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학대 그 예방법은

(팝콘뉴스=최선실 기자) 생의 마지막을 요양병원에서 보내는 노인이 늘어나면서 이곳에서 존엄한 죽음을 맞고 싶다는 바람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마주치는 현실은 끔찍하다. 요양병원에서 벌어지는 학대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일부 요양병원의 일탈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노인 학대와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노인 학대 예방과 대응책 마련이 더욱 절실히 필요한 때다.

(사진=유튜브 채널 ‘KBS 시사’)
(사진=유튜브 채널 ‘KBS 시사’) ©팝콘뉴스

시설 내 치매 환자 등 노인 학대 건수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학대 예방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2022년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학대 신고 건수는 78건으로 전년(59건) 대비 3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 역시 2021년 34만 9634명에서 2022년 37만 593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뇌병변 장애를 않는 환자의 항문에 위생 패드를 집어넣은 요양병원 간병인이 징역 3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2022년 3월 5일에는 이천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요양보호사 팀장이 할머니를 폭행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할머니는 요양보호사 팀장이 준 음료수를 마시지 않았다는 이유로 요양보호사 팀장에게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 할머니는 얼굴과 어깨, 팔, 손에 폭행 흔적으로 인한 보랏빛 멍이 들어 있었고 통증으로 인해 양팔을 들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또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고통스러워했다. 이에 요양원 측은 “할머니에 대한 조치의 미흡함에 대해 너무 죄송스럽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추후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라는 해명만 늘어났다.

간병인들은 요양병원 내에 병실에 상주하며 의료행위 외에 돌봄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요양병원에서는 간병인들이 6인실에서 환자를 공동 간병하는 사례가 많다. 일부 요양병원에서는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간병비를 할인하거나 받지 않기도 한다. 결국 간병인 한 명이 환자 수십 명을 돌보는 병원도 있다. 노인 학대 전문가들은 간병의 질이 떨어지면서 관리 미흡에 따른 서비스 질 저하, 노인 폭행 및 학대 등 인권 침해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지난해 말 요양병원 간병 지원 대책을 내놓고 요양보호사를 비롯한 인력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 사라진 환경에서 요양보호사 숫자만 늘린다고 효과를 발휘하는 건 아니다.

먼저 요양병원에서 일어나는 노인 학대를 근절하려면 간병인을 정식 자격화하고 국가가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그 경우 간병인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고 학대 전력이 있는 간병인에 대한 취업 제한 규정도 도입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 병원 내에서는 CCTV 도입이 필요하다. 요양병원 내 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병실 내 CCTV 설치가 거론되지만, 실제로 병실에 설치한 곳은 거의 없다. 요양병원 측에서는 환자의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또한 병실 CCTV는 기저귀 케어, 욕창 소독 등 신체 노출 문제로 설치가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노인 학대 개선을 위해서라도  CCTV 설치는 의무화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간병인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간병인은 업무 강도에 비해 처우가 열악하다. 학대를 한 간병인들에 대해서는 재취업을 막고 징계를 하되, 학대를 재생산하는 환경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 간병인들은 환자들과 24시간 함께 생활하면서 돌봄을 수행한다. 그러나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의 표준 매뉴얼은 아무것도 없다. 업무의 범위, 책임, 권리 등 규정된 것이 없으니 노인 학대가 일어나도 책임의 소재 또한 불분명하다. 요양병원에서는 간병 제도를 도입하여 간병인의 표준 매뉴얼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 더 나아가 간병 제도를 통해 간병인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근무여건을 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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