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에 민감한 스마트폰 유저들 틱톡, 릴스, 쇼츠를 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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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뉴스=박윤미 기자)IT 발전은 어디까지일까, 과연 한계가 있기는 할까.

스마트폰이 보급됨과 동시에 재미와 편리, 소통과 교류, 교육과 취미 등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거의 모든 분야에 관련 앱(APP)이 쏟아지듯 출시됐다.

운동을 좋아하는 이는 하루 또는 한 주, 한 달 단위의 운동량을 알아서 계산해 주는 앱을, 어학 공부 중인 학생은 원어민 발음을 듣고 따라 할 수 있는 기능의 앱을 찾아 자신의 스마트폰에 내려받는다.

이제는 미용실 가기 전에 집에서도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사진에 다양한 스타일의 머리를 적용해 볼 수 있는 '헤어 스타일 시뮬레이션 앱'이 개발되면서 미용사가 권하는 머리모양이 아닌 스스로 어울리는 스타일을 고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셀프 빨래방에서는 남은 세탁 시간을 카톡으로 알려준다. 빨래방에 앉아 시간을 죽여야 했던 예전과는 달리 요새는 빨래 돌아가는 동안 장을 본다든가 잠시 주변을 산책하며 자투리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다. 편리한 세상이다.

스마트폰 유저들에게 이 같은 편리함은 당연한 것이 됐다.

이제는 '재미'가 갑이다. 따라서 같은 카메라 앱이라도 '재미있는 필터와 효과를 많이 가진' 스노우앱 같은 것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종류의 앱은 실행과 동시에 얼굴형을 길거나 동그랗게 바꾸고, 눈은 크고 코는 오뚝하게 만드는 등 마술을 부린다. 사진을 찍어 PC로 옮긴 뒤 포토샵 프로그램을 실행해 사진을 불러와 작업해야 하는 수고와 번거로움 없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즉석에서 포토샵 효과를 낼 수 있어, 외모에 관심 많은 여성에게 인기가 없으려야 없을 수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방금 찍은 사진으로 아기나 노인의 모습을 만들거나 남자는 여자로 여자는 남자로 성별을 바꾸는 효과들은 한때 엄청나게 유행했다. 이는 앱 개발 회사들이 스마트폰 유저의 욕구를 얼마나 정확하게 잘 간파했는지를 알 수 있는 결과물이다.

방금 찍은 사진이 눈앞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보며 "신기하다"고 말한 것이 몇 년 안 된 것 같은데, 어느새 사진을 넘어 '영상'이 부리는 마법을 즐기는 시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최근 인스타그램 '릴스' 그리고 유튜브 '쇼츠'의 인기가 중국 '틱톡' 이상이다. 2017년 등장한 틱톡은 전 세계 사용자가 10억 명 이상일만큼 대단한 인기를 끄는 앱이다.

이 같은 숏폼의 인기 비결은 결국 '재미'다.

숏폼은 '(시간이) 짧은 동영상'을 찍는 것이 전부라 어렵지 않다. 어렵지 않기에 누구나 할 수 있다.

또한 숏폼은 기존 카메라 앱들이 가진 필터와 포토샵 효과 이상의 것들을 가지고 있다. 숏폼 등장과 함께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하는 유저들도 많아 재미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페이스북은 지난 29일 숏폼 콘텐츠 릴스 서비스의 시작을 발표했다. 1년 전 인스타그램에서 먼저 선보였던 릴스를 페이스북에까지 적용하겠다는 것은 전 세계 스마트폰 유저의 관심이 숏폼을 향해 있다는 것을 입증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릴스·쇼츠·틱톡은 왜 인기, 재미가 전부일까?

숏폼은 지루하지 않다. MZ세대들은 긴 서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액기스'만을 원한다. 드라마도 한 편을 다 보지 않고 하이라이트를 모은 것이라든가 3분에서 5분 정도로 토막 낸 영상을 찾아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숏폼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난 것이다.

유행에 민감한 MZ세대들에게 숏폼은 하나의 '놀이문화'이기도 하다. 유명 연예인들에게서 시작된 댄스 챌린지 같은 콘텐츠는 참여문화를 만들어 냈다. 흑백 사진이 마술처럼 컬러 사진으로 바뀌거나 눈을 감고 있다 뜨면 눈동자 색깔이 바뀌는 등의 콘텐츠는 감각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시청각을 모두 자극했다.

게다가 유저의 관심사를 알아서 모아주는 큐레이션 기능까지 있어 유저의 콘텐츠 검색을 위한 시간 낭비와 번거로움까지도 알아서 덜어주고 있으니 숏폼 세대가 숏폼을 거부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숏폼이 언제까지 승승장구할지는 알 수 없다. 똑같은 음악, 똑같은 장면이 복제되듯 쏟아지면서 사람만 다를 뿐 같은 장면을 보고 또 봐야 하는 일에 싫증을 느끼는 이들이 벌써 생겨나고 있으며, 이상한 춤을 추거나 과장되게 코믹한 장면을 연출한 유저에게는 '관종'과 같은 악성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숏폼은 카카오톡과 같이 전 세대를 아우를만한 힘은 없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게 맥락 없는 숏폼은 그저 '희한한 세상'이자 '정신없는 세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뿐이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숏폼을 누릴 기회를 아예 박탈하자는 것은 아니다. 한 인스타 유저는 인스타 릴스에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와 함께 촬영한 영상 하나를 게시했다. 한 사람이 입을 움직이면 영상 속 모든 인물의 입이 같이 움직이는 콘텐츠로 촬영한 것인데, 이 장면에 출연한 노부부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 K(서울 강서·52) 씨는 "릴스의 유행으로 인싸는 더욱 인싸가 되고 아싸는 더욱 아싸가 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인이 치르는 유명세를 모르면서 릴스나 틱톡 같은 플랫폼에 영상을 공유했다가 나중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훗날 삭제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게시물로 떠다니는 일 또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문제 중 하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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