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대응하는 환경정책의 역할, 새로운 차원의 예방적 생태전략으로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재용 기자)미국 NASA(미국 항공우주국)는 지난 9월 26일 우주선을 보내 지구에서 1100만km 떨어진 곳에 있던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충돌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상황은 NASA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이번 실험의 목적은 앞으로 지구에 날아들어 올 소행성을 방어할 기술 개발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명 '이중 소행성 경로 변경실험(DART) 실험'을 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작 지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은 내부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바로 기후 위기이다.

지구의 재앙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1972년 로마클럽보고서 '성장의 한계'에서는 공업화와 자원 사용의 속도, 환경오염의 증가추세가 당시 속도로 계속 진행된다면 앞으로 100년 이내에 세계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의 한계란 자원의 고갈, 환경오염의 심화, 식량의 부족 등을 의미한다. 또한 기술의 발전이 성장의 한계를 몇십 년 정도 늦출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안된다고 전망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2012년, '성장의 한계' 보고서의 공저자였던 요르겐 랜더스가 '2052년 미래예측'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이 책에서 랜더스는 현재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는 한 성장의 한계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랜더스에 따르면 민주주의와 시장자본주의는 가장 값이 싼 해결방식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러나 시장은 가장 싼 방식을 택하고, 정치인은 초기의 과감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선거와 여론을 의식해 투자를 위한 증세의 적기를 놓친다는 것이다. 결국 2052년을 정점으로 다음부터는 내리막길을 걸어 기후변화가 심해지는 시기를 맞으리라 예측했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기후변화를 위한 당사국회의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대기 온도 상승한도를 2.0℃ 이내로 막을 것을 참가국 모두가 동의해 합의하고 2018년 인천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패널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승인했다. IPCC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최소 45% 이상 감축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2050년경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세계 곳곳의 이상 기후들

기후 위기로 인한 재앙의 징후들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마다가스카르, 말라위, 모잠비크, 짐바브웨 등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매우 강한 사이클론으로 폭우와 광범위한 홍수가 발생해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마다가스카르에서는 120여 명이 사망했다. 세계식량계획은 이번 사이클론으로 60만 명이 피해를 봤고 15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서는 역대 최악의 엄청난 홍수가 덮치기도 했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시작된 계절성 몬순 우기로 큰 홍수가 났다. 해마다 몬순 우기 때 물난리가 나긴 했지만 올해는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인구의 약 15%인 3300만 명이 수해를 입을 정도로 이상기후였다. 이로 인해 WHO는 비상기금 1천만 달러(한화 141억 7500만 원)를 파키스탄에 긴급하게 지원했지만 앞으로 1억 1500만 달러(한화 1630억 원)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홍수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전염병까지 확산해 더 큰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중국 남부 지역은 극심한 폭염과 가뭄을 겪었다. 중국 최대 담수호인 장시성 포양호 수역 면적은 638㎢로 줄어들어 3개월 전과 비교해 80% 정도가 감소했다고 보고됐다. CCTV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순에는 중국 서북 내륙인 칭하이성 시닝시 다퉁현 산지에선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서 23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 7월에도 서부 쓰촨과 간쑤 지역에서 최대 110㎜의 폭우가 내려 24명이 사망·실종됐고, 4만여 명이 침수 피해를 봤고 12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유럽에서는 평년보다 7~12도 높은 이상 폭염이 찾아왔고, 포르투갈에서는 낮 기온이 최고 47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8월~9월에 이상 폭우를 겪었다.

정부 구조까지 개편하는 적극적 환경정책으로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2020년 10월 26일에 '2050 탄소중립' 달성을 국제사회에 선언했다. 이제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그리고 탄소중립의 선언과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 경제, 사회 각 부문에서 노력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기본적으로 환경문제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대응하는 환경정책의 역할은 기존의 정책과 달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즉 기존의 국민 건강이나 환경 오염 개선이라는 소극적이거나 사후적 정책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문제들을 사전에 방지하고, 새로운 차원의 예방적 생태전략의 접근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 정부 시스템도 기존의 경제성장과 복지지향형 정부와 병행해 지속가능발전 정부 시스템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발전과 기후변화 대응의 중심 부처로 환경부의 기능을 환경기후에너지로 확대하는 것 등이다. 국정의 패러다임을 경제, 사회, 환경이 서로 균형을 이루는 경제부총리, 환경부총리, 사회부총리의 3부 총리 협의체로 전환해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정부 구조의 개편은 국민에게 국내외에 탄소중립과 기후 위기 대응을 맞이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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