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위상 확인한 올리브영
'올영세일' 호실적에 매출 4조 돌파 앞둬...실적은 아모레·LG생건 제쳤다
명품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속 '세포라'도 백기

(사진=CJ올리브영) ©팝콘뉴스
(사진=CJ올리브영)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지수 기자) 한국 야구 사상 최초로 MLB 정규시즌 경기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려 연일 화제다.

특히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일본 야구선수 오타니까지 한국에 오면서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그러나 스포츠 업계에 눈길이 쏠린 이 시점에 함박웃음은 의외의 곳에서 터졌다.

선수들과 함께 방한한 아내와 여자친구 등은 한국 여행 필수 코스를 제대로 즐기며, K-뷰티에 푹 빠진 모양새다.

이들을 통해 기사로만 접하던 K-뷰티의 위상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방한 전부터 미리 K-뷰티 체험을 예약한 이들은 한국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외국인 선수 찰리 반즈의 아내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피부과에 직접 상담 신청을 하고, 보습을 위한 '물광' 치료와 함께 보톡스 시술 등 페이스케어도 함께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후 뽀송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이들은 바로 CJ올리브영 매장을 찾아 화장품 쇼핑을 즐겼다. 

K-뷰티의 인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올리브영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발적 한국 필수 여행 코스를 즐긴 이들에 올리브영 측은 "사전에 방문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도 홍보효과에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이다. 

앞서 올리브영은 국내 인기 화장품 브랜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화장품 쇼핑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명동 상권 내 6개 올리브영 매장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 방문객 매출이 전년 대비 800% 넘게 올랐다. 올 1월 기준 올리브영 명동타운을 찾는 외국인도 일평균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NBA LA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 아내 사바나 제임스도 최근 비공개 일정으로 한국을 왔다가 올리브영을 방문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겹경사를 맞은 올리브영, 올해 첫 '올영세일'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 7일까지 진행한 올영세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올영세일은 올리브영이 1년에 4번, 계절의 시작에 맞춰 일주일간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로 최대 70%의 할인율을 자랑한다.

덕분에 이 시기에 맞춰 화장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 같은 호실적에는 전국 1300여 개에 달하는 올리브영 매장의 접근성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 편의성 측면에서도 큰 몫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비자가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주문하면 인근 올리브영 매장에서 3시간 내에 상품을 배송해 주는 '오늘드림' 서비스까지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리브영 측은 "'오늘드림' 서비스 도입 후 매출 증대 효과를 냈다"고 전했다.

올리브영이 뷰티 강자로 자리를 굳히는 데는 대기업이 아닌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의 강세가 주효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이번 올영세일에서 매출 기준 상위 20개 브랜드 중 80%가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다.

토리든, 리쥬란, 메디필, 아리얼, 일소, 코스노리 등 브랜드가 연매출 100억 원을 넘겼고, 색조로 유명한 클리오와 선크림 등으로 잘 알려진 라운드랩은 연매출 1000억 원의 매출 신화를 기록했다.

백화점 못지않은 품질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올리브영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올영세일이 유통업계의 시그니처 할인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중소기업 브랜드, 신생 K-뷰티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면서 고객에게 다채로운 상품과 트렌드를 제안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일 CJ그룹 지주회사인 CJ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3조 8612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2조 7809억 원 대비 39%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551억 원을 기록하며, 72.7%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국내 화장품 업계 부동의 매출 1·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과 어깨를 견줄만한 기록이다.

아모레퍼시픽 지난해 매출은 3조 6740억 원으로 2022년(4조 1349억 원) 대비 11.1%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뷰티 부문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2.3% 줄어든 2조 8157억 원에 그쳤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였던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가맹 사업을 철수 후, 현재는 올리브영에 입점했다. 

CJ올리브영의 아성에 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속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도 한국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철수 결정을 밝혔다.

세포라코리아의 영업손실은 2020년 124억 원에서 2021년 145억 원으로 늘었고, 2022년에는 176억 원에 달했다.

절대강자 CJ올리브영의 국내 헬스앤드뷰티(H&B) 벽을 결국 넘지 못하고 결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앞서 GS리테일이 운영하던 랄라블라 또한 2022년 11월, 깔끔하게 사업을 모두 마무리한 바 있다.

경쟁사들을 다 물리치고 제 갈 길만을 올곧게 걷고 있는 CJ올리브영의 입지가 어디까지 탄탄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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