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의 시대, 시대의 예술’을 만나다-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특별기획전시

▲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전시장 1관에서 '예술의 시대, 시대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특별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다. ©윤혜주 기자


(팝콘뉴스=윤혜주 기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일상이 예술로 변신하는 마법이 펼쳐진다.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는 전문미술축제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이 지난달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가운데 세종문화회관 전시장 1관에서는 지난 2일부터 ‘예술의 시대, 시대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특별기획전시가 마련돼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특별기획전시에는 ▲자서전프로젝트 ‘달팽이’ ▲비밀편지 ‘박근호’ ▲시선이 머무는 공간 ‘서금앵’ ▲너와 나 언젠가 다시 만난다 ‘송미리내’ ▲외딴집 프로젝트 ‘이보배’ ▲미술과 연기, 텍스트 기반 창작자들로 구성된 공동창작집단 ‘요지컴퍼니’ ▲거시적인 흐름 속 미시적인 시간들의 얽힘을 표현한 ‘을지로디자인프로젝트/R3028’ 등 총 7팀이 참여했다.

7팀은 우리가 흔히 겪는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예술 활동을 펼치며 우리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산증인들이다.

▲ 자서전프로젝트 달팽이 전시에서 방문객들이 녹취록을 보고 있다. ©윤혜주 기자

김정재ㆍ황병철 사진작가, 배완 디자이너, 이홍근 작가, 최규민 영상제작자로 구성된 자서전프로젝트 달팽이는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자서전으로 만들어주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달팽이가 제작한 ▲류재인 자서전 ▲그루터기 자서전 ▲오세연 자서전 ▲남명자 자서전 ▲최동은 자서전 ▲서기봉 자서전 등 총 6권의 자서전과 각 자서전 주인공들의 옷으로 책 커버를 장식한 특별판 자서전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 달팽이가 자서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적은 녹취록과 사진들, 디자인 노트 등으로 만든 콜라주를 보고 인터뷰 과정에서 녹음된 자서전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눈과 귀가 즐거워진다.

특히 전시 이벤트로 전액 무료로 자서전을 제작해주는 ‘세상에서 제일 평범한 사람을 찾습니다’를 내달 10일까지 실시하며 달팽이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좋아요를 누르고 게시글 공유한 뒤에 링크를 통해 자신의 스토리를 전송하면 참여 완료다.

▲ 박근호 작가의 비밀편지 전시로 마음에 치유를 안겨주는 글귀가 종이봉투에 쓰여있다. ©윤혜주 기자

책 비밀편지 저자 박근호는 사람들이 속에 있는 말을 비밀편지를 통해 쏟아내며 감정을 쌓아두지 않고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전시장에 놓인 종이봉투와 우산 천, 각양각색 포스트잇 등 다양한 곳에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찬 다가오지도 않은 월요일이 걱정되면서도 늘어지게 누워있고 싶은 일요일은 당신을 닮았다”는 등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에 위안을 안겨주는 비밀편지가 적혀 있다.

방문객들은 노랑과 분홍, 빨강 등 다채로운 색깔로 꾸며진 비밀편지 앞에서 한참 동안 글을 읽어 내려가며 기억 속에 저장했다.

한편 서금앵 아티스트는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머물다 시선’ 작품을 선보이면서 일상생활 속 공간이 그 공간을 보는 사람에 따라 주관적인 의미가 부여된다는 것을 전제로 ‘인간에게 있어 일상이란 모든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현재 진행형 무대’를 표현했다.

▲ 송미리내 아티스트는 자신과 세상의 연결 고리를 '실'로 표현했다. ©윤혜주 기자

또 빨간 실이 눈길을 사로잡는 송미리내 아티스트 작품은 모든 것이 디지털화돼 가는 현대사회에 반한 아날로그적인 바느질을 통해 기억을 추적하고 관계 맺는 작업을 실천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전시장 흰 벽면에 송미리내 아티스트의 작품 세계를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는 빔프로젝트 영상이 자리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이보배 작가는 '외딴집 프로젝트'를 실시하면서 벤치에 앉아있는 일상 속 이웃들의 모습을 포착했다. ©윤혜주 기자

또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이보배 작가의 외딴집 프로젝트는 이사하면서 만난 낯선 이웃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는 일상을 사진으로접근해 예술로 풀어가는 작업이며작가가 일상 속에서 이웃들에게 예술로 다가가는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 이보배 작가는 지난 2015년 5월 서울시 성동구 송정동 건영아파트로 이사하고 아파트 단지벤치에 앉아 있는 다양한 이웃들의 일상생활을 마주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표현하고자 아파트 이웃들의 전시 허락을 구해 이웃 사진을 전시하는 등 ‘그 벤치’와 ‘그 이웃’이라는 주제로 삶의 소박함을 전시했다.

수년 동안 옆집에 살면서도 말 한 마디 안 건네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각박한 삶에 소통의 돌을 던진 것이다.

▲ 가족들이 함께 '예술의 시대, 시대의 예술' 특별기획전시를 즐기고 있다. ©윤혜주 기자

이밖에 요지컴퍼니는 ‘혐오’를 주제로 자기혐오 문제를 해결하는데 익숙한 개인의 이야기가 더는 외면되지 않길 바라면서 관련 사진과 오브제를, 을지로디자인프로젝트 위은혜 아티스트는 현대인들이 고요하고 긴 아침을 향유하기 바라며 ‘breakfast of neo-morning clam’를 각각 선보였다.

달팽이 김정재 사진작가는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한 것처럼 예술이 대단해 보이지만 예술가들이 하는 활동도 결국 일상생활 3m 반경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며 아무리 예술적인 것을 하는 사람이라도 실제로 살아가는 곳은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 “자기 혼자 낙서하는 게 취미인 사람의 경우에도 이러한 취미를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주면 이것 또한 예술 활동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예술가가 될 수 있다”며 일상이 예술이 되는 순간을 설명했다.

한편 전시연계프로그램으로 오는 6일 오후 2시 이보배 작가와 달팽이 프로젝트가 ‘일상 속 예술 가까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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