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강나은 기자)동화 '인어공주'에서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습니다. 이러한 결말은 인어공주의 욕심 때문일까요? 혹은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일까요? 그도 아니면 그저 자신의 운명 때문일까요? 여기 일제강점기에 조선에서 태어난 인어공주 같은 한 여자가 있습니다. 이 웹툰 주인공은 인어공주와 달리 해피엔딩을 맞이하며 웃을 수 있을까요?

* 과거의 우리의 문화생활은 어땠나요? 음악을 감상하고, 책을 음미하며 산책을 즐기기도 했죠.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문화생활은 어떤가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동영상을 즐기며, 책을 읽기도 하고, 운동도 합니다. 우리의 문화생활 모두가 어느새 스마트폰 속으로 쏘옥 들어갔죠. 그런데 너무 콘텐츠가 많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시겠다면, '디지털 문화생활'에서 애플리케이션, 유튜브,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내 손바닥 위에서 즐기는 디지털 문화생활,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사진=네이버 웹툰 '고래별') © 팝콘뉴스


일제강점기, 모두가 비극적인 자신의 운명을 살아가던 시절

'고래별'의 시대적 배경은 1926년입니다. 일제강점기, 일제의 압박이 유독 심해질 무렵이었죠. 전북 군산의 친일파 대지주 집안에서 몸종으로 일하고 있는 수아는 물을 유독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날도 바다를 향해 갔는데요. 우연히 바닷가에 쓰러져 있는 의현을 발견합니다. 목숨이 위험하던 의현은 수아의 지극정성으로 다시 살아나는데요. 그 뒤로는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수아는 이러한 의현을 찾기 위해 그가 말했던 금화여관 204호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비밀 이야기를 잘못 들은 바람에 강제로 조달을 마시게 되면서 목소리를 잃게 됩니다. 그렇게 목소리를 잃고 돌아온 수아에게 윤화 아가씨는 수화를 가르칩니다.

윤화 아가씨는 고위직 일본인에게 강제로 시집갈 위기에 놓입니다. 아무리 반항을 해봐도 소용없는 일이었죠. 자신의 아버지처럼 제 뜻대로 친일할 수도, 반대로 의현처럼 독립운동을 할 수도 없었던 윤화는 연못에 몸을 던집니다. 그리고 패물들을 수아에게 남겨주죠.

수아는 그길로 군산을 떠나 경성을 향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빼앗은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입니다. 물어물어 찾아간 찻집 고래별에서 해수를 발견하고는 가위로 찌르려고 달려들지만, 의현에게 가로막힙니다.

알고 보니 의현도, 해수도 모두 독립운동가였고, 그가 도착한 고래별은 독립운동가의 본거지였습니다. 독립운동가가 모두 잡혀갈 위험에 처하자 해수가 수아를 죽이려 했던 것이었죠. 그제야 수아는 알게 됩니다. 여기 있는 모두가 이루기 어렵지만 욕심내는 대상이 있다는 것을요.

▲ (사진=네이버 웹툰 '고래별') © 팝콘뉴스


이루기 힘든 조선 독립을 욕심낸 우리 민족의 비극

웹툰 '고래별'의 특징 중 하나는 마지막 컷에 우리가 알고 있는 인어공주의 삽화가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경성의 인어공주라는 부제처럼 이 웹툰과 인어공주의 공통점이 하나씩 풀려나가는 것이죠. 물을 좋아하는 수아, 그리고 물에서 구조되는 의현, 목소리를 잃는 수아 등 인어공주와 겹치는 모습에 독자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우리 모두 인어공주의 결말이 어떤지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아만은 인어공주처럼 바보 같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독자들 역시도 작품에 빠져들다 보면 우리의 선택지는 단 하나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경성의 인어공주가 수아뿐만은 아닙니다. 어찌 욕심내면 안 되는 것을 욕심내고, 이루어지지 못할 걸 알면서도 이루고 싶은 사람이 한 명이었을까요. 의현에게는 수아도, 조선도 그런 존재입니다. 친일파 아버지 아래에서 아무리 애써봐도 독립운동조차 제대로 할 수 없고, 독립운동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다는 욕망에 솔직할 수도 없는 의현 역시도 운명 앞에서 처절한 인간일 뿐입니다.

▲ (사진=네이버 웹툰 '고래별') © 팝콘뉴스


해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연해주에서 온 가족이 몰살당하는 가운데에서도 늘 꿈꿔왔던 조선으로 왔으나 이미 자신이 꿈꾸던 조선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조선을 지킨다는 이유로 수많은 목숨을 해하면서 죄책감은 날로 심해집니다.

그밖에도 해수와 함께 수아에게 조달을 먹이기로 한 연경 역시도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일제에 의해 가족을 잃었으나 다시금 조선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이건도 이런 연경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독립운동을 시작하게 되지만 연경이 목숨을 바쳐도 말릴 수 없습니다.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바보 같은 선택을 하는 이들입니다.

시대적인 풍랑에 좌초된 우리 민족의 이야기가 가슴 시리도록 잘 표현된 웹툰, '고래별'을 추천합니다.

비슷한 웹툰 추천

피터 팬의 후크 선장을 다시 읽고 싶다면: '후크'(나진수)

재해석되어 발랄한 심청이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옥, 카라쿨, 문백경)[팝콘뉴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