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의 취업시장, 비대면 시험에 적응하기

(팝콘뉴스=김진경 기자) [편집자 주: 공기업, 대기업, 중소기업 어떤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든 이른바 '취준' 기간은 터널처럼 길고 어둡다. 그런 터널을 빠져나가는 동안 덜 어둡고 덜 춥게 걸어가는 방법이 있다. 서로의 공부 비법과 어려움, 기쁨을 나누며 가는 것이다. 5분에서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물이지만 긴 시간 위로와 의지가 될 수 있으니 다양한 '취준생 브이로그'를 둘러보자.]

구직자가 취업시장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라면 역시 면접이 아닐까. 수많은 준비 시간과 공부가 마지막으로 결정되는 순간이 면접이다. 토익처럼 정확한 기준이나 점수로 결과가 나오지도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면접 방식인 AI 면접이 대중화되며 새로운 방식에도 적응해야 한다. AI 면접은 사람과의 면접 혹은 그 이상으로 많은 자원과 연습이 필요하다. 이미 많은 이들이 터미네이터의 로봇 지배 전쟁처럼 처절하게 실패한 경험담을 브이로그로 올리고 있다. 불합격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과 함께.

▲ (사진=유튜브 채널 '지혜다지혜') © 팝콘뉴스


#1 상반기에만 13번 불합격한, 지혜다지혜

AI 면접을 가장 먼저 도입하고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체는 대기업이다. 인적성 검사와 면접 둘 다 비대면으로 시행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채널 운영자는 대기업 마케팅 직무 지원자로 이미 AI 면접에서 3번 연속 불합격 경험을 한 뒤다. 자조적인 농담을 곁들이면서 브이로그로 모의 면접 과정을 상세하게 담아낸다.

한국이라면 삼세판, '뷰인터'는 하루에 3번 모의 면접이 가능하다고 한다. '뷰인터'는 대면 면접 연습, AI·비디오 면접 연습 등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인공지능 비디오 서비스 사이트다. AI 면접의 까다로운 점은 내용은 중요하지 않고 말하는 태도를 본다는 점이다.

'지혜다지혜'는 조커 수준으로 웃어야 비디오 판독기가 제대로 된 미소로 인정해준다며 비꼰다. 하지만 판독기가 인정하는 표정과 태도가 입력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상반기에만 이미 13번 불합격의 고배를 마신 대학교 4학년생이기 때문이다.

▲ (사진=유튜브 채널 '네임도 Namedo') © 팝콘뉴스


#2 의료기관 AI 면접 본 간호학과 이야기, 네임도 Namedo

2023년 상반기 연세의료원 신규 간호사 채용공고에 지원하는 과정을 브이로그로 담아낸다. 공고를 보자마자 서류전형을 인터넷으로 지원한다. 여느 대부분의 기업은 서류전형에 1차 합격한 응시자에게 2차 면접전형에서 AI 검사를 응시하게 하는 것과는 달리 서류전형 지원한 경우 동시에 AI 역량 검사에 응시해야 한다.

시험을 볼 수 있는 사이트의 링크 주소와 비밀번호가 주어지면 이름과 개인 코드를 입력하고 응시를 시작한다. 보안을 위해 로그인 시도는 3번만 가능하다. 전체 구성은 성향 파악, 게임, 영상면접 3개로 구성되어 있다. 검사가 시작되면 성향 파악을 위한 MBTI 같은 성격유형 검사 4개와 함께 7개~9개 정도의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영상면접은 자기소개, 기본면접, 경험 기반 면접, 상황 면접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선택하기 전에는 50초의 시간이 주어지고 선택 후 1개 파트가 완료된 후에는 잠시 쉬고 싶을 때 일시정지 기능으로 쉴 수 있다.

더듬거려도 자신감 있는 톤이 중요하다는 후기를 읽고 그대로 따른 덕분에 AI 역량 검사는 합격하지만 직접 대면 면접 1차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는다. 그래도 어렵다고 소문이 무성한 AI 면접을 한 번에 통과했고 단점에 대해 객관적으로 고민할 기회를 포함해 풍부한 경험을 얻었다.

▲ (사진=유튜브 채널 '백만성희million Sung Hee') © 팝콘뉴스


#3 연습용 AI 면접 위해 스튜디오 대여하는, 백만성희million Sung Hee

현재 대학 재학생들은 코로나 이전 시기에 취업해본 적이 없다.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취업시장에서 처음부터 대면 면접과 시험이 아닌 비대면 방식에 적응하기에 오히려 백지상태가 나을 수도 있지만, 비대면 방식이 낯설고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첫 서류전형을 시도하는 대학생 겸 유튜버 '백만성희'는 소속된 취업 스터디 그룹도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혼자 AI 면접 연습을 제공하는 사이트에 접속해서 집에서 연습을 거듭한다. 아무런 사전정보나 공부 없이 일단 연습해보는 결과는 역시나 그다지 좋지 못하다.

첫 면접 결과는 합격 가능성 49%에 하위권 21%로 결과가 나온다. 한 줄 요약 리뷰는 '면접 준비 부족'이다. 할 때마다 뭘 잘못했는지 어떤 부분이 가장 부족한지 리뷰가 나온다. 심지어 프레임별 표정 변화 도표도 도출되어 표정까지 지적당한 기분을 느껴야 한다. 물론 알고리즘에 의해 나온 객관적 결과니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을 다시 보충하는 수밖에 없다.

자취방의 와이파이가 자주 끊기는 점이 불안해서 면접에 집중할 수 있는 전문 스튜디오를 빌려 면접 연습을 한다. 적절한 조명 장치와 안정적인 와이파이, 콜센터 직원들이 쓰는 헤드셋까지 준비된 스튜디오다. 표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거울도 준비해서 확인해가며 연습한다. 그런 연습 끝에 실제 AI 면접에 응시하는 모습은 다소 기괴하다. 상반신은 흰 셔츠에 검은색 재킷과 안경을 착용한 상태인데 하반신은 잠옷 바지 차림이다. 준비하고 연습했던 대답은 버벅거리고 간신히 시험이 끝난다. 결과가 'Good'이나 '중'만 2회 나왔지만 결국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하고 브라우저를 종료한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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