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팬덤을찾아서] 과학적 사실을 둘러싼 심란한 상상력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심란한 과학적 상상력이 온다

김진경 기자 | 기사입력 2022/09/27 [17:14]

[MZ팬덤을찾아서] 과학적 사실을 둘러싼 심란한 상상력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심란한 과학적 상상력이 온다

김진경 기자 | 입력 : 2022/09/27 [17:14]

(팝콘뉴스=김진경 기자) [편집자 주: 'MZ팬덤을찾아서'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의 흐름 속에서 함께 진화하는 팬덤의 양상을 분석한다. 최근에는 비단 연예인이나 방송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소위 '연반인(연예인 반 일반인 반의 줄임말)'을 대상으로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단순히 아이돌을 중심으로 하는 응원 문화가 아닌 콘텐츠의 지형을 톺아보고자 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700년 전에 유럽 문명을 초토화했던 전염병인 흑사병에 비견될 정도로 세계 경제와 문명에 엄청난 상처를 남겼다. 이런 감염병의 원인으로 많은 이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한 식량 위기도 큰 쟁점이 되는 가운데 과학 이론과 생물학 등 과학적 상상력이 대중들에게도 일상적인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과학 지식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급증하면서 과학 콘텐츠 시장도 온라인 세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정통적인 학계 출신 학자들의 유튜버 겸직 현상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화여대 재직 중인 최재천 교수와 과학 전문 채널 '안될과학Unrealscience'의 '궤도'다. 전문지식으로 정통적인 학자에서 탈피한 이들의 전공 분야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더 크다. 대중의 과학적 상상력에 불과 기름을 붓고 있다는 점, 유튜버라는 점이다. 

 

어느 때보다도 환경변화와 과학지식에 민감하고 심란해지고 있는 요즘 과학적으로 심란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이들에게 사람들은 피리 부는 사나이의 아이들처럼 홀려 있다. 

 

▲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 팝콘뉴스


#1 동물권과 기후위기, 호주제 폐지까지 사회적 이슈를 이끈 과학자, 최재천의 아마존

 

최재천 교수는 언젠가부터 곤충과 생물에 대해 많은 걸 아는 웃기는 동네 아저씨 같은 이미지 밈으로 인터넷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이자 하버드 대학원 생물학 박사를 수료한 최상위 전문가이지만 고루하거나 권위적인 기운이 전혀 없이 유치원 원장님 같은 말투로 조곤조곤 어려운 과학 이론이나 현상에 관해 이야기하는 점이 매력으로 기존에 없던 전문가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이런 친근하고 독특한 캐릭터성은 '외도가 정말 동물의 본능일까', '인간이 신을 믿는 과학적인 이유', '종족 보존을 위한 짝짓기는 없다' 등 기존 사회 통념을 깨는 신선한 시각으로 과학 이야기를 풀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다소 어렵고 접근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대중들에게도 과학적 상식과 상상력을 전파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볍고 오락적인 주제로 과학을 다루는 것만큼이나 심각한 사회문제도 무게감 있게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방송에 출연해 '호주제 폐지', '공연용 돌고래 야생 방류' 등 직접 참여했던 사회 이슈에 대해 역설한 바 있다. 현재 생명다양성재단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최재천의 아마존'이란 개인 채널을 통해 일명 '인류멸망 시나리오'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차이나는 클라스' 등 여러 채널과 특강을 통해 환경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너무 선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와닿을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과학계 유명인사들이 사회적 문제에는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기술적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과는 달리 다소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이슈에도 공신력 있는 목소리로 활동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채널 '안될과학')  © 팝콘뉴스


#2 천문학·우주공학 불모지에서 과학으로 헤딩하기, 안될과학 

 

최재천 교수가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는 민감한 주제로 밀도 높은 과학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면 '안될과학' 채널은 과학적 정합성이 다소 의심스러운 영화나 드라마의 과학적 상상까지 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재천의 아마존' 채널이 생물학·생태학에 집중하는 반면 '안될과학'는 '로켓이 하얀색인 이유', '누리호 2차 발사 전 알아야 할 한국 발사체 역사' 등 천문학·우주과학이 전문 분야다.

 

'안될과학' 채널도 중심 운영진 포함 패널들 전부 석박사 학위를 보유한 학자들이다. 타 채널의 패널이나 방송 프로그램 고문 역할 등 가장 넓게 활동하는 중심 운영진은 천문학을 전공한 '궤도'다. '궤도'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천문학의 인공위성 궤도에서 따온 별명으로 이후 '삼국지의 과학', '납량특집 공포의 과학' 등 유명 유튜버의 협업에서 '궤도민수' 등의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천문학은 오랫동안 고리타분하고 몽상적인 분야라는 편견에 갇혀 있다가 최근 일론 머스크의 공격적인 투자와 우주개발사업 구상을 통해 신사업이란 이미지가 급부상했다. 이러한 글로벌한 유행과 맞물려 국내에서 순수학문 전문 채널로서는 드물게 거대 유튜브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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