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대표 착한 안경원, 신길안경원

(팝콘뉴스=강나은 기자)신길안경원은 신길동 주민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안경 잘하고, 착한 가게로 통했다. 요즘 말로는 선한 영향을 주는 안경원이다. 박남일 대표가 안경원을 찾는 고객에게 품질 좋고, 잘 맞으며 편안한 안경을 맞춰주는 것은 물론, 지역 사회를 위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선한 영향력을 40년을 넘어 100년을 향해 가고 있다.

가까운 곳, 어쩌면 허름해서 그냥 지나친 곳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30년 이상 이어왔고, 어쩌면 100년 넘게 이어질 우리 이웃은 가게를 운영하며 어떤 사연을 쌓아 왔을까요. 힘든 시기에 몸도 마음도 지친 소상공인은 물론, 마음 따뜻한 사연 있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에게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 백년가게: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점포.

▲ (사진=신길안경원) © 팝콘뉴스


크고 오래된 안경원 사이에서 자리매김한 비결

박남일 대표는 1979년도 6월에 신길안경원을 개업했다. 무려 23세라는 젊다 못해, 어린 나이에 한 개업이었다. 지금이었다면, 주변에서도 모두 말렸을 만한 나이었지만, 자신도 용감했을뿐더러 부모님이나 형님 역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으니 큰 반대 없이 안경원을 차리게 된 셈이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안경원을 이어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안경 사업이 좋아 보였고, 이쪽에 와서 해보면 괜찮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시작했죠. 사실 신길동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친인척이 사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주변에 크고, 오래된 안경원이 많았을 때였다. 박남일 대표는 나이도 젊고, 신뢰도도 낮으니 처음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박남일 대표는 마음만 먹으면 한 가지에 굉장히 집중하고, 열심히 하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었고, 그러다 보니 세월이 갈수록 신길안경원을 이용한 고객들이 입에서 입으로 입소문을 내주었다. 그 결과 '사람이 젊지만, 성실하고 잘한다'라는 소문이 나면서 기반을 잡을 수 있었다.

게다가 박남일 대표는 안경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안경사협회에서 서울지부 부회장, 영등포 안경사 회장 등의 활동을 오래 해왔고, 동네에서도 단체장으로서 지역 봉사에 앞장서다 보니 신협 이사장으로 추대받기도 했다. 원래는 이사장 자리를 위해 많은 이들이 경쟁하지만, 박남일 대표는 오히려 그 반대였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 사는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 복지부, 법무부 등에서 상을 받기도 했고, 아침 방송에 나올 정도였으니 신길동 주민이라면 신길안경원을 대표적인 착한 가게로 인정하곤 했다.

▲ (사진=신길안경원) © 팝콘뉴스


우리 동네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안경원

아침 일찍 문 열고, 밤늦게 문 닫다 보니 안경원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박남일 대표는 신길안경원을 개업하고 난 뒤에 결혼도 하고, 자식도 키워냈으니 순탄하게 안경원을 이끌어왔다.

"지금 여기에 오시는 분들이 80~90세가 되셨다고 해도, 40년 전이면 청장년이셨죠. 그분들이 변함없이 찾아와주세요. 지금 여기가 뉴타운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이사한 분들도 많은데, 그분들도 다시 찾아주시고요. 그래서 저희가 일요일에도 문을 닫고 싶어도 문을 닫지 못하죠. 멀리서 오시는 분들을 헛걸음하게 할 수 없으니까요."

안경사법이 생기기 전에도 안과나 안경원에 가도 신길안경원에서 맞춘 안경이라면 문제가 생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현재 고객 중에서는 3~40년 넘는 고객들도 적지 않은 편이다. 지난번 한두 달 내부 인테리어 수리를 하는 중이었다. 오가던 마을 사람들은 신길안경원이 없어질까 봐 전전긍긍하며 공사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박남일 대표는 작은 위안을 얻었다.

"소비자들의 기준에서 안경 파는 사람으로만 비친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보람을 느꼈죠."

저렴하게 판매하는 안경이 많아지는 시대지만, 제대로 맞춘 안경은 저렴하기만 한 안경과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른 안경원에 비해 다소 가격이 높다며 불평하던 고객이 다른 안경원에서 저렴한 안경과 비교해보고 다시 신길안경원을 찾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또한 새로 신길안경원을 찾는 고객들 역시 품질 좋다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다.

"항상 책임감을 느끼죠. 누군가에게 저희 신길안경원을 소개해주셨을 때, 소개해주신 분이 욕먹지 않도록 해야 하니까요."

물론 안경사라는 직업으로서 고객에게 안경을 맞춰주며 아쉬운 경우도 많았다. 안과 의사보다도 안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안경사라는 직업이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안과 의사는 진료하고 치료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안경사는 안경 만드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아직 안경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좋지 못해서 아쉽죠. 요즘에 구두나 시계를 잘 고치는 분들에게도 장인이라는 평가를 해주는 것처럼 안경사도 전문성을 인정받았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신길안경원) ©팝콘뉴스

신길동 최고의 안경원으로 오래오래 기억되도록

백년가게로 인정받게 된 계기는 아들의 제안 덕분이었다. 40여 년 넘게 해왔던 안경원이고, 박남일 대표가 지역 내 많은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신길안경원이 백년가게로 인정받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상호를 C채널이 아닌 신길안경원으로 바꿨을 뿐이었다. 또한 아들의 제안으로 내부 공간 역시 현대식으로 다시 꾸몄다.

"아들이 오래된 단골은 단골대로 이어가되, 새로운 고객이 창출되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내부를 싹 수리했습니다.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되었죠. 이전부터 저희 안경원이 위치가 좋아 저희 안경원 앞에서 동네 사람들이 만나곤 했는데요. 이제 정말 동네 이정표 역할을 한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현재 박남일 대표의 아들 박은태 씨는 아버지가 40여 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신길안경원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사입이나 운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고, 박남일 대표는 일선에서는 물러나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신길동에서 최고의 안경원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돈을 제일 많이 벌어서 최고가 아니라 모두가 품질을 인정해 주는 최고의 안경원으로요."[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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