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여인갑 경영학 박사/㈜시스코프 대표이사) 인간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존재라는 의미에서 호모 콰렌스(Homo quaerens)라 부른다. 현존하는 인류를 일컫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슬기로운 사람'이란 뜻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이지만 호모 콰렌스는 좀 낯선 단어라고 할 수 있다.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질문을 어떻게 잘하느냐에 달렸는데, 문제를 빨리 발견하기 위한 질문을 잘하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에 익숙해져야 한다.
첫째는 하브루타의 질문하기이다.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의 전통적인 학습 방법인데, 상대방하고 어떤 주제를 놓고 계속해서 서로 질문해 가며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공부법이다. 세계 인구의 0.2%밖에 되지 않는 유대인들이 노벨 수상자의 22%를 배출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하브루타 학습 방법 덕분이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재판정에서 제일 승률이 높은 변호사가 유대인 출신이라는 점만 봐도 그들의 끈질긴 질문법이 상대방을 꼼짝 못 하게 만들고 이긴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브루타 학습법은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 생각의 범위를 깊이 있고 질 높게 만든다. 이를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고, 따라서 질문의 수준이 높아진다. 하브루타는 토론과는 다른 학습법으로, 함께 공부하며 서로가 배워가는 장점이 있어서 하브루타에 관한 소개 책자도 많이 나와 있고 전문적으로 이 학습법을 가르치는 학원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둘째는 개방형 질문이다. 열린 질문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게 한다. 우리는 그동안 단답형 질문이나 선택형 질문에 익숙해져 왔다. 이러한 폐쇄형 질문은 대화를 중단시키고 더 자세한 이야기나 설명을 유도하기가 힘들다. 개방형 질문에 답하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머뭇거리면서 대답하고 싶지 않은 표정을 읽은 후에는 폐쇄형 질문으로 마무리할 수도 있지만 상대방의 동의를 억지로 구하는 것과 같은 의미 없는 대화를 하고 만다.
개방형 질문은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더 깊고 의미 있는 대화를 하도록 서로의 마음을 편안하게 열어준다. 상대방의 대답에 흥미를 두고 듣기를 기대한다는 표시이다. 특히 토론할 때는 개방형 질문을 해서 다른 의견이나 해결법들을 도출하게 되고 수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생각들을 많이 나누게 된다. 그러나 개방형 질문이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본래 의도했던 목표를 벗어나는 위험성이 있으므로 질문자가 적절히 유도하고 시간 조절도 잘해야 한다.
셋째는 자신에게 질문하기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축인 AI의 발전은 시간이 갈수록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과 심층학습(Deep Learning) 단계를 넘어 내가 원하는 제품에 대한 광고가 나한테만 뜨는 등의 서비스를 하는 체계학습(System Learning) 단계에 이미 와 있고, 조만간 미래에 대한 자신의 꿈을 이루게 하는 동태학습(Dynamic Learning) 단계와 인간다운 기계가 탄생할 인간학습(Human Learning) 단계를 향하여 무섭게 달려가고 있다.
이러한 AI의 발전은 영국의 수학자이며 컴퓨터과학자인 앨런 튜링(1912-1954)이 1945년 알고리즘과 계산 개념을 갖는 튜링 머신을 고안한 후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면서 시작됐다. 질문할 때 생각의 패턴을 형성(forming)하며, 이는 우리의 습관을 형성하고, 습관은 우리의 삶을 형성한다는 점을 깨달은 노아 세인트 존은 어포메이션 기법(Afformations Method)을 창안했다.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도 목표가 달성된다고 확신하는 긍정적인 믿음을 주고 힘을 주는 질문을 만들라고 한다.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는 자신의 손주들에게 쓴 21통의 편지를 엮은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라는 책에서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1865-1936)의 시를 인용하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제기되는 핵심적인 질문에 대답하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여섯을 '무엇, 왜, 언제, 어떻게, 어디에서, 누구'라고 언급했다. 이 여섯 가지 요소는 육하원칙 또는 5W1H인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질문할 때 잘 점검해야 할 목록이다.[팝콘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