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통계청·SK텔레콤과 '1인가구 라이프스타일' 분석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박윤미 기자)청년 1인가구의 휴일 이동 거리는 다인가구에 비해 길고, 여성보다 남성의 외출이 더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2일 통계청, SK텔레콤(이하 SKT)과 협력해 '가명데이터'를 활용한 '1인가구 가명데이터 결합정보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가명데이터'는 이름과 생년월일 같은 특정한 개인정보를 알 수 없도록 처리한 데이터로, 지난해 본인 동의를 받지 않아도 가명정보(데이터)를 활용해 통계를 내거나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3법이 개정되면서 다종 데이터 간 결합·분석이 가능해졌다.

데이터3법이 개정되면서 서울시는 통계청, SKT와 결합정보 분석 사업에 착수했으며 서울시 내 거주하는 1인가구의 주거, 고용, 소득, 복지를 비롯해 외로움, 재정적 위기 등 라이프스타일 등을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시는 이를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1호 공약인 '139만 1인가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 정책'을 수립,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기준 서울시에는 총 398만 가구가 있으며, 이 중 1인가구는 34.9%인 139만 가구로 집계됐다.

이번 1인가구 가명데이터 결합·분석 조사에서 통계청은 1인가구 데이터(성·연령, 주택 소유 여부, 거처 종류, 연말정산 보수총액(소득) 등)을, SKT는 가입자의 통화패턴과 휴대폰 요금 연체 여부 및 소액결제 정보, SNS 이용 등을 가명 처리한 결합정보를 활용해 서울시립대학교와 '1인 가구의 주거 및 생활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통신 요금 연체 경험이 가장 많은 계층은 소득이 없는 중장년층 1인가구(15.9%)로 추출됐다. 청년 1인가구는 다인가구보다 휴일 이동거리가 길었는데, 이들보다 중상 이상의 소득층에 속하는 1인가구의 이동거리가 조금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SKT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결괏값을 보면 1인가구의 통화량(횟수)은 다인가구보다 많았지만, 통화한 사람(명)은 오히려 적었다. 소득이 없는 1인가구는 메시지 앱을 많이 사용하고 핸드폰 소액결제 서비스 또한 자주 이용하고 있었다.

1인가구의 배달앱 사용지수가 높은 지역은 대학가였다.

서울시는 이 같은 결합데이터 분석 결과와 서울시 1인가구특별대책추진단의 정책 수요를 활용, 내년 수립하게 될 '1인가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며, 재정적 위기에 놓인 1인가구를 위한 긴급구호 사업에도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사업은 1인가구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데 기여함은 물론 빅데이터 활용 및 데이터3법 개정 이후 활발하게 활용되는 '가명데이터'가 실생활에 적용되는 사례로서도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며 "새롭게 개발된 분석정보를 바탕으로 1인가구의 이질적 특성, 성·연령·가구원 수·소득수준 등 다양한 변수를 조합해 실질적으로 정책에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시의 '1인가구 가명데이터 결합정보 분석결과'는 가구형태별 다차원 비교를 위해 ▲청년층(20~34세) ▲중장년층(35~59세) ▲고령층(60세 이상)으로 연령층을 구분한 가운데 진행됐다.

소득 구간은 ▲소득 없음 ▲저소득층(3000만 원 이하) ▲중간소득층(3000~7000만 원 이하) ▲중상이상소득층(7000만 원 초과)으로 분류됐다.

▲ 통계청, SKT 데이터로 보는 서울시 1인가구 (사진=서울시) © 팝콘뉴스


▶무소득 중장년층, 통신 요금 미납률 높아

통신 요금을 미납한 경험은 중장년층 1인가구(15.9%)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중상이상소득층의 연체율은 2~3%다. 소득이 없는 같은 연령대의 2인가구나 3인가구 가구원의 통신 요금 연체율과 비교해도 소득이 없는 중장년층의 통신 요금 연체 위험은 1.37배, 1.77배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무소득 중장년층이 경제적 위험에 노출된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로 삼을 수 있는 자료다.

▶청년층 1인가구, 휴일 이동거리 길어

청년층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휴일 이동거리가 긴데, 그중에서도 중상이상 소득층에 속한 1인가구의 휴일 이동거리가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령층 1인가구의 휴일 이동 거리는 다른 형태의 가구 구성원과 비슷하거나 더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이 없거나 소득이 적은 1인가구는 휴일 이동거리가 매우 짧다.

모든 1인가구의 휴일 외출 건수는 3인 이상 가구의 구성원에 비해 적었으며. 청년 1인가구만 떼놓고 봐도 평균 1회가량 적게 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휴일에 한 번 외출하면 다인가구에 비해 더 멀리 나갔다 오는 모습을 보였다. 소득이 없는 고령층 1인가구의 외출은 극히 드문데 고령층의 중상이상 소득에 속하는 사람과 약 5회 정도(최근 3개월 총 외출 건수) 차이를 보였다. 건강, 경제적 수준 등의 차이 때문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통화량·메시지 앱·소액결제·배달앱

혼자 사는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들보다 통화량(횟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은 소득에 따른 통화량(횟수)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독거노인은 소득수준에 따라 통화량 차이를 보였다. 1인가구 여성의 통화량은 30대 이후 50대까지 증가하고, 남성은 20대 이후 줄어들었다.

메시지 앱 사용 빈도는 1인가구와 3인 이상 가구 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으나 소득이 없는 1인가구와 3인 이상 가구 구성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소득 활동을 하지 않는 1인가구는 다인가구와 비교할 때 메시지 앱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측정값이 나왔다.

소액결제 서비스는 소득이 없거나 저소득층인 1인가구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적으로 청년층 1인가구 중상이상 소득층의 월평균 결제액이 4654원인데 반해 무소득 1인가구는 9623원을 저소득층 1인가구는 9110원을 결제했다. 1인가구에서 연령별 남녀의 소액결제액을 보면 남성이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이보다는 소득에 의한 차이가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1인가구의 평균적 배달앱 사용지수가 높게 나타난 지역은 주로 대학가 인근으로 측정됐다. 4인가구의 평균 배달앱 사용지수가 높은 곳은 강남, 서초, 광진구로 추출됐다.

통계청의 인구통계 정보와 SKT의 통신정보를 결합해 나온 결과를 보면 1인가구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경제적 주체로서 활동을 시작하며 이동성, 거주 특성, 여가, IT기술의 활용 등 여러 면에서 역동적이면서도 독특한 특징을 나타낸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젊은 1인가구의 미래 경제활동이 위축된다면 그 1인가구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으며 그만큼 우리 사회의 건전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며 "1인가구와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한 복지그물망 정책개발을 위해서는 시의성 있고, 시·공간적으로 해상도 높은 데이터가 매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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