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 자율예산 절반 삭감..."청년 시정 '수혜자' 아닌 '파트너'로 봐야"

"결과 아닌 과정도 함께 해달라" 목소리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1/11/03 [13:00]

서울시, 청년 자율예산 절반 삭감..."청년 시정 '수혜자' 아닌 '파트너'로 봐야"

"결과 아닌 과정도 함께 해달라" 목소리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1/11/03 [13:00]

▲ 2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여자들이 서울시의 청년 참여 예산 삭감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표 '청년 정책'을 연달아 홍보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정책이 만들어진 청년 자치기구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 당사자 자치 기구인 서울 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서울청정넷)에 따르면, 2022년 청년자율예산은 서울 청년 자치기구의 제출 예산안에서 절반가량 줄어든 규모로 조정됐다.

 

■ "'청년의 시정참여 활성화', 자율예산 취지 어긋나"

 

서울청정넷에 따르면, 기구 최종 결정안은 11개 사업에 대해 143억 원의 자율예산을 편성하는 안으로, 해당 예산안은 지난 8월 서울시 예산과 조정을 거치면서 10개 사업 77억 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약 46%가 삭감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1인가구 지원사업(78% 삭감)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43% 삭감) ▲기후위기 대응정책(사업 불수용, 전액 삭감) 등의 사업에 배정된 예산이 각각 축소됐다. 23개 자치구에 별도로 설치된 '청년참여기구' 지원 예산 역시 구비 부담이 발생하며 41% 축소됐다.

 

서울청정넷은 2일 예산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조처가 '청년자율예산'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청년자율예산'은 '청년참여기구에서 제출한 예산'으로, '서울특별시 청년참여 활성화 지원 조례'에 명시된 개념이다. 해당 조례는 자율예산과 청년참여기구의 운영 이념으로 "청년의 시정참여 활성화"를 꼽고 있다.

 

또, "회의에서 의결한 청년자율예산은 예산안과 함께 서울특별시의회에 제출"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 자치기구인 서울청정넷은 매년 서울 거주 청년 당사자 중 신청을 통해 '청년 시민 위원'을 뽑아 이들로 조직을 운영한다.

 

청년자율예산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최종 예산안 결정까지 ▲서울청정넷 각 분과 회의 ▲시의회 청년정책특별위원회 및 소관부서와 의제 공유 및 사전 협의 ▲대시민투표 ▲서울청년시민회의 순의 논의 체계도 마련돼 있다.

 

올해는 결의안 역시, 최초 논의한 사업 82건 중 소관부서 논의를 통해 추려진 27건에 대해 다시 시민투표에 부쳐 11개 과제를 결정, 여기 143억 원이 편성됐다.

 

서울청정넷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청년들이 여유로워 시정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곳이라고 바라보면, 청년들은 어디에 희망을 갖고 시정에 참여할 수 있겠나"라며 지속가능한 청년 시정 참여를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 시와 소통 기회 줄어..."과정 함께해달라"

 

특히, 시와의 소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예산과에 따르면, 청년자율예산안 조정 과정은 다른 부처의 예산안을 조정하는 과정과 같다.

 

제출 예산안에서 기존 사업이나 신규 사업과 중복되는 부분을 짚고, 이에 관해 조정, 소관부서와 조정 과정을 다시 거쳐 서울시의회에 제출한다는 설명이다.

 

청년자치기구는 해당 과정에서 서울시 정책 기조에 따라 최종안이 통합 등 재단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지원 서울청정넷 노동경제분과장은 "예산 조정과정이 있지만, 통보하는 식에 가깝고 조정과정에서 서울시 (정책)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상황이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됐는데, 특히 올해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목소리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를 제기하고 개선안을 요구할 만한 소통창구가 필요하지만, 시와의 소통창구가 되려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지원 분과장은 "지난 9월에 서울청년시민회의를 진행했다. 시장님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8월에는 서울청정넷 이름으로) 편지를 보내는 등 면담 요청을 했지만, 이번 시정이 시작하고 한 번도 시장님과 소통한 적이 없다"며 "청년을 '(시정)파트너'로서 봐달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신설된 자치구 청년 자치 기구에서도 최근 이 같은 '소통부족'이 경험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 예산과에 따르면, 최근 자치구 거버넌스 운영 예산인 '기반조성사업'은 시 부담 자율예산이 50, 구 부담 예산이 50으로 조정됐다. 거버넌스에서 제안한 예산안의 운영 예산인 '특화사업'은 시가 90, 구가 10 부담한다. 기존에는 모두 시가 부담했다.

 

자치구 청년 시민 위원들은 장기적으로 구 부담을 늘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결정 과정이 다소 '일방적'이었던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강현길 양천청년네트워크 청년 시민 위원은 "지난주 금요일 예산안 (삭감)관련 최종통보를 받았다. 도입된 지 3년 차가 된 사업이다. 아직 제대로 운영되지 않거나 아직 시작도 못 한 자치구도 있다"며 "충분히 논의가 더 필요한 사안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일 2022년 서울시 예산안 기자설명회를 통해 청년 예산으로 약 9934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예산안에는 청년 월세 지원 등 청년자율예산으로 처음 시작 및 운영된 사업이 포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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