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가 남긴 젠더 정책 '숙제'로 남아있는데...여가부 폐지론 '또'

문 정부 젠더 국정과제 중 절반은 미이행
컨트롤타워 부재 이유로 꼽히는데, 여, 일부 과제 이양받으면서도 "여가부 폐지" 주장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2/07/06 [09:00]

지난 정부가 남긴 젠더 정책 '숙제'로 남아있는데...여가부 폐지론 '또'

문 정부 젠더 국정과제 중 절반은 미이행
컨트롤타워 부재 이유로 꼽히는데, 여, 일부 과제 이양받으면서도 "여가부 폐지" 주장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2/07/06 [09:00]

▲ 윤석열 대통령(사진=뉴시스)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지난 4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여가부 폐지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본인이 대표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추진을 계속하겠다"고 언급하면서다.

 

여가부 폐지론은 당초 윤석열 정부가 선거기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 따라 선행돼야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의 실현 가능성이 떨어져, 국정과제에서는 후순위 과제로 밀려나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여가부 폐지'를 연달아 언급하는 것과 함께, 여가부가 담당하는 일부 정책 과제를 그대로 이양받으면서도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고 나서는 데 대한 지적이 나온다.

 

■ 문 정부 젠더 국정과제, 일부 윤 정부 이어받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성평등한 대한민국'을 12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설정하고 ▲더불어 행복한 실질적 평등사회 ▲일가족 생활의 균형 ▲성별임금격차 OECD 수준까지 해소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젠더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여성의 건강권 보장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하위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팩트체크 언론사 뉴스톱이 운영하는 국정과제 이행 분석 '문재인미터'의 분류를 따르면, 여기 해당하는 세부 정책은 총 35개로, 이 중 20개 정책이 이행 완료됐고, 15개 정책은 파기됐다.

 

정책 일부는 윤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서 일부 명맥을 확인할 수 있다.

 

110대 국정과제 발표에 따르면, 윤 정부는 '양성평등 일자리 구현' 과제의 세부 정책으로 '성별근로공시제 단계적 도입'을 제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파기 공약인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이어받고 있다.

 

▲권력형 성범죄 근절을 위한 은폐방지 법안 입법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범죄, 권력형 성범죄, 디지털성범죄 등 5대 폭력 피해자 보호 지원 강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잊힐 권리 보장 등은 문재인 정부의 이행공약인 ▲2019년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 ▲2017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에 따른 불법촬영물 삭제 지원 근거 마련 등의 발전형이다.

 

다만, 현 정부가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성차별'을 명시한 과제가 부재하고 주무부처에서 여가부 이름이 제외됐다는 점은 차이점이다.

 

윤 정부가 언급한 '권력형 성범죄 근절'을 위한 현행 체계 중 하나는 2020년 제정된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응체계 강화방안'이다. 해당 체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에서 성희롱 및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되면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통보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제출해야 한다.

 

윤 정부가 언급한 '5대 폭력'에 해당하는 스토킹 범죄 피해자 지원, 가정폭력피해 이주여성상담소 설치 및 운영, 성범죄 피해여성 지원을 위한 해바라기센터 운영 등을 담당하는 것 역시 여가부다.

 

하지만, 윤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살펴보면, 범죄피해자 보호 주무부처로는 법무부, 방통위와 함께 여가부가 언급되지만, 권력형 성범죄 방지 대책 주무부처는 법무부 단독으로 표기돼 있다. 성별근로공시제 주무부처는 고용부다.

 

■ 컨트롤타워 마땅치 않은데 업무 이양, 가능할까

 

여가부가 담당하는 '통합' 기능을 각 부처에 이양한다는 계획이지만, 여가부가 있는 것보다 효용성이 높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따른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이미 교육부, 법무부, 문체부, 복지부, 고용부 등 8개 부처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라는 이름으로 양성평등전담부서를 지난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나, 여전히 담당관 자리가 공석으로 남거나 양성평등 정책을 운용해보지 않은 인사가 담당관을 맡는 등 한계가 이미 지속 발견되고 있다.

 

시민사회는 여가부가 부처에 불과한 만큼, 이들 부처를 통제할 수 있는 상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속해서 주장해 왔고, 문 정부 역시 대통령 직속 성평등 위원회 설치를 공약했으나 결국 파기됐다.

 

이에 여성계는 "여성건강, 복지, 취업, 창업, 성범죄, 아동 양육과 돌봄이 각 부처에 성평등 관점으로 시급하고 충분히 잘 다뤄졌다면, 애초 여가부는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 낸 바 있다.

 

한편, 문 정부에서 최종적으로 파기됐으나 윤 정부가 이양받지 않은 젠더 관련 국정과제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군 양적 비중 확대 및 평등한 근무여건 보장 ▲여성청년고용의무할당제 ▲유급 가족돌봄휴직제도 ▲양육비 대지급제 등이다.

 

특히,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공언한 만큼, 전 정부가 이행한 3+3 육아휴직 제도(부모 모두 3개월 육아휴직하면 첫 3개월간 월 급여 지원) 등 부모 모두의 육아휴직을 지원하는 제도가 국정과제에서 제외된 것도 눈에 띈다.

 

윤 정부는 유아기 아동 양육 관련 국정과제로 '부모급여 신설'을 내세웠다. 0~11개월 아동에 월 100만 원 부모급여를 지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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