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두 번째 취미, '다과 구절판 만들기'

(팝콘뉴스=강나은 기자)구절판은 아홉 칸에 모두 다른 음식을 넣어 그 다채로움과 화려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장법이다. 구절판에 담기는 것은 음식뿐만이 아니다. 한과를 구절판에 담아 선물한다면,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정성, 맛까지 모두 선물할 수 있다.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 (사진=거제 달리아) © 팝콘뉴스


폐백 음식은 물론, 간식이자 선물로도 사랑받는 다과 구절판

구절판은 아홉 칸으로 나뉜 목기에 채소와 고기류 등 여덟 가지 음식을 둘레에 담고 가운데 밀전병을 담은 요리다. 보기에도 좋고, 영양학적으로도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며 고급스럽기까지 한 이 구절판은 궁실이나 양반집에서도 유두절 먹는 고급 음식이었다. 하지만 손이 그만큼 많이 가기에 현대로 와서는 흔하게 보기 어려운 음식이 됐다.

단, 이때 음식만으로 구절판을 채운 것은 아니었다. 주안상이나 다과상에 이 구절판을 활용하면 호두, 은행, 대추, 잣, 곶감 등의 안주나 강정, 정과, 다식, 숙실 등과 같은 한과 등을 넣을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취미는 이 중에서 다과 구절판이다. 김은경 거제 달리아 대표는 다과 구절판을 이렇게 설명한다.

"다과 구절판은 과거 폐백 음식으로 사랑받다가 이제는 일상에서 티 푸드나 간식으로 활용되면서 쓰임새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선물로도 인기가 많은데요. 달고, 자극적인 디저트가 아닌 사계절 동안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식자재로 만든 다과를 넣어 더욱 건강합니다. 또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고 정성을 담아 선물할 수도 있어 더 감동적이에요."

▲ (사진=거제 달리아) © 팝콘뉴스


한식 디저트도 아름답고 맛있을 수 있다는 인식

이렇게 다과 구절판을 선물 받으면 우리나라의 전통 한식 디저트도 이렇게 다양하고 맛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만큼 흔한 디저트 선물보다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또한 언제든 만들어 놓아도 보관이 용이하고, 장기간 보관해도 그 맛이 오래 유지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디저트를 포함해 어떤 음식이든 그 보관이 쉽지 않아 선물로 주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다과 구절판은 그 제한이 조금 덜한 편이다. 만약 아홉 가지를 각각 다른 다과로 채울 자신이 부족하다면 두세 가지만을 조합해도 좋다.

이 다과 구절판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안주로도 다과로도 좋다. 특히 귀한 손님을 맞을 때 내기에 좋은데, 와인이나 칵테일 안주로도 식후 디저트로도 적당하다. 케이크나 쿠키, 치즈 등이 식상하게 느껴질 때나 가볍고 건강에 좋은 안주를 대접하고 싶다면 다과 구절판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 (사진=거제 달리아) © 팝콘뉴스


만남이 많아지는 연말, 연초에 필요한 구절판

만들 줄 아는 한식 디저트, 즉 한과나 정과 등이 있다면 구절판에 넣어 장식하면 좋고, 만약 이러한 재주가 없다면 간단하게 금귤이나 밤, 대추, 잣, 육포, 견과류 등을 적당히 섞어서 차려내도 좋다. 이때 제철에 맞는 식재료를 담으면 그 의미가 더욱 살아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보기에도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것. 즉, 비슷한 색끼리는 마주한 칸을 피해두는 등 아홉 가지 다과를 넣을 때, 색 배열에 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의할 점은 욕심을 과하게 부리지 않는 것이다.

"흑임자 꽃다식으로 아이들 체험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수업 난도가 조금 높아서 아이들이 잘 따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이들은 욕심부리지 않고 가르쳐 준 대로 잘 지키면서 해서 오히려 어른보다도 더 잘하더라고요."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 시작하면서 다른 이들과의 만남이 잦아지는 연말, 연초가 다가오고 있다.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적당한 선물을 찾기 어렵거나 집으로 손님이 찾아올 때, 감각 있는 다과 구절판으로 더 풍성한 만남을 준비해보자.[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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