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국내 생산으로 지켜낸 고급스러움, 고후나비

(팝콘뉴스=강나은 기자)명품을 산다는 것은 브랜드가 간직해온 역사를 산다는 것과 같다. 디자인과 품질은 물론, 오랜 시간 고급스러운 취향을 지닌 이들이 오랫동안 신뢰하고 구매했다는 역사가 명품의 가치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명품의 역사를 지켜온 라운지웨어 브랜드가 있다.

가까운 곳, 어쩌면 허름해서 그냥 지나친 곳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30년 이상 이어왔고, 어쩌면 100년 넘게 이어질 우리 이웃은 가게를 운영하며 어떤 사연을 쌓아 왔을까요. 힘든 시기에 몸도 마음도 지친 소상공인은 물론, 마음 따뜻한 사연 있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에게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 백년가게: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점포.

▲ (사진=고후나비) © 팝콘뉴스


아동복 그 이상의 아동 잠옷을 만드는 브랜드

현 이성환 대표의 어머니, 고명숙 대표의 손끝에서 고후나비의 역사는 시작된다. 남대문시장에 아동복 상가가 처음 형성되었을 때, '고후나'라는 이름의 아동 잠옷 브랜드의 간판이 올라갔다.

"1970년대는 명절 때나 되어야 아이들 옷을 사입히던 시절이었어요. 하지만 기존 아동복 브랜드는 넘칠 정도로 많으니 그저 똑같이 아동복을 판매할 수는 없었죠. 그래서 '잠옷'이라는 틈새시장을 노렸어요. 겉옷도 해 입히지 못하던 시기에 잠옷을 만들었으니 얼마나 획기적이었겠어요."

이후 '고후나'는 품질이 좋고, 고급스럽다는 입소문을 타고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1973년에는 백화점에 입점하며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는다. 아동복 브랜드는 많았지만, 품질이 뛰어나 이름을 알린 브랜드는 얼마 없을 때였다. 품질도 품질이지만, 세련된 디자인만 봐도 '고후나'의 독보적인 위치를 알 수 있었다.

"저희 어머님께서 감각이 굉장히 탁월하셨는데요. 주로 외국 영화에 나오는 홈드레스 등의 옷을 보시면서 영감을 얻으셨어요. 그 당시에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감각적인 패턴이나 프린트 등을 잠옷으로 만들었으니 인기가 많았죠."

외국 영화에서, 그것도 부잣집 저택에 사는 아이들만 입을 법한 잠옷을 팔고 있었으니, 우리나라에서 고급스러운 잠옷을 해 입히고 싶은 부모님이라면 모두 고후나의 잠옷을 사 가곤 했다.

▲ (사진=고후나비) © 팝콘뉴스


아동 잠옷 브랜드를 넘어 프리미엄 라운지웨어 브랜드로

이후 1996년 2세대인 이성환 대표가 가업을 승계하면서 '고후나비' 브랜드의 범위는 더 넓어진다. 많은 소비자에게서 '이렇게 좋은 브랜드에서 아동 속옷도, 어른 잠옷도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아동 잠옷뿐만 아니라 성인층을 위한 라운지웨어를 만들면서 충성고객층도 점차 두꺼워졌다.

"할머니가 사줬던 잠옷을 입고 자라난 세대가 어느덧 결혼해서 자녀들 옷과 함께 자신들의 잠옷을 사러 오게 되었어요. 그뿐인가요. 아이가 입을 좋은 옷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명절마다 한과를 보내시는 고객분도 계시고, 한국 고유의 브랜드로 해외 진출해도 손색이 없다며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50여 년간 고후나비의 품질을 인정해주고, 좋아해 준 고객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과거처럼 세련된 디자인, 고급스러운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후나비'에서는 제품 하나하나를 소홀히 만들지 않는다. 또한 아무리 원가가 올랐다고 하더라도 원단부터 시작해 패턴 개발, 완성품 제작까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낸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제품이 좋으면 아무래도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잖아요. 특히 국내 생산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국내 생산으로 프리미엄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봉제 품질을 책임지는 공장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임가공비도 넉넉히 챙겨줘야 하죠. 그럼에도 국내 생산을 고집한 이유는 고후나비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지켜야 하고, 시즌마다 디자인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단도 더 고급화하고, 프리미엄 라인을 늘려갔죠. 가격만 보고는 저희 제품이 비싸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막상 입어보신 분들은 비쌀 만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해주시더라고요."

▲ (사진=고후나비) © 팝콘뉴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더욱 활성화해나가고 있다. 물론 다른 브랜드에 비해 온라인 시장에 조금 늦게 진출했다는 감은 있지만, 충성 고객이 온라인으로도 흡수되면서 계속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남대문시장에 머무르는 대신 현대백화점 위마켓에서 팝업을 진행하면서 소비자에게 '고후나비'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후나비'는 아동 잠옷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라운지웨어, 즉 집에서 입는 모든 옷을 타깃으로 라운지웨어의 명품으로 거듭나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우리나라 생활 수준이 높아진 만큼 집에서도 편안하고, 피부 자극이 없는 라운지웨어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도 많아졌으니 더욱 그렇고요. 저희 슬로건이 '고후나비의 수면 과학을 입히다'인데요. 잠옷 하나로 더욱 편안하고 깊은 잠과 휴식을 도울 수 있도록 앞으로도 원단과 디자인을 꾸준히 개발하여 우리나라 라운지웨어의 품질을 높이겠습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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