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미움받을 용기'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재용 기자)'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의 '개인심리학'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심리적 문제를 알게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겠지만,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심지어 심리학자들도 아들러 전공자가 아니라면 제대로 모른다고 할 정도다. 아들러 심리학이 융의 심리학처럼 난해해서라기보다 현대인의 삶에 적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심리적 문제의 근원인 '트라우마'를 비판한 아들러

'미움받을 용기'의 공저자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는 아들러 심리학을 현대 독자들이 알기 쉽게 적용한 점에서 탁월성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현대인에게 광범위하게 일반화되어 있는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개념을 명쾌하게 비판하고 그 대안을 정리한다. 현대인의 심리적 문제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할 때 현대 심리학자나 심리상담사들이 전가보도(傳家寶刀)처럼 꺼내는 것이 '트라우마(마음의 상처)'이다. 프로이트는 지금 성인이 겪는 심리적 문제의 근원을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으로 보고 이 트라우마를 의식 밖으로 꺼내서 그 고통을 위로받아 해소하면 심리적 문제가 해결된다고 봤고 주로 연구했다. 그것이 바로 현대 모든 분야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 정신분석학이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학파이지만 한편으로 프로이트를 비판한 심리학자였다.

한국 학계에서는 스승을 비판한다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아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서구 학계에서는 그것이 제자의 의무라고 여겨지는 문화가 있다. 즉 자기 스승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학자로 여겨지는 통로로 인식되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은 트라우마를 명백히 부정한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저자는 이에 대해 아들러의 이런 면은 굉장히 새롭고 획기적이라고 말한다.

"분명히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은 흥미진진한 데가 있어, 마음의 상처(트라우마)가 현재의 불행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지, 인생을 거대한 '이야기'라고 봤을 때, 그 이해하기 쉬운 인과법칙과 드라마틱한 전개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 매력이 있어, 하지만 아들러는 트라우마 이론을 부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네.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상처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 '미움받을 용기' 37p

아들러 "인생은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이 책에서는 그것을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예전에 자신이 인생에서 큰 재해를 당했다거나 어린 시절에 어떤 학대를 받았다면, 그 자체로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에 자신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성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인생을 '선택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아들러는 '스스로 선택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아들러의 획기적인 면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들러의 목적론은 인생이란 수동형(결정론)이 아니라 능동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트라우마 때문에 고통받는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부정한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툭하면 자신이 방구석에서 틀어박혀서 울기만 하는 것은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고, 사람은 그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꺼내서 자기 행동을 합리화한다는 것이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이라고 이 책은 설명한다. 즉 트라우마라는 것은 없는 것이다.

"자네는 지금 행복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네, 삶이 힘들게 느껴지고, 심지어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 하지만 지금 자네가 불행한 것은 자네 손으로 '불행한 상태'를 선택했기 때문일세. 불행의 별 아래서 태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 '미움받을 용기' 55p

아들러 심리학을 기초로 심리 문제의 해결책을 던지는 저자의 주장 또한 명확하다. 한마디로 인간은 '지금, 여기'를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의 꿈과 목적을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 저자는 "만약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희생하다가는 만약 미래의 꿈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인생은 도대체 무엇이냐"고 되묻는다. 저자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인생에 무슨 일이 있었든지 앞으로의 인생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들러의 목적론이라는 것.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여기'를 사는 당신 자신이다.

불행한 경험은 그냥 한때의 경험으로 끝나는 것

인생을 하나의 단선적인 것으로만 보는 것은 사람의 착각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프로이트의 원인론에 쉽게 빠져들며 불행한 경험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 하지만 인생은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이어지는 일직선이 아니라 수많은 점의 찰나가 쭉 이어질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진 인생의 과제에 몰두해야 한다. 그것이 내 인생을 사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기시미 이치로는 1956년 교토에서 태어나 교토대학교 문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밟았다. 서양고대철학을 전공했고 아들러 심리학은 개인적으로 공부했다. 아들러 심리학, 고대철학과 관련한 저서를 많이 출간했으며 일본아들러심리학회가 인정한 직업상담전문가이자 고문이다. 지금도 청년을 대상으로 한 직업-심리상담을 하고 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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