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배태호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베트남을 찾아 현장 경영을 펼쳤다. 이번 방문에서 베트남 총리를 접견하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이른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첫 재판이 시작되면서 이재용 부회장은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이 부회장은 이번 베트남 현장 경영을 펼치며, 현재 건설 중인 베트남 R&D센터 공사 현장을 살피고 삼성전자 및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이번 출장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사장,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함께 했다.

이 부회장은 출장 이틀 째인 20일과 21일 하오이 인근 박닌과 타이응웬에 있는 삼성복합단지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현지 임직원들로부터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생산공장 등을 점검했다.

특히 20일에는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와 면담을 갖고, '베트남 R&D센터' 신축 공사 현장을 찾아 점검하기도 했다.

이어 22일에는 호치민에 있는 삼성전자 TV 및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살피고, 출장에 동행한 임직원 및 현장 임직원과 함께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임직원들과의 사업 전략 논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떤 큰 변화가 닥치더라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자.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뒤쳐지는 이웃이 없도록 주위를 살피자. 조금만 힘을 더 내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하노이에 동남아 최대 규모(지상 16층/지하 3층, 연면적 약 8만㎡)인 '베트남 R&D센터' 건설을 시작했으며, 오는 2022년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 관련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R&D 인력 3천여 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베트남 주요 대학과의 산학협력 ▲기능올림픽 국가대표의 훈련 지원 ▲베트남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 실시 ▲제조전문 컨설턴트 및 금형전문가 양성 ▲방과후 학교인 삼성희망학교 운영 등 인재 육성과 지역사회 CSR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 앞서 지난 2018년 10월에도 베트남을 방문해 삼성의 베트남 사업을 점검했으며, 2012년 10월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베트남 박닌 공장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한편, 베트남 출장을 마친 이재용 부회장은 본격적으로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둘러싼 재판을 받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2시 이재용 부회장의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열었다.

정식 재판에 앞서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조율하기 위해 진행되는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이재용 부회장 등 피의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 나선 이재용 부회장 측 변호인들은 삼성물산 합병은 통상적인 경영 활동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했고,검찰은 사전에 재판부에 "해당 사건은 사회적·경제적 파장이 큰 사건이므로 신속하고 집중적인 심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재판부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의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측 진술을 내년 1월 14일 다음 공판 준비기일을 열고 듣는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판 준비기일이 지나면 정식 공판을 열고 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