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원이자 사랑방으로 인정받는 안경원, 제일안경원

(팝콘뉴스=강나은 기자)오광수 대표는 친구의 안경원을 찾았다가 안경을 맞추고 시야가 밝아져 환하게 웃는 고객을 보며 회사를 그만두고, 안경사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35년간 그는 그때의 마음 그대로 제일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초심을 잃지 않고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그를 만나기 위해 고객들은 단골로서, 사랑방 손님으로서 안경원을 찾는다.

가까운 곳, 어쩌면 허름해서 그냥 지나친 곳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30년 이상 이어왔고, 어쩌면 100년 넘게 이어질 우리 이웃은 가게를 운영하며 어떤 사연을 쌓아왔을까요. 힘든 시기에 몸도 마음도 지친 소상공인은 물론, 마음 따뜻한 사연 있는 가게를 찾는 고객들에게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 백년가게: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점포.

▲ (사진=제일안경원) © 팝콘뉴스


누군가의 시야를 밝혀주겠다는 사명감으로 시작한 안경원

안경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접근하기 쉬운 의료기기가 되기 전이었을 당시, 오광수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친구의 안경원을 들렀다. 그때 고객이 안경을 맞추고 시야가 밝아져 환하게 웃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호기심을 느꼈다. 이후 그는 학원에 다니면서 자격증을 준비했고, 고향인 안산에 제일안경원을 열어 고객의 시야를 밝혀주는 일을 시작했다.

"처음 판매한 안경이 선글라스였는데, 그때 기분이야 이루 말할 수 없죠. 20대 후반에 시작했는데, 벌써 안경원을 오픈한 지 35년이 되었네요. 물론 영리를 위해 이어가는 사업이긴 하지만 보건사업에 해당한다는 생각으로 자부심을 품고 지금까지 일해왔어요.”

오광수 대표가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안경 피팅이나 재가공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원래 눈이 가장 소중하고 귀하죠. 그래도 눈이 할 수 있는 역할이 100%가 아니라면 안경이 도구로서 나머지를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안경이 100%를 채울 때까지 제가 책임을 져드려야죠."

▲ (사진=제일안경원) © 팝콘뉴스


어려울 때를 이겨내도록 해준 단골의 역할

오랜 세월 이러한 초심을 품고 자리를 지켜온 제일안경원이기에 제일안경원을 찾아오는 오랜 단골도 적지 않다. 오랜 단골이었던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자녀들이 이어 제일안경원을 찾고 이제는 3대째 제일안경원의 고객이 된 아이들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먼 섬으로 이사한 단골이 안경만을 위해서 먼 길을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이민 간 이들을 위해서는 안경을 맞춰 해외로 택배를 보내기도 한다.

명절에도 명절 당일을 빼고는 매일 운영해왔고, 반드시 휴일에만 안경을 맞춰야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을 위해 다른 일을 보다가도 뛰어오곤 했다. 심지어 늦게까지 공부하는 고등학생들은 밤 11시에 독서실에 안경을 갖다주기도 했다. 늦게 찾아온 고객을 위해 집까지 차를 태워주기도 했다.

"이전에 저 혼자 안경원을 운영할 때는 사정이 있으면 자리를 비웠었어요. 그때 단골분들이 오셔서 전화 주시면 비밀번호 누르고 안경 찾아가시고, 콘택트렌즈 꺼내 가셨어요. 워낙 자주 뵙는 분들이라 신뢰가 있었죠."

안산이 도농복합도시이다 보니 집에서 김장했다면서 김치를 갖다주시거나 찐 달걀, 채소들을 출근 전부터 문에 걸어두고 가는 단골들도 있다. 이러한 단골들은 위치상 그리 좋지 않은 곳에 있는 제일안경원이 IMF나 코로나19 때도 버티는 힘이 됐다.

▲ (사진=제일안경원) © 팝콘뉴스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방 같은 안경원으로 이어지길

오광수 대표는 올해로 안산시 안경사회 회장을 역임한 지 10년 차가 됐다. 그간 안경원을 통해 올린 수익을 지역사회에 꾸준히 환원해왔다. 교육청을 통해 청소년에게 안경을 지원하기도 했고, 현재는 안산시그룹홈연합회와 제휴를 맺어서 안산시그룹홈연합회에서 선정하는 학생들에게 안산시안경사회에서 무료로 안경을 맞춰주고 있다.

또한 오광수 대표는 개인적으로 인근 초등학교 두 곳에 연간 20장씩 안경을 지원하고, 노인의 날에는 동네 어르신들에게 돋보기를 지원해드리는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저도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에서 공부했고, 안경원을 시작했어요. 그렇다 보니 지금의 저에겐 안경이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일안경원은 안경 제일 잘 만드는 안경원으로, 또 동네 사랑방으로서 이런저런 고민거리가 있으면 와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 오광수 대표를 이어 오동욱 안경사가 제일안경원을 물려받아 제일안경원의 따뜻함을 이어갈 계획이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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