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 '제정 찬성' 목소리 50~70%
"소위 전원 결석한 국민의힘 '강행처리' 주장 '프레임 씌우기'일 뿐"
차제연, 이날 법사위에 '패스트트랙' 지정 요구 담은 답변요구서 전달

▲ 23일 국회 앞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 단식농성장 옆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패스트트랙 상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43일째 단식농성 중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미류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 단식 43일 차인 23일, "국회는 '정치적 합의'가 안 된 상황을 '사회적 합의'가 안 된 것으로 둔갑시키지 말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하 차제연) 등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는 국회 앞 단식농성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의결된 차별금지법 공청회 일정을 '일방 통보'라며 저지하고 나선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지난 20일 법사위는 별도 소위원회를 열어 지난 4월 26일 전체회의에서 결의된 차별금지법 제정 공청회의 구체적인 일정을 오는 26일 오전 10시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소위에 참여한 법사위 소속 의원은박주민 법사위 간사(1소위 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 5명으로,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전원 불참했다. 추천 진술인, 희망 일정 등이 담긴 계획서 역시 민주당 안만 제출돼, 해당 안이 최종안으로 결의됐다.

장예정 차제연 공동집행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반대측 추천 진술인도 내지 못하겠다고 나서면서 '강행처리'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반대'를 이유로 차별금지법 국회 논의를 미뤄온 더불어민주당의 역할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지오 차제연 공동집행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은 결국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서야 공청회 일정을 잡았다. 또 국민의힘 반대를 핑계로 공청회로 끝낼 생각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해서 과반의석을 줬다. 과반의석을 가진, '개혁' 자처하는 정당으로서 책무를 다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말 한겨레 여론조사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70%로 다수를 차지했다. 지난 6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57%의 응답자가, 지난 8일 인권위 조사에서는 67.2%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지난 2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42.4%가 제정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반대한다는 응답(31.5%)보다 10% 앞섰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국민의힘은) 여가부 폐지를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단 하나를 가지고도 여가부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 차별금지법은 제정에 찬성한다는 다수 여론조사가 보고되고 있는데 뭘 머뭇거리나"라고 말했다.

43일째 단식농성 중인 미류 차제연 활동가는 "사회적 합의는 이미 이뤄져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청원도 국회 법사위에 올라가 있다. 심사를 시작해서 찬성 의견과 반대 의견을 다 검토하면 된다. 찬성 의견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이유로 심사조차 안 하겠다는 건 누구에게도 설득력이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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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동조단식에 나선 시민들 양 옆으로 차별금지법 반대 전국연합 회원들이 반대 피켓을 들고 서 있다

한편, 차제연은 이날 법사위에차별금지법의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답변요구서를 전달한다.

국회법은 신속처리 지정 안건에 대해 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 등 최장 330일 이내에 심사를 마쳐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신속처리 안건은 재적의원 과반수 지정요구 동의, 소관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거쳐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된다. 21대 국회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의석수는 전체 291석 중 167석으로, 과반이다.

김혜정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처장은 "(국민의힘은) 차별금지법 신속안건 지정이 '강행처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차별금지법 제정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사회적인 요구"라며 "생명을 걸고 단식하는 활동가, 동조단식하는 시민들, 이주여성 등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15년간 미룬 약속을 이제 지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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