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 70주년을 맞아 ‘잊혀진 이들’을 재조명하다

▲ 영화 '암살'의 포스터(사진=케이퍼필름 제공). © 편슬기 기자

(팝콘뉴스=편슬기 기자)다가오는 7월 17일은 제헌 70주년을 맞이하는 날로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기초로 하는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는 건 단언컨대 ‘독립투사’들이 흘린 피와 땀, 눈물 덕일 것이다.

영화 ‘암살’은 역사의 잔해 속에 파묻혀 ‘잊혀진 이들’을 재조명하고 있다.

우리가 교과서로 배우는 ‘독립투사’들은 일제강점기 당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썼던 독립운동가들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독립운동가들을 교과서에 실을 순 없다. 그런고로 우리는 독립 운동가들 중에서도 백범 김구,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등 핵심 인사들 외에는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역사에서, 기억에서 밤하늘의 별처럼 잊혀져간 숱한 독립 운동가들을 우리만큼은 기억해야 한다.

그런 취지에서도 영화 ‘암살’은 맥락을 같이한다.

▲ 극 중 등장하는 속사포(조진웅 분), 안옥윤(전지현 분), 황덕삼(최덕문 분)(사진=케이퍼필름 제공) © 편슬기 기자

암살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1933년 일제강점기 하에 고통받고 있는 조선 한가운데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조선 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일국을 암살하기 위한 인물로 한국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폭탄 전문가 황덕삼을 지목한다.

여기서 배우 전지현이 연기했던 저격 실력이 뛰어난 독립투사 안옥윤은 만주 독립군의 어머니라 불렸던 ‘남자현’이다.

3.1 운동 이후 40대의 나이로 만주로 향해 항일독립운동에 가담했으며 청산리 대첩과 봉오동 전투에도 참여한 인물로 그녀는 테러 활동도 지원하며 두 번이나 직접 국내로 잠입하기도 했다.

그녀는 독립군의 단결과 독립을 외치며 손가락을 자르는 ‘단지’를 두 번이나 행했는데, 이로 인해 ‘여자 안중근’이라고도 불렸다.

영화에서는 겉으로는 독립군을 연기하지만 실은 일본군의 밀정(첩자)인 염석진이 이들 셋을 모아 경성으로 보내고 뒤로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과 ‘영감’에게 암살조를 죽이라는 의뢰를 맡긴다.

▲ 영화 '암살'의 스틸컷(사진=케이퍼필름 제공). © 편슬기 기자

염석진이 카와구치의 암살 계획을 미리 일본군 측에 알리는 바람에 암살조들의 계획은 실패하고 독립군이라는 신분이 노출된 황덕삼은 죽음을 맞이하고 안옥윤, 속사포는 그만 쫓기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궁지에 몰린 독립군. 그러나 꼭 죽으란 법은 없는 모양인지 하늘에서 위기를 모면할 동아줄을 내려준다. 안옥윤의 쌍둥이 언니 미츠코가 등장한 것이다.

자신과 똑같은 외모의 동생을 만나 도움을 주고자 했던 미츠코는 그녀의 아버지가 ‘안옥윤’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죽음을 맞이하고 안옥윤이 대신 미츠코 행세를 하게 되면서 극은 긴박한 국면으로 접어든다.

결과적으로 극은 권선징악의 구조로 마무리되지만 보는 이들의 마음이 불편하고 씁쓸한 이유는 현실은 정반대임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친일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탓에 친일파들은 호의호식하며 생을 마감했고 그들의 후손들 역시 같은 민족을 팔아넘긴 대가로 쌓은 부를 누리며 살고 있다. 반면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은 얼마 안 되는 지원금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을 뿐이다.

제헌 70주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가 유달리 가슴에 와 닿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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