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아홉 번째 취미, '수제 맥주 만들기'

(팝콘뉴스=강나은 기자)여름밤 우리의 목을 시원하게 축여주었던 맥주. 와인과 커피에 관해서는 공부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 맥주에 관해서는 공부해본 이들은 많지 않다. 내 취향에 맞는 맥주를 고르는 방법부터 직접 수제 맥주 만들기 과정까지 맥주 애호가라면, 한 번쯤 맥주에 관해 알아보자.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 (사진=아이홉맥주공방) © 팝콘뉴스


내 취향을 저격하는 맥주 찾기

우리나라에서 맥주는 소주와 비견할 만큼 익숙한 주류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맥주량도 상당한데, 몇 년 전부터 수입 맥주를 저렴한 가격으로 마실 수 있게 되면서 맥주 애호가는 큰 폭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소규모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 수제 맥주까지 이 열풍에 가세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다양하고 독특한 맥주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색색의 다채로운 맥주가 마트나 편의점을 점령한 상황에서 어떤 맥주를 맛봐야 할지 고민이라면, 맥주 입문 수업을 한번 들어보자.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는 맥주 공방에서는 맥주에 대한 간단한 이론 내용부터 시작해 시음회, 양조 클래스 등이 열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강생의 관심이 쏠리는 분야는 역시 시음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음회 전에 맥주에 관한 간단한 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다. 맥주에는 기본적으로 네 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물, 맥아(보리나 밀), 홉, 효모가 그 주인공이다. 물론 이 밖에 부가적인 재료를 더 넣어 맛과 향을 더하기도 한다.

여기에 나와 있는 재료의 종류에 따라, 변형 방법에 따라 맥주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맥주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홉의 종류에 따라 맥주의 쓴맛과 향이 달라진다. 또한 생보리로 맥주를 만들면 황금색의 맥주가 나오지만, 로스팅한 보리로 맥주를 만들면 어두운색의 맥주가 나온다.

▲ (사진=아이홉맥주공방) © 팝콘뉴스


나에게 딱 맞춘 나만의 맥주 만들기

내 취향을 깨달았다면, 이번에는 나에게 딱 맞춘 나만의 맥주를 만들어보자. 맥아를 뜨거운 물 속에 넣으면 당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단물만 뽑아낸다. 이를 편히 식혜라고 부르자. 효모가 이 당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알코올과 탄산이 생겨난다. 이것만으로는 매력이 없으니 맥주의 색이라고 할 수 있는 홉을 첨가한다. 6년째 가장 많은 회원, 즉 수강생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홉맥주공방에서는 커리큘럼을 둘로 나눠 진행한다. 그래서 김용현 아이홉맥주공방 대표는 맥주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둘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렇게 정석 클래스로 진행했을 때는 대략 5시간 이상 소요됩니다. 이 중 식혜를 뽑는 과정만 두 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데요. 입문 코스에서는 식혜를 미리 만들어두어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면 맥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화롭게 재료들을 섞은 뒤, 기다림을 더한다. 맥주는 발효주다 보니 만들고 난 뒤에 바로 마실 수 없고,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완성된다. 맥주를 만들 때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기 때문에 수강생들은 이 맥주를 나눠서 가져가며, 이 맥주를 지인들과 나눈다.

▲ (사진=아이홉맥주공방) © 팝콘뉴스


맥주가 취미가 되는 순간

맥주 공방은 편안하고, 가벼운 분위기에서 맥주를 취향껏 즐기는 경험을 선물한다. 기존에 맥주에 대해 전혀 몰라도 쉽게 이해하면서 맥주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내가 맥주 브랜드로 '호가든'과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을 좋아한다면, 나는 바이젠으로 불리는 밀맥주를 좋아하는 취향이다. '호가든'과 '블랑'이라는 브랜드를 떠나 라벨을 보고 바이젠, 혹은 밀맥주를 고른다면, 나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맥주를 마실 수 있으며 심지어 호가든이나 블랑보다도 더 맛있는 맥주를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나의 취향을 확장하고, 이를 다시 세분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맥주의 맛과 향이 생각보다 다양한 만큼 취향 역시도 다양할 수 있다.

"'단순하게 입에 넣어서 삼킨다'라는 의미로 접근하면 모든 주류나 음식은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아는 만큼 재미있고, 아는 만큼 맛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아이홉맥주공방에서는 맥주를 포함해 전반적인 주류에 관한 상식도 배울 수 있다. 재료와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각 나라의 주류는 비슷하게 만들어지고, 변형되기 때문이다. 맥주는 효모가 맥아를 먹고 맥주가 되듯이, 효모가 포도를 먹으면 와인이 되고, 쌀을 먹으면 막걸리가 된다. 또한 맥아를 증류하면 위스키가 된다.

맥주를 알고 나면, 더위를 가시기 위해 청량감을 즐기던 맥주가 맛과 향, 역사와 분위기까지 품은 맥주로 변화한다. 바로 이 순간이 맥주가 취미가 되는 순간이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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