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박정준 공인중개사) 지난 정부에서 실시한 주택 규제 대책 중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내 아파트 가격(공시가격)이 15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대출을 단 한 푼도 해주지 않는 고강도의 대책을 내놓았다. 돈줄을 묶어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주택 수요자들로서는 반발이 컸다.

계속 오르는 집값을 보면서 젊은 수요자들은 현금 부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까지 나왔고, 한편에서는 국민의 기본권을 심하게 제한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도 제기됐다.

계속되는 주택 가격 하락과 함께 현 정부에서는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주무부처인 기재부, 국토부, 금융위에서는 이달 말 부동산 시장을 점검하면서 규제를 완화해 주택시장의 급랭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박정준 공인중개사 © 팝콘뉴스

하지만 신중론도 있다. 집값을 자극할지도 모른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가 15억 원 대출규제 폐지를 검토하는 이유는 경착륙을 피하고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이 불황 국면으로 전환되면 금융, 건설 등으로 맞물리면서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 분위기에 15억 원 대출 규제 말고도 더 엄청난 규제가 있다. 바로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해제한다고 하더라도 자산가, 고소득자가 아니면 15억 원을 넘는 주택은 사기 힘든 것이다.

이미 우리 주택시장은 불황기로 접어들었다. 아마도 백약이 무효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주택 가격이 최고점이라는 판단이 대세이다. 게다가 미국발 금리 인상이 모든 부동산 바람을 잠재웠다. 투자는 심리전이다. 오를 것 같은 바람이 불면 수요자들은 추격 매수를 해 부동산 시장이 상승하지만, 내린다는 바람이 불면 아무도 시장에 나서지 않는다. 시장 참여자들은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 그리고 현재의 부동산 가격이 최고점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

현재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15억 원 초과 주택시장이 아니라 중위 가격대의 주택시장 거래가 묶인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대출 규제가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DSR 규제가 발목을 잡아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DSR 규제이지 대출 규제가 아니다.

게다가 정부는 언론의 '15억 원 초과 대출 규제 해제 검토 중'이라는 기사에 대하여 보도자료를 내며 관계 부처 간 협의가 이루어지거나 결정된 바가 없다고 한다. 사전 정보가 새어 나간 것인지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국민은 신뢰하기 어렵다.

모든 경제 상황이 어려운 형편이다.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하게 되면 그 여파는 일파만파가 될 것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중반기까지 하향 국면을 예상한다.

지난달 26일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전주 대비 0.13% 하락했으며,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었다고 한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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