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준수', 수익성 '미미'... "뾰족한 수 찾을 때까지 시장은 확대할 것"

▲ 대한항공 A380 일등석 사진(사진=대한항공)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27일 대한항공이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편 운항을 시작하면서, 국제선 여객 노선을 보유한 국내 항공사는 모두 관련 상품 판매에 돌입하게 된다. 외국 항공사에서 시작됐던 무착륙 비행이 국내 모든 항공사로 확산된 것이다.

각 항공사 및 관계 면세점이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면서, 한동안 관련 상품군의 확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품군의 확대가 최악을 피하려는 '몸부림'일 뿐,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드러난 수치에 비해 실제 매출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은 확대, 수익성은 미미


지난 1월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노선은 총 15회 운항했다. 진에어가 5회, 에어부산이 3회, 제주항공이 3회, 티웨이항공이 3회, 아시아나항공이 1회였다.

이번달 역시 아시아나항공이 네 차례, 대한항공이 한 차례, 에어부산이 네 차례 운행한다. 지난달까지 무착륙비행에 나서지 않았던 대한항공마저 나서면서, 국내 모든 항공사가 동참하게 됐다. 이에 따라 관련 노선도 점차 늘려가는 모양새다.

평균 모객 수준 역시 에어부산이 90%, 아시아나항공이 50%를 기록하는 등 준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종식까지 버텨낼 '숨구멍'을 찾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업계는 실제 매출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는 주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에어부산의 예를 들면, 90%라는 수치는 전체 좌석 대비 판매율이 아니라, 판매가 가능한 전체 좌석 중 66%에 해당하는 1345석 대비 판매정도기 때문에, 사실상 50% 안팎의 모객에 성공한 셈이 된다.

아시아나 역시, 전체 495석 중 판매된 약 280석 중 50%의 판매에 성공했기 때문에, 실제 판매된 좌석은 140석 안팎이다.

면세점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은 내수 매출을 위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와 적극 손을 잡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에어부산, 티웨이, 제주항공, 에어서울 등 국내 항공사와 제휴해 면세 쇼핑 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등 모객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무착륙 관광비행 이용객 대상으로 쿠폰을 지급하는 등 홍보하고 있다.

여기에 관련 항공편이 확대하면서, 매출은 서서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1월 대비 2월, 롯데면세점은 약 70%, 신세계면세점은 약 15% 관련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전체 매출에서 국내 매출, 특히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관련 매출은 극히 작은 비중인 만큼, 매출 증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무착륙 관광 비행 관련 수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다"며 "수익성 개선에 전혀 영향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적자폭'을 줄이는 데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짚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 역시 "노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추세로 봐서는 당분간 신장률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외국인 매출이 90% 이상이고 내국인 대상 매출이 10%가 되지 않는 만큼, 큰 비중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항공업계 역시 '수익성'에 대한 기대는 애초 적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크게 도움이 되는 상황은 아니"라면서 "고객의 여행 갈증을 해소하고 더현대트레블(2월), 한진관광(3월) 등과 함께 '상생'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답했다.


"뾰족한 수 없어" 한 목소리... 한동안 상품 확대할 듯


제주항공은 오는 3월 7일, 13일, 21일 3일간 관련 비행편을 운행하고, 대한항공은 한진관광과 손을 잡고 3월 6일, 13일, 27일 세 차례 관련 상품을 운영한다. 아시아나 역시 3월 14일, 20일, 28일 인천-후쿠오카-인천 노선을 운항한다.

에어부산 역시 3월 6일, 13일, 20일, 27일 운항할 예정이다.

수익 개선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업계가 관련 상품군에서 경쟁을 계속하는 이유로 업계는 '그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까닭'이라고 설명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경제학과)는 "항공기는 그라운드에 놔두는 것보다는 띄우는 데 손실이 덜하다. 조종사의 자격증 유지를 위해서도, 승무원들의 고용 유지를 위해서도 운항은 필요할 것"이라며 "전체적인 적자를 보전할 수는 없지만, 현금흐름은 만들어내려는 일종의 '몸부림'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업계 역시 '최악'은 피하자는 마음가짐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은 해당하는 물건을 모두 소진하지 못하면 다 폐기를 해야 한다. 그것보다는 내수 판매를 하는 편이 수익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는 길"이라며 "내국 매출이 제로인 상황에서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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