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셧다운 요청한 내용도 담겨있어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지난달 열릴 예정이었지만 취소된 이스타항공 임시 주주총회가 6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또다시 무산됐다.

6일 오전 소집된 이스타항공 임시 주총은 안건 상정도 하지 못한 채 오는 23일로 미뤄졌다.

당초 이스타항공은 임시 주총에서 신규 이사 선임과 신규 감사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에 신규 이사와 감사 후보 명단을 요청했는데,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제주항공이 명단을 내지 않으면서 안건 상정이 무산됐다.

지난 임시 주총에서 명단 제출을 하지 않았던 제주항공은 이번에도 "거래 종결일이 확정되지 않아 이사와 감사 후보 명단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날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양사 경영진 회의록 등을 공개했다.

노조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직군별 희망퇴직 규모와 보상액이 기재됐다.

기장 33명과 부기장 36명, 수습 부기장 21명 등 운항 승무직 90명과 객실 승무직 109명, 정비직 17명, 일반직 189명 등 405명에게 총 52억 5천만 원을 보상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실무 임직원 간담회 회의록을 통해 제주항공이 인력구조 조정을 요구하고 양사 인사팀이 조속히 실무를 진행하기로 의견을 나눈 내용 역시 폭로했다.

제주항공이 비용을 통제하기 위해 셧다운(전 노선 운행 중단)을 요청했고, 이스타항공은 영업 의견을 취합해 최종 의사를 결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내용도 함께 공개됐다.

지난 3월 20일쯤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나눈 통화 내용에 이어 다시 한번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셧다운과 구조조정 등을 지시한 것이 알려진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공개되면서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6일 제주항공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갔다.

또, 7일 국회에서 참여연대, 경제민주주의21, 정의당 등과 이스타항공 M&A를 둘러싼 간담회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면담을 통해 이스타항공 체불 임금 문제와 인수합병 등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제주항공은 15일까지 선행 조건을 이행하라는 기존 입장만 고수하며, 노조 측이 공개한 내용에 대해서는 7일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이스타항공 주총 무산과 노조의 회의록 공개 등을 두고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강을 건넌 것 아니겠나"라고 말하고,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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