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진통제 처방받아 복용하는 청소년 마약사범 증가 추세, 실효적 대책이 필요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재용 기자)마약 투약이 살인이나 강간 등의 범죄로 이어진 사례가 연평균 2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2021년 마약류 투약 후 살인·강간 등 2차 범죄 발생 건수는 연평균 217건이었다. 2018년에 221건을 기록한 2차 범죄는 2021년 230건으로 증가 추세다. 이 중 교통 범죄가 216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과 강간도 각각 87건과 81건으로 집계됐다. 살인도 9건 발생했다.

청소년 마약사범 증가하는 충격적 실태

전체 마약사범 중 밀수·판매 등 공급 사범 비율은 2018년 39.4%에서 올해 9월에는 사범 검거 증가로 27.3%로 감소했지만, 구매·투약 사범은 같은 기간 60.6%에서 72.7%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크게 우려할만한 것은 최근 청소년 마약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에는 10대 청소년들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불법 투약 및 유통한 혐의로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2020년 대검찰청이 발행한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최근 마약 관련한 주요 동향 중 하나로 19세 이하 마약사범 증가를 지적하고 있다. 백서에 의하면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6년 121명이었다가 2020년 313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이 수치에서 제외된 범주가 많다. 포함되지 않은 암수범죄와 마약류의 범주에서 제외된 신종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까지 포함하면 10배 이상의 청소년이 이미 마약류에 중독되었을 것으로 대검찰청은 추산하고 있다. 작년에 적발된 청소년들이 사용한 마약성 진통제는 몸에 붙이는 패치형 제제의 의약품이어서 강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마취통증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먹는 진통제는 임의로 성분을 추출할 수 없도록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나, 패치형 진통제는 성분추출이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남용의 위험이 크다고 한다. 다른 형태의 불법 마약이 청소년에게까지 확산하고 있는 현상을 쉽게 간과한 것이다.

진통제에 들어간 마약, 청소년으로 확산

일반적으로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마약류 구입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펜타닐과 같은 마약류 진통제를 처방받아 새로운 복용법을 고안하고 청소년들이 이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어른들은 전혀 몰랐다. 펜타닐이 청소년에게 깊이 확산해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대마나 필로폰은 불법이지만 의사의 처방으로 구매한 펜타닐은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약 진통제의 사용량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중독특별위원회의 '2020 오피오이드계 진통제 오남용 예방 가이드'에 의하면, 건강보험공단 가입자 중 마약성 진통제 투약자 수는 2011년 449만여 명에서 2019년 678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마약성 진통제 투약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도 2만여 명에서 3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계열의 중독환자는 약 170만 명 정도이고 연간 약 5만여 명이 오남용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등과 비교해서 마약성 진통제 처방량이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의약품안전관리시스템과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을 통해 의료진이 환자의 투약 상황을 확인한 후 처방할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SNS나 다크웹(범죄 사이트) 등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다. 이에 따라 호기심에 마약류를 구매하고 있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저렴해진 마약류 가격과 국제우편, 특송화물을 이용한 구매 경로가 다양해져 이 같은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신종마약류의 불법성 인식하고 청소년 교육 강화해야

우리나라는 대검찰청과 관세청에서 공식적인 신종마약류 통계를 공시하고 있다. 특히 관세청에서는 대마와 코카인, 헤로인, 전통마약류를 제외한 것들을 신종마약류로 지정하고 관련 통계를 시기별로 정리하고 매월 마약 검거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10대 펜타닐 패치 처방 건수도 매년 1천 건 이상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단 펜타닐뿐만 아니라 액상, 젤리 등으로 변형된 신종마약류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판매되고 있는 환경이 청소년의 마약류 중독을 높이는 이유로 보고 있다. 마약중독 위험에 노출된 10대 청소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긴급한 시점이다.

급증하고 있는 청소년 약물중독의 근본 대책은 예방 교육이다. 교육 당국의 실질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현재 치료의 개념을 도입한 각종 처분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신종마약류 사용자는 그 특성상 초범이 많거나, 불법성에 대한 인식이 기존 마약류에 비해 약하므로 이런 사용자의 특성을 반영해 교육이 특화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신종마약류의 불법성을 인식하고 청소년뿐만 아니라 대국민 교육과 홍보에도 이 점이 강조돼야 한다.

약물중독이 청소년에게 유독 위험한 이유는 처음 약물을 시작한 나이가 어릴수록 약물을 남용하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어린 시절의 약물 남용 습관은 상습적인 약물 남용자가 될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청소년 신종마약정책은 처벌보다는 예방교육과 중독 치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청소년 신종마약중독 문제 해결에는 앞서 경험한 외국 사례를 참고해 마약류 범죄 대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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