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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너=우리 ①] "우리 동네 문제는 우리가 푼다"...'공동체'를 복원하는 사람들

주민들의 능동적 참여로 한층 살기 좋은 ‘지역 사회’ 만들어

편슬기 기자 | 기사입력 2020/10/13 [10:26]

[나+너=우리 ①] "우리 동네 문제는 우리가 푼다"...'공동체'를 복원하는 사람들

주민들의 능동적 참여로 한층 살기 좋은 ‘지역 사회’ 만들어

편슬기 기자 | 입력 : 2020/10/13 [10:26]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몰라요. 이웃과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어요"

 

삭막한 도시 생활에 있어,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사는 이웃의 얼굴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자주 사용됐던 ‘이웃사촌’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현대인들의 관계는 점점 좁아지고 단절되며 극소수의 '내 사람'만을 울타리 안에 두는 경향이 점점 짙어지고 있는데 '공동체' 운영을 통해 이웃을 넘어 지역 주민들과의 유대를 돈독히 다지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81에 위치한 '양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다.

 


지역 문제는 지역주민의 손으로 해결한다!


▲ 신월 2동에 위치한 '한아름어린이공원' 개선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우리동네 빛내라' 팀(사진=양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 팝콘뉴스

 

길을 걷다 지저분해진 버스 정류장 표지판을 발견하거나 버려진 놀이터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이 신경 쓰이면 으레 동 주민센터나 구청에 연락해 조치를 요구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공공기관에 하나하나 쌓이는 민원들이 모여 수천, 수만 개의 민원으로 산을 이루고, 공무원들이 지역 민원을 해결해 주길 기다리다 보면 버려진 놀이터는 어느새 해가 환히 떠있는 낮에도 피해 가는 '기피 장소'로 전락하게 된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이와 같은 주민들의 불편사항과 지역 문제를 '지역 주민'들이 힘을 모아 스스로 해결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본래 1999년부터 시행돼 왔던 '주민자치위원회'가 2018년 3월 20일부로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더욱 발전적으로 개편해 전환된 형태로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지원을 통해 인원을 꾸려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천구에만 약 60개 공동체 모임이 있으며 활동하는 인원은 1,000여 명을 넘어선다. 현장에서 활동에 참여하는 이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네 일이 내 일로 인식되면서 문제 발견과 해결도 한층 쉬워졌다. 나아가 해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예방과 개선을 통해 더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며 지역에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어려움은 나누며 이웃 간의 정을 끈끈히 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버려진 놀이터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비행 청소년들의 온상이 되자, 양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직접 나서 놀이터 재개발(?) 사업에 나섰다.

 

신월 2동에 위치한 '한아름어린이공원'은 수년째 방치돼 폐허가 되고 인근의 주민들조차 피해 다니던 동네의 우범지대였다.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던 양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우리동네 빛내라' 팀 일원들은 안전하고 깨끗한 놀이터 조성에 두 팔을 걷어붙이게 됐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새까만 타이어들은 알록달록 화려한 색으로 탈바꿈했고 한층 밝아진 분위기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즐겁게 뛰어놀 수 있게 됐다. 우범지역 하나가 자연스레 사라진 것도 주민 입장에서 아주 반가운 소식이었다.

 


텃밭 가꾸고, 농작물 수확하며 '이웃 사랑' 쑥쑥


▲ 연의체육공원 뒷편에 위치한 '힐링텃밭'에서 키운 무(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지난 12일에는 2020 양천구 마을공동체 한마당을 개최, 양천구 주민들에게 구내 마을공동체를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신정 3동에 위치한 연의체육공원 '힐링텃밭'에서는 그동안 텃밭을 공동 관리하며 키워온 배추에 끈을 묶는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계절이 변화하며 날씨가 선선해질수록 배추의 성장 속도가 더뎌지므로 속이 꽉 찬 배추를 수확하기 위해 배추를 끈으로 묶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슬땀을 흘리며 배추를 끈으로 묶고 주변을 둘러보니 무와 부추 등 직접 심고 가꿔온 다양한 농작물이 그제야 눈에 들어온다.

 

텃밭 가꾸기를 총괄하고 있는 박정연 씨는 함께 참여하는 이웃들에게는 '대장님'으로,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장 할머니'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텃밭에 농작물을 심을 수 있도록 모임을 마련하고, 작물 키우는 법도 알려준 이가 박정연 씨기 때문이다.

 

박 씨는 "텃밭 가꾸기가 승인이 나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됐고, 겨우 승인이 나 밭을 가꾸기 시작했을 때 참여 인원이 다섯 가족이 전부라 초반에는 걱정도 됐던 게 사실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도시에서 살아온 이들에게 씨앗이나 모종을 심고 잡초와 해충들로부터 작물을 보호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농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무한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텃밭 관리자 박정연 씨.

 

유년기를 시골에서 보냈다는 박 씨는 농사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알려주고 작물에 대한 정보를 공동체 일원들에게 하나하나 알려줬다. 함께 작물을 키우며 이웃 간의 정도 나누고, 수확한 방울토마토를 실컷 따먹고 오이는 피클로 만들어 반찬으로 인기 만점이었다는 훈훈한 후문이다.

 

다섯 가족에서 시작해 현재는 열다섯 가족이 함께한다는 텃밭 가꾸기. 내년에는 꽃과 식물을 키워 꽃에 대한 공부도 하고 꽃을 활용한 꽃전,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계획이 이뤄지길 소망해 본다.

 


내가 가진 재능으로 '공동체'를 풍요롭게


▲ 자신이 만든 마스크 비즈 목걸이를 들고 있는 양천구 마을공동체 일동(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코로나19로 마스크 수급이 한창 어려울 당시 양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직접 마스크를 손수 만들어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어르신과 취약계층들에게 공급하기도 했다.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주민은 마스크의 디자인과 도면을 만들었고 바느질을 할 줄 아는 이들은 재료를 공급받아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마스크를 꿰맸다. 어린 친구들은 재료를 정리하고 마스크를 포장하는 등 작은 힘이나마 공동체를 위해 보탰다.

 

양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박진갑 센터장은 "어린 친구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마스크나 마스크 끈을 만들어 전달한다고 하면 평소보다 더 정성을 다해 만드는 모습이 보기 좋고 기특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 각자가 지닌 재능을 기부해 공동체 유지와 발전에 힘쓰고 아이들은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며 나눔의 가치와 공동체 의식에 대해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1차, 2차로 나뉘어 진행된 본 행사는 동 단위로 나눠 여러 지역에서 공동체 활동을 소개하고 직접 경험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후 2시부터는 취약계층과 어르신에게 기부되는 마스크 비즈 목걸이를 만드는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미리 사전 신청을 한 주민부터 현장 홍보를 보고 이웃을 돕기 위해 참여한 인원이 어느새 미리 준비해둔 돗자리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아졌다. 어림잡아도 스무 명은 넘는 숫자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저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작은 비즈 알갱이를 실에 꿰어 열심히 목걸이를 만든다. 학부모은 그런 자녀들의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 짓다가 곁에 앉은 이웃들과 그간의 근황을 주고받는다.

 

이날 만든 마스크 비즈 목걸이 역시 어르신들의 마스크 탈착용을 편하게 돕기 위해 전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고령의 주민들에게 전해졌다.

 

마스크 비즈 목걸이 제작에 참여한 양천구 신정 3동 주민 조현희 씨는 "올해 처음 공동체 활동을 하게 됐는데 이웃을 돕는 뜻깊은 행사에 아이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고 여러 이웃들과 만날 수 있어 참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며 공동체 모임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박진갑 센터장은 "양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항상 여러분들 곁에 있고, 여러분이 필요하신 곳엔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저희 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홈페이지, 유튜브, 블로그를 통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실 수 있으며, 필요한 때 마음 편히 전화 주십시오"라며 양천구 주민들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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