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부실대응 논란에도 천재지변 불가항력 강조

(팝콘뉴스=윤혜주 기자) 에어부산 마카오행 항공기가 기상 악화로 인해 홍콩으로 회항한 이후 승객들에게 결항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 주지 않아기장은 퇴근하고 승객들은 8시간 동안 공항에 발이 묶여 있다가 배를 타고 마카오로 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부산발 마카오행 에어부산 항공기가 지난 3일 오후 9시 50분 김해공항에서 이륙한 뒤 짙은 안개로 인해 시정 상태가 좋지 않자 홍콩으로 회항해 4일새벽 1시 20분(현지시간)에 도착했지만 승객 122명은 8시간 넘게 공항에 대기하면서 항공사로부터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BX381편’ 부산발 마카오행 에어부산 항공기는 지난 3일 오후 9시 50분 부산 김해공항에서 출발해 현지시간 4일 오전 0시 35분 마카오에 도착 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로 인한 회항으로 현지시간 새벽 1시 20분부터 8시간 넘게 홍콩국제공항에 발이 묶였다.

승객 122명 가운데 일부 승객들은 홍콩에서의 8시간 동안 결항에 대한 항공사 측의 설명뿐 아니라 숙소 제공도 받지 못해 기내와 공항 로비에서 밤새웠다며 에어부산의 미흡한 대응책에 불만을 토로했다.

더욱이 안개가 걷히며 항공기 재운항이 가능해졌지만 항공법상 법정근로시간을 다했다는 이유로 해당 항공기 기장이 퇴근한 뒤 에어부산이 승객들을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항공법상 기장의 법정근로시간은 최대 8시간이며 이에 따른 필수 휴식시간은 최대 8시간이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해당 항공기 기장은 비행기를 운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퇴근해버린 기장을 대신할 에어부산의 대체 인력 없이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시간만 지체되다가 8시간 만에 비행기가 아닌 배편으로 마카오를 갈 것을 승객들에게 통보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비행기를 통해 마카오로 가길 원한 승객들도 마카오에 배편 페리호를 통해 갈 수밖에 없는 항공사의일방적인 통보에 선택권을 보장받지 못했다.

▲ 에어부산의 승객 부실대응 논란에 대해 누리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사진=인터넷 갈무리).

에어부산 홍보팀 관계자는 “결항에 대한 안내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멀리 있는 승객들은 듣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30분 뒤 기상 여건이 호전될 수 있는 상황에서 승객들에게 숙소를 제공해 이동시간이 길어지는 것보다 공항에서 대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홍콩공항에 대체인력으로 에어부산 운항 승무원을 보유할 이유가 없으며 승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두 수용할 수 없어 어떤 방식으로든 승객들을 마카오로 데려다 주는 것이 최선이 방법이라 생각했다”면서 “오히려이를 이해해주는 승객들이 많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에어부산 BX381편을 이용한 SNS 누리꾼들은 “항공사는 결항 시 승객들을 인솔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임신부와 아이들의 이동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에어부산은 다시 기상 여건이 좋아져 오전 4시 30분 이륙하겠다고 했지만 관제탑 허가가 없어 계속 대기하다가 기장이 결국 퇴근해버리며 승객들을 방치했다”며 항공사의 미흡한 대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기상악화로 인한 결항은 업계에서 ‘신의 영역’이라 불리며 항공사 입장에서도 불가항적인 요소이지만 결항 이후 대책 마련 과정에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할 항공사 조차 ‘허둥지둥’대면서 금전적ㆍ정신적 피해를 받는 억울한 승객들만 늘어나고 있다.

에어부산 홍보팀 관계자는“소비자보호법에도 명시돼 있듯 천재지변에 의한 결항은 보상받을 수 없고 해외 대다수 항공사들도 천재지변에 대한 결항에 대해 승객들에게 보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기상 악화로 인한 결항 대응책은 없다”고 말하며 결항 이후 부실한 승객 대응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 관계자는 “기상 여건 악화로 인한 결항 이후 승객 응대 서비스는 해당 항공사 내부 보상 규정에 따르며 항공법에는 명시돼 있지 않아 상황에 대한 승객들의 이해가 필요하다"며 에어부산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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