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소리 기자     © 팝콘뉴스

(팝콘뉴스=나소리 기자) 최근 여중생 살인, 사체유기 혐의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 씨(35)의 그간 행적들로 세간이 들썩이고 있다.


이씨의 아내와 닮았다는 이유로 피해자 A양은 14살 어린 나이에 24시간 이상 친구 아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너무도 허무하게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내야 했던 A양의 부모를 더욱 힘들게 만든 것은 경찰의 불성실한 수사였다.


A양의 어머니는 처음 딸이 사라졌던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30분경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A양은 이튿날 오후 12시 30분께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모의 실종신고로부터 A양을 살릴 수 있는 13시간의 골든아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이를 단순 가출 신고라고 판단하면서 부실수사 논란이 일게 됐다.


가출할 리 없는 딸이 사라져 발만 동동 구르며 오열하던 A양 부모에게 경찰은 단순 가출이라고 대응했고, 3시간여 후 지구대에 모습을 드러낸 여성ㆍ청소년 전담수사팀은 “초기 수색이 끝나간다”는 지구대 경찰의 말에 쉽사리 돌아갔다.


이 시각 A양은 이씨 집 안방에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 있었으며, 이 때 까지도 당직교대 후 인수인계조차 없이 잠을 자고 돌아온 지구대 담당자는 꺼져있는 A양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거나 페이스북 계정을 탐색하고 있었다.


A양 부모가 답답한 마음에 직접 CCTV 등을 통해 직접 수색에 나서 이씨의 집을 찾아낸 후 내부를 살펴야겠다며 직접 지인의 사다리차를 빌려오기까지 했지만, 경찰은 “이 집 하고는 연관이 없는 것 같다”는 말만을 반복했다고 한다.


끝내 “그래도 이 집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본능적인 부모의 육감에 수색 영장이 없다고 주장하던 경찰은 마지못해 수색을 벌였다.


그 시각 이미 A양은 차가운 시신이 된 채 야산에 유기된 후였다.


사망 사건이 밝혀진 후에도 경찰은 지난 1일 오후 9시쯤에서야 A양 부모로부터 A양이 친구 이씨의 딸 이양과 만났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주장하며 자기변호를 하느라 급급했다.


정식 수사로서의 늑장 전환도 경찰의 무능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당시 경찰은 이씨의 부인 최모 씨의 투신자살 사건과 관련해 이씨의 상해 및 자살방조 혐의점을 포착하고 한 달여 간 내사를 벌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A양이 만났던 이양이 이씨의 딸인 것을 알아내지 못했다.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와 안일한 대응으로 피해자들이 막심한 피해를 입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은 사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국민을 보호하고 빠르게 진실을 파헤쳐야 할 경찰보다 애닳은 피해자나 국민들이 더욱 방대한 정보력을 가지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았던 다수의 사례들은 무능한 경찰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경찰의 부실 수사를 바탕으로 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이들은 ‘민중의 지팡이’는커녕 ‘민중의 나뭇가지’도 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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