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물연구소, 가구원 수 별 수돗물 평균 사용량 분석·발표
1인 가구 하루평균 물 사용량 276L, 4인 가구는 610L 사용

▲ (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박윤미 기자)서울물연구소에서 서울시민 1일 평균 수돗물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1인 가구 1일 평균 물 사용량은 276L, 4인 가구는 610L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집보다 확실히 넷이 사는 집이 수돗물을 적게 쓰고 있었다.

# 결혼 1년이 채 안 된 신혼의 30대 A, B씨 부부는 연애할 때는 몰랐던 상대의 사소한 버릇과 습관으로 요새 말다툼이 잦다. 남편 A씨는 아내 B씨의 샤워 시간이 길어 못마땅하다. 좋게 생각하려 해도 아침저녁 한 시간씩 매일 두 시간 가까이 씻는 아내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처음에는 '깔끔한 사람이라 그런가 보다' 싶었지만, 요즘은 '물을 얼마나 낭비하는지'에 집중하게 된다는 A씨. 아내 B씨는 남편의 덜렁거리는 성격에 잔소리할 때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남편이 면도나 양치질할 때 수돗물을 틀어놓는 일은 참을 수 없다. "물 좀 잠그고 하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편에게서는 "당신이 샤워하며 낭비하는 물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는 핀잔이 돌아온다.

# 2021년 첫째 자녀를 출산한 C씨는 하루 2번 이상 세탁기를 돌리면서 알게 모르게 수도 요금을 걱정하고 있다. 혼자 살 때는 일주일에 한 번 모아둔 빨래를 빠는 게 전부였는데, 가족이 생기고 특히 신생아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빨래할 일이 잦은 것이다. 문득 C씨는 "혼자 살 때도 물을 이렇게 많이 썼던가" 하고 생각하며 "물을 이렇게 많이 써도 되는지", "남들도 우리처럼 물을 쓰는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서울물연구원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혼자 사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생활할 때 수도 요금과 물 절약에 훨씬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물연구원은 최근 전국 지자체 최초로 수돗물 사용량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요인 중 '가구'와 '주거'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수돗물 평균 사용량을 분석, 발표했다.

이 연구는 매해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수돗물 생산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함은 물론 시민에게 가구당 평균 물 사용량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시행됐다.

서울물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서울시 에코마일리지(Eco Mileage)에 가입한 회원 가운데 13만 419가구의 가구·주거 빅데이터와 상수도사업본부의 수도계량기 검침 데이터('18~'21년)를 결합, '가정용 수돗물 사용량 특성'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에코마일리지는 전기, 수도, 도시가스 등의 에너지를 절약해 마일리지로 적립해 사용하는 시민참여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약 225만 명이 회원 등록했다.

■ 우리 집, 물 얼마나 쓸까?

1~6인 가구의 물 평균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LPCD, Liter Per Capita Day)은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감소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공동생활이 수도 요금과 물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증명으로 볼 수 있다.

당연할 수 있지만, 가구원 수는 같더라도 주거 면적이 넓은 곳에서 수돗물을 더 사용한다는 사실 역시 이번 연구를 통해 확실해졌다.

가구원 수에 따른 서울시민의 일일 평균 수돗물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서울시 1인 가구의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276L, 4인 가구는 610L로 나타났다. 가구원 수 증가에 따라 물 사용량은 1일 평균 80~131L가량 늘어난 것이다.

▲ 지난해 서울시 가구별 일일 평균 물 사용량(L/day) (사진=서울시) © 팝콘뉴스


이를 1개월(30일) 치 사용량 및 수도 요금으로 계산해 보면 다음과 같다.

▲1인 가구는 월 9480원(8280L, 8톤) ▲2인 가구는 월 1만 4730원(1만 2600L, 13톤) ▲3인 가구는 월 1만 7880원(1만 5660L, 16톤) ▲4인 가구는 월 1만 9980원(1만 8300L, 18톤) ▲5인 가구는 월 2만 3130원(2만 610L, 21톤) ▲6인 가구 월 2만 5230원(2만 2920L, 23톤)

수도 요금은 보통 격월 검침하고, 2개월분 사용량을 격월 고지한다. 따라서 고지서에 적힌 수도 요금은 2개월분인 것이다. 1개월 수도 요금이 궁금하다면 고지서 금액을 2로 나눠보면 된다.

보다 자세한 물 사용량이 궁금하다면 2022년 15mm 계량기를 사용하는 서울시 가정용 수도 요금을 기준으로, 톤(㎥) 이하 사용량은 소수점 반올림한 1개월분 사용량을 아리수사이버 고객센터 가정용요금 시뮬레이션에 적용해 보면 된다. 모의 계산액인 '상하수도 요금 및 물이용부담금'을 쉽게 알 수 있다. 다만 실제 고지 금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통계로도 우리 집 물 사용량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의 가구별 1인당 하루 평균 가정용 물 사용량은 ▲1인 가구 276L ▲2인 가구 210L ▲3인 가구 174L ▲4인 가구 152L ▲5인 가구 137L ▲6인 가구 127L이다.

서울물연구원은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가구 전체의 물 사용량은 늘지만, 세탁이나 설거지 청소 같은 공동 사용 물 사용량이 있어 가구원 수가 많아도 물 사용량의 증가 폭은 둔화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주거 특성에 따른 사용량

서울물연구원은 주거 특성에 따른 서울시민 4인 가구의 수돗물 평균 사용량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가구원 수는 같지만, 주거 면적이 다르거나 아파트·다세대주택 등 주택 형태가 다를 경우 수돗물 사용량이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본 것이다.

분석 대상 기간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서울물연구원은 분석 대상 가구 중 36.3%(4만 9921가구)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택 규모가 클수록 평균 물 사용량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주택 규모 33~66㎡(10~20평) 대비 142㎡(40평) 이상의 물 사용량은 8%(50L)가량 많다.

서울물연구원은 주택 규모와 물 사용량의 상관관계에 대해 "자산 규모가 증가할수록 수돗물 사용에 여유가 있고, 화장실 급수기구 및 청소용수가 증가하는 것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주거 형태에 따라서도 평균 물 사용량은 차이를 보였다.

아파트, 다세대주택, 연립주택으로 주거 형태를 나눠 비교한 결과 다세대주택은 (626L/day), 연립주택(615L/day), 아파트(572L/day) 순으로 물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결과는 에코마일리지 가입자가 직접 입력한 것이어서 실제 주택 형태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밖에 향후 연구진은 출퇴근 및 휴일로 인한 유동 인구 변화 등 수돗물 사용량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에 관한 심층 연구를 진행해 더욱 정교한 수돗물 생산 예측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손정수 서울물연구원장은 "시민들에게 수돗물 평균 사용량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번 기회에 물 사용 습관을 돌아보고 절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수돗물 수요를 예측하고 검침 관련 민원을 예방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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