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기한 지나고 고성 난무…통과 후 논란 계속

(팝콘뉴스=박종우 기자)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이 천신만고 끝에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428조 8천 억 ‘슈퍼 예산’으로 문 정부가 내년 사람 중심의 경제 기틀을 다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8년도 예산안이 국회선진화법 이후 최장기간인 나흘을 넘긴 6일 새벽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표결 불참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 등이 표결에 나서 출석 의원 178명, 찬성 160명으로 예산안이 통과됐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지난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의 가장 큰 이슈였던 공무원 증원 규모를 9475명으로 합의하면서 내년도 예산안이 늦어도 지난 5일 새벽에는 통과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열어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예산안 합의 반대에 부딪히며 표류했다.

한국당의 반대에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5일 오전에서야 열리고 본회의가 개회된 이후에도 한국당 의원들이 예산안 표결을 거칠게 항의하면서 한 차례 정회하는 등 난항이 거듭됐다.

특히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9시쯤 본회의를 속개한다고 공지했지만 한국당의 의원총회가 계속되면서 1시간 가까이 늦춰 개회됐으며 오후 10시 한국당 없이 본회의를 속개했고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이 상정됐다.

10여분 후 한국당 의원들은 다급하게 의원총회를 마치고 본회의장에 들어와 정 의장 단상 앞에서 “당장 본회의를 중지하라”, “정 의장은 사퇴하라”, “밀실야합 각성하라”며 고성과 구호를 외치며 의결 진행을 방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비쳤다.

이에 정 의장은 “오전 11시부터 기다리지 않았냐”고 반박했지만 한국당의 계속된 고성과 “소란 그만 피우고 자리에 앉아라” 라고 제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소동에 정 의장은 결국 오후 10시30분 정회를 선언하고 재개된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이 상정되자 한국당 의원들이 무더기로 공무원 증원 등 주요 쟁점에 대한 반대토론을 신청해 1시간 30분 가량 반대 발언을 이어갔다.

본회의 차수를 변경하면서 긴 토론이 이어진 끝에 자정을 넘겨 예산안에 대한 표결 수순으로 넘어가자 한국당 의원들은 표결 직전 본회의장을 떠났으며, 출석 의원 178명 중 찬성 160명으로 예산안이 통과됐다.

정 의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국회가 (법을)지키지 못해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우리 국회가 더 이상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강훈식원내대변인은 예산안 통과 이후 “부족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사람 중심, 민생 예산이 확보된 데 대해 그동안 노심초사하며 지켜봤을 국민 여러분께 감사함을 전한다”며 “민주당은 2018년 예산이 단 한푼의 낭비도 없이 알차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감시와 견제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2018년 예산안 통과를 환영하며 국민 모두를 위한 예산으로 집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변인은 “(처리)시한은 넘겼지만 공무원 증원 규모와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에 대해 국민의당이 적절한 대안을 제시했고 큰 틀의 범위 내에서 대안을 유도한 결과”라며 자평했다.

한국당 장재원 수석대변인은 “국가재정 파탄 예산안을 저지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며 “산업화ㆍ민주화를 이끌며 자유시장경제를 수호했던 한국당이 이 가치를 지키지 못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눈앞의 이익에 비굴하게 무릎 꿇은 국민의당에 엄중히 경고한다, 앞으로 닥칠 대한민국의 참혹한 재정위기는 사상 최악의 예산안을 뒷거래로 야합한 정치세력들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는 아쉬운 점은 있지만 여야 합의로 통과된 것은 다행”이라며 내년도 예산이 국민을 위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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