니다가도 한번 다시 하게 되면 도박 중독은 재발하고, 그간의 노력은 헛수고로 돌아간다. 도박 중독자들은 돈이 그들의 모든 문제의 근원이며,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자연히 가족 및 지인들을 괴롭히게 되고, 인간관계가 악화되며, 더욱 고립되기 쉬워진다. 그러나 도박에 중독된 당사자나 가족 및 지인들이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도박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병이며,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박 중독자 스스로가 치료를 받고자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치료를 권유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병원에서는 약물 치료(우울증 치료제, 갈망 해소제 등)와 도박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을 바로 잡아주는 인지행동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익명의 도박자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여하여 고민을 나누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도록 하는 활동이 적극 권장되고,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익명의 도박자 가족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도박을 비롯한 모든 중독은 가족의 행복에도 큰 피해를 입힌다. 따라서 중독자의 회복과 가족의 회복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중독의 치료가 가장 효과적으로 될 수 있다.

세 번째로 도박 중독은 무서운 병이기에, 당사자는 도박의 큰 쾌락에 빠지지 않도록 건전한 취미활동 등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로 도박 중독자들이 비난을 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치료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빠져든 도박으로 인생을 망치는 지경까지 가지 않도록 국가가 도와주는 것 역시 사회의 중요한 몫이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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