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박정준 공인중개사) 1970년대 우리나라는 고속 성장의 시대였다. 한국전쟁 후 폐허가 된 나라의 국민이 먹고살기란 너무 힘든 시절이었다. 기술도 없고 지하자원 하나 없는 최빈국이었다.

최빈국을 극복하는 것은 오직 공부뿐이었다. 머리와 펜으로 먹고살아야 하는 시절이니 당시 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 최고였을 것이다.

필자도 유년기 부모님의 교육열과 함께 예전 8학군에서 공부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과외 공부를 하러 간다. 세종로 과외 골목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호랑이 선생님께 종아리와 손바닥을 맞으며 공부했다. 초등학교 4~6학년 아이들이 밤 9시까지 수업하고 집으로 간다. 70년대 어린아이들의 일상이었다.

▲ 박정준 공인중개사 © 팝콘뉴스

과외 공부 중 저녁 식사는 당연히 맛있는 자장면이었다. 선생님의 송골매 눈빛을 피하고 꿀맛의 자장면을 먹는 시간은 하루 중 가장 기쁘고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당시 자장면은 50원이었다. 평균 가격은 60원이었는데 단체 주문으로 단골이 되니 사장님께서 50원에 자장면 한 그릇을 주셨다. 지금의 세종로 교보문고 대각선 맞은편 옛 국제극장 뒷골목의 자장면 집이었다. 지금 자장면을 먹으러 가면 7~8천 원은 주어야 한다.

당시 종로구에서 4인 가족 옹기종기 모여 사는 단독주택은 약 400~500만 원 선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10억 원은 있어야 집을 보러 다닐 수 있다. 1층에 상가를 포함한 신축 주택들은 30억 원까지도 한다.

경제가 발전해 자장면도 가격이 올라 50원에서 7천 원이 되었고 4~5백만 원의 단독주택은 지금 10억 원이 되었다. 집값은 약 200배가 올랐고 자장면값은 약 150배가 올랐다.

최근 들어 미국발 금리인상과 함께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상승하면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에 육박한다고 한다. 대부분 문재인 정부 시절 막차를 탄 2030세대인데 어려움이 클 것이다. 뉴스 기사들은 매일 자극적인 제목으로 시장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모든 시장은 수축과 팽창의 사이클이 있다. 시장이 팽창하면 심리적으로 낙관적으로 되어 수요자들은 적극 매수에 나서고, 수축의 사이클이 오면 시장은 하락 국면을 맞게 된다. 부동산 시장은 단위가 크기에 시장의 심리전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상승장세에 추격매수를 하고 하락장엔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생산의 3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이다. 3요소 중 하나만 없어도 생산을 할 수가 없다. 공장을 짓고 물건을 만들거나, 쌀을 생산하더라도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 산업, 경제가 발전하면서 토지 가격 역시 상승한다. 토지 가격 상승의 원인은 물가 상승도 있지만 수요자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토지는 생산할 수가 없어 좋은 입지의 토지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우리 부동산 시장은 내리막길을 내려간다고 많은 전문가가 예견하고 있다. 필자 역시 2년의 긴 내리막을 예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하락장에 거래된 가격보다 더 많이 상승한다. 과거 오일쇼크와 외환위기 시절, 그리고 미국발 금융위기에 반토막 났던 집값은 당시보다 크게 상승했다.

2030 젊은 세대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어려움만 극복하면 곧 정상적인 시장이 돌아온다는 확신을 하기 바란다. 자산가치 하락과 함께 높은 이자를 감당하려니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며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겠지만 50원짜리 자장면이 7천 원이 되고, 500만 원의 주택이 10억 원이 된다는 진리를 마음속에 새기며 어려운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 어려운 시간이 잘 지나면 큰 공부를 한 것이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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