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교시설·대학 기숙사 확보 분주...자치구는 지역 내 호텔 활용

▲ 서울시 마포구청이 호텔을 활용해 운영 중인 생활치료센터에 구급차가 들어가고 있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천 명 이상 발생하는 가운데, 서울시에서만 4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에 따라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분주한데, 자치구에서도 코로나19로 사실상 개점후업 상태인 호텔까지 생활치료센터 활용에 나서며 이를 거들고 있다.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서울시 추가 확진자 수는 423명으로 집계됐다.

올 초 코로나19가 발생한 이래 최대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총 1만 3,458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125명으로 전날보다 5명 늘었다.

■ 서울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에 병상 부족 '현실화'

16일 저녁 8시 기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77.8%이다. 서울 시내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이보다 더 높은 86.1%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환자를 전담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은 80곳 중 하나만 남은 상황이다.

여기에 무증상 감염자를 가족으로부터 격리해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는 150여 개만 남은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중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시설 확대는 물론 급증하는 경증 환자나 무증상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서정협 서울시 권한대행은 오는 21일까지 적십자 병원을 시작으로 연내 5곳의 감염병 전담병원을 추가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총 278병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증환자 전담치료 병상은 이번 주 내 2개 병상 등 6개 상급종합병원에 18개 병상을 연말까지 늘릴 예정이다.

■ "코로나19 확산 막으려면 충분한 생활치료센터 확보 중요"

문제는 매일같이 급증하는 신규 확진자를 수용할 생활치료센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생활치료센터는 비교적 증상이 가볍거나 무증상인 확진자를 주변으로부터 격리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시설이다.

17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시내 생활치료센터는 9개소 총 1,929개 병상으로 이 가운데 1,282개가 사용 중이며, 즉시 가용할 수 있는 병상은 159개만 남아있다.

이런 이유로 서울시는 교회 수양관과 방학을 앞둔 대학 기숙사까지 활용해 서울시 생활치료센터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이번 주까지 서울 시내 자치구를 통해 11곳의 생활치료센터를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17일부터 전날 280개 병상 설치를 마친 서울 소망교회 수양관이 생활치료센터로 활용된다.

또, 서울시립대에 520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하기로 하고 학교 측과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립대 외에도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한양대, 이화여대, 경희대, 건국대 등 모두 8개 대학에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문을 보낸 학교 중 세 곳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라고 말하며, 당장의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 "서울 자치구에서는 생활치료센터에 호텔 활용"

자치구에서도 생활치료센터 마련에 분주하다. 서울시가 대형 종교시설이나 대학을 통해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면, 자치구는 숙박 시설 협조를 통해 이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실제 서울 마포구는 성산동에 있는 한 호텔을 생활치료센터로 확보해 운영에 들어간 상황이다.

해당 호텔은 총 56개 객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구는 해당 호텔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야외 주차장에 벽을 세워 외부로부터 차단하고, 1층 로비에는 상황실을 만들었다.

또한 마포경찰서 협조를 얻어 경찰관이 24시간 호텔에 상주하며 비상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유재명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부통제관은 "해외 사례를 보면 집에서 머물러 가족 간 감염 확대로 인해 급증한 경우가 많다"라며 "생활치료센터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 부통제관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교회나 대학 등 시설을 통해 확보하는 생활치료센터 외에도 자치구 11곳이 호텔 등 지역 내 시설 협조를 얻어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생활치료센터 운영에 학생도 주민도 불안..."센터 운영으로 인한 감염 사례 없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로 일상에서 변화를 느끼는 시민은 대체로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생활치료센터 운영 과정에서 소통 부족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하거나, 자칫 센터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코로나19에 노출이 되는 것 아니냐란 우려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가 낸 (사진=서울시립대학교총학생회 페이스북) © 팝콘뉴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서울시 생활치료센터 활용 관련 성명글>을 통해 "총학생회는 코로나19 3차 유행 상황에서 서울시의 생활치료센터 활용 방안에 필요성을 느끼며 매우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학교의 공식적인 공지와 생활치료센터 지정 이전 학생들의 여론 수렴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통보'는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마포구가 호텔을 활용해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센터 운영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

마포구 성산동에 사는 김모 씨는 "며칠 전부터 근처 호텔이 '리모델링을 하는가 보다' 생각했다"라며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서 그런 시설(생활치료센터)이 필요한건 알고 있는데, 그래도 주민에게 설명을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운 목소리를 전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 씨 역시 "생활치료센터가 이 주변에 들어선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라고 말하며, "생활치료센터가 운영된다고 하니 조금 우려는 된다. '혹시 센터로 인해 코로나19가 번지면 어쩌나'라는 걱정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활치료센터 운영으로 인한 불안에 대해 서울시는 "지금까지 생활치료센터에서 감염된 사례는 없었다"라며 안심할 것을 부탁했다.

유재명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부통제관은 "생활치료센터에 머무는 분들은 약 2주간 시설 밖으로 나올 수 없으며, 식사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방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며 "생활치료센터 내에는 확진자뿐 아니라 보건 담당 공무원 등도 함께 지내는 상황인데, 이로 인해 코로나19에 걸린 사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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