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때마다 도심 침수 피해 '여전'...왜?

짧고 굵게 내리는 국지성 호우 늘어
피해 큰 반지층 여전히 '신설'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2/08/09 [17:10]

호우 때마다 도심 침수 피해 '여전'...왜?

짧고 굵게 내리는 국지성 호우 늘어
피해 큰 반지층 여전히 '신설'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2/08/09 [17:10]

▲ 9일 서울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한강공원 일대가 집중호우로 침수돼 있다(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지난 8일 저녁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일가족 세 명이 주택 침수로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소방과 공동대응해 배수작업에 나섰으나 집 안에서 발견한 당시 이미 숨져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서울 동작구에서도 지하 주택 침수로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 서구 한 빌라 지하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9일 오전 11시 기준 이번 호우로 발생한 사망자는 8명으로 서울에서 5명, 경기에서 3명이 숨졌다. 수도권 이재민은 160여 명, 일시적으로 대피한 인원은 300여 명이다.

 

■ 비 점점 짧게, 점점 많이 내려...처리 용량·대책 기준 여전히 '부족'

 

서울시는 지난 2010년, 2011년 2018년에도 집중호우에 의한 침수 피해를 겪은 바 있다. 전후로 침수 위험이 큰 지역을 설정하고, 하천제방, 빗물펌프장, 하수도 등 확대에 나서왔다. 다만, 여전히 이번 폭우와 같은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응하기는 부족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우수배제시설(빗물 처리 시설) 처리 용량을 결정하는 계획우수량(1년 중 가장 많은 오수가 유출되는 날의 오수량)은 확률연수로 결정된다. 우수배제시설 중 하나인 하수관거(각 하수를 모아 하수처리장으로 모아 보내는 큰 하수도관)는 10~30년, 빗물펌프장은 30~50년을 적용하고 있다.

 

강남의 경우, 해당 계산에 따라, 80~90년 빈도 폭우에 대비해 시간당 85mm 수준으로 최대 강우 처리 용량을 정해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강남 일대 폭우는 이를 넘어서는 시간당 100mm 수준이었다. 동작구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141.5mm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 호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수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침수 피해 발생 후 대응 방법 역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상습 침수지역과 그간 침수 피해를 분석해 34개 침수취약지역을 정하고, 이들 지역에 하수관거 정비 등 명목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기준 30개 지역 정비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구원은 지난 2월 발행한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형 배수시설의 설계용량을 초과하는 강우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도시 기반 시설 등) 침수 발생 시 피해를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의 밀도가 높은 지역은 침수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회복 및 복구해 도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 주택침수 '반지하' 대부분..."반지하 주택 허가 제한 필요"

 

당장 침수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겪는 침수주택 거주민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중부지방 집중 호후 당시, 서울시의 침수피해주택은 1만 2518가구로, 이 중 약 80%에 해당하는 9400여 가구는 반지하·지하주택이었다.

 

이후 서울시는 저지대 지하주택, 상가, 공장 등에 일부 자치구에서 시행하던 물막이판, 역류 방지시설, 수중펌프 등 지원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 8일 사고가 발생한 관악구에도 지난해 기준 8500여 가구에 물막이판이 설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물막이판을 넘어서서 물이 차오르는 경우 당장 침수 피해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이주 등을 포함한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은평구는 지난 2020년 반지하 거주민을 중심으로 공공임대주택 이주를 지원한 바 있다. 또, 서울시는 지난 2010년부터 침수취약지역의 경우 반지층 신설에 제약을 걸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현행 건축법 역시 제 11조에서 "상습적으로 침수되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에 한해 (반)지층 건축허가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상습 침수 지역 외에는 주차장법 강화 등으로 지하층에 방을 설치하는 경우는 줄어들고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2018년 1597호의 반지하가 멸실됐으나 441호가 새로 생겼다. 2019년에는 3547호가 사라졌지만 561호가 새로 생겼다. 

 

이에 거주목적 반지층 및 지하층 신설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발행된 보고서에서 "주거환경 개선 차원에서는 신규 건축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신규 건축 제한 기준을 상세히 마련하고, 이를 반영해 건축법 개정을 통해 반지하 주택 허가 제한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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