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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맹견보험 가입 의무화...손해보험업계는 '눈치보기

16개 손보사 중 맹견보험 출시한 곳 세 곳에 그쳐

배태호 기자 | 기사입력 2021/02/10 [14:51]

12일부터 맹견보험 가입 의무화...손해보험업계는 '눈치보기

16개 손보사 중 맹견보험 출시한 곳 세 곳에 그쳐

배태호 기자 | 입력 : 2021/02/10 [14:51]

▲ 지난 2018년 경북 상주에서 길을 걷던 노인 3명이 약 35㎏의 맹견에게 물려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노인들을 공격한 맹견을 소방관들이 포획하는 모습. 2018.11.27 (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경기도 시흥에 사는 20대 직장인 김소현 씨는 지난달 공원에서 운동 중에 개한테 물릴 뻔한 사고를 겪었다.

 

산책로를 따라서 달리기를 하던 중 무릎 높이 정도 자란 개가 갑자기 김 씨에게 달려든 것이다.

 

다행히 견주가 바로 목줄을 조여 물리지는 않았지만, 그날 이후로 김 씨는 성견이 보이면 그날 기억이 떠올라 피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김 씨는 "몇년 전에 유명 연예인이 키우던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 (물린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 기사를 본 적은 있는데, 실제 내가 개한테 물릴 거라고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라며 "개에 대한 거부감은 크게 없었는데, 그날 이후로는 견주가 있고, 입마개를 하더라도 곁을 지나는 건 꺼려진다"라고 말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개한테 물려 구급차로 실려 간 피해자는 2,368명이었다. 하루 평균 6명 이상(6.48명)이 개 물림 사고를 당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개 물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로 인해 사망자까지 생기면서 지난 2019년 정부는 맹견이 주인 없이 혼자 기르는 곳을 벗어나 다닐 경우 견주에게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외출할 때 입마개를 하지 않아도 적발 횟수에 따라 최대 300만 원까지 과태료를 부화하는 등 관리 의무를 강화했다.

 

아울러 맹견 보호자는 1년에 3시간씩 정부가 진행하는 의무 교육 수료와 함께 맹견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면 견주 동의 없이도 지방자치단체가 맹견을 즉시 격리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사고 발생 시 피해자 보상을 위한 맹견보험 가입도 의무화해 오는 12일부터 시행된다.

 

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는 맹견은 도사견과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및 로트와일러 5종과 그 잡종견이다. 

 

맹견보험은 맹견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망이나 부상, 후유장해 등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는 상품이다.

 

사망 및 후유 장해 피해를 입은 경우 8천만 원, 부상은 피해자 1명에 1천 5백만 원 보상, 타인의 동물을 다치게 한 경우 사고 1건당 2백만 원 이상을 보상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맹견보험 가입비용은 마리당 연 1만 5천 원 수준으로, 한 달 1,250원꼴이다.

 

맹견 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견주에 대해서는 최초 적발 시 1백만 원, 2차 적발은 2백만 원, 3차 적발 시에는 3백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맹견 보험 가입 의무화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견주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8일 기준 국내에 출시된 맹견보험은 하나손해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 삼성화재 세 곳에 불과하다.

 

전체 손해보험사 16곳 중 19%만 해당 상품을 내놨다는 뜻이다.

 

롯데손해보험도 맹견보험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만, 출시일은 미정이며,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은 기존 펫보험에 특약을 거는 방식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 경우도 DB손해보험만 이달 중순 출시가 예정됐을 뿐 다른 업체는 미정이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맹견보험 출시에 소극적인 이유로는 맹견보험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가 추산하는 등록 맹견 수가 6천 마리 안팎인데, 연간 연간 1만 5천 원의 보험료를 받아도 이로 발생하는 매출은 9억 원에 그쳐 시장 자체가 크기 않기 때문이다.

 

2019년 강화된 동물관리 규정으로 인해 개물림 사고가 1,565건으로 전년 대비 803건 줄었지만, 여전히 1천 건 이상의 개물림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사고 발생으로 인해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이다.

 

맹견에 물려 부상을 입은 피해자가 60명만 생겨도, 연간 보험료 전체 금액을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실제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정부 시행 방침에 따라 상품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천 명이 가입을 해야 부상자 한 명 발생 시 지급될 보험금을 충당하는 상품이라 실제 출시까지는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업계 속사정을 전했다.

 

이와 함께 "먼저 출시한 업체들로 가입자들이 몰리면 굳이 다른 업체들이 상품을 내놓지 않아도 될 것이란 생각에 눈치를 보는 곳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며, 맹견보험 출시를 둘러싼 난관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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