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하남선 개통효과...전세 매물 잠김으로 추가 상승 이어질 것"

▲ 경기도 하남시 아파트 전셋값이 올초부터 크게 오르면서 서울 외곽 아파트 평균 전셋값을 추월했다 (자료-KB부동산 리브온, 제공-경제만랩)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서울 강동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변모 씨.내년 초 결혼을 앞둔 변 씨는 최근 신혼집 마련에 한창이다.

직장이 서울 잠실에 있어 출퇴근이 쉬운 지역으로 전셋집을 찾고 있는데, 최근 매물이 줄면서 마땅한 집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서 신혼집 마련은 어렵다고 생각한 변 씨는 그나마 잠실로 출퇴근이 용이한 경기도 하남시까지 알아보고 있는데, 하남시 역시 전세 물량이 많지 않고, 여기에 최근 하남지역 전셋값 역시 크게 오르면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변 씨는 "올 초부터 신혼집을 알아보긴 했는데 집값이 안정화되면 전셋값도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미뤄왔다. 그런데 요즘 전셋집 구하기가 쉽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하남이 그래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전보다 가격이 너무 올라 어디에 집을 구해야 할 지 고민이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근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을 담은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며 전셋값이 치솟는 분위기이다.

특히 서울 강남으로 진출이 쉬운 경기도 하남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8일 지하철 5호선 연장 하남선 1단계 구간이 개통하면서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크게 뛰었다.

KB부동산 리브온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경기도 하남시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1,226만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 평당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1,473만 원으로 1년 만에 30% 넘게 올랐다. 이 기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렇다 보니 불과 1년 전에만 하더라도 경기도 하남시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서울 은평구나 중랑구, 강북구, 노원구, 금천구, 도봉구보다 낮았지만, 올해 8월에는 이들 아파트보다 전셋값 평균을 뛰어넘었다.

특히 경기도 하남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실거래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선동에 있는 '미사강변 센트리버' 전용면적 84㎡ 13층 가구는 지난해 8월 3억 6천만 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는데, 올해 8월에는 18층 같은 평수 아파트가 6억 6,500만 원에 거래되며 1년간 85% 가까이 집값이 올랐다.

또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에 있는 '미사강변 하우스디 더 레이크' 전용면적 84㎡도 지난해 8월 3억 8천만 원(3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지만, 올해 8월에는 6억 원(7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경기도 하남시 선동 '미사강변 2차 푸르지오' 전용면적 101㎡(7층) 역시 지난해 8월 3억 4천만 원에서 올해 8월에는 5억 5천만 원(6층)으로 전셋값이 껑충 뛰었다.

하남시는 한강 수변공원과 근린공원이 풍부해 주거환경이 쾌적하지만, 서울로 이어진 지하철이 없어 대중교통 인프라에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5호선 하남선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좋아지면서 새롭게 들어선 전철역 주변 아파트 위주로 전셋값이 치솟는 분위기이다.

한편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최근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는데,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8,064건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월별 거래량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하남시 아파트 전셋값 상승은 교통 호재 뿐만 아니라 임대차법으로 인한 전세 매물 잠김 현상과 민간 택지 분양가상한제 로또 청약 대기 수요가 있어 신축 아파트 위주로 전셋값 상승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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