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한 번째 취미, '미니어처 만들기'

(팝콘뉴스=강나은 기자)거대한 것을 동경하는 마음 못지않게 큰 것이 작은 것을 소유하려는 마음이다. 너무 큰 것은 소유욕을 자극하지 않는다. 미니어처처럼 작은 것만이 소유욕을 일으키며, 가졌다는 충족감을 준다. 그렇기에 우리는 미니어처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여기 나만의 미니어처를 만들어 소유욕을 완벽히 충족시키는 취미가 있다.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 (사진=한국미니어쳐아카데미) © 팝콘뉴스


크게 이해하고, 작게 만드는 나만의 작업


미니어처 만들기는 실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작지만, 최대한 똑같이 만들어내는 취미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기에 미니어처는 모든 이들에게 쉽게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만들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으니 자유로우면서도, 만족도가 크다. 미니어처를 만들기 전에는 훑어보고, 뜯어보며 완벽한 이해가 필요하다. 미니어처를 만들고 있다면 요리사도, 제빵사도, 화가도, 플로리스트도, 건축가도, 디자이너도, 목수도, 도예가도 될 수 있다.

미니어처의 또 다른 매력은 시간을 표현한다는 데에 있다. 예쁘고 깔끔하게 만드는 공예와는 다르게 미니어처에는 세월의 흔적을 입혀낼수록 더욱 현실적인 작품이 나온다. 의자에 페인트칠이 약간 벗겨지거나 표면에 때가 묻은 것을 표현하는 것이 기술력이다. 그래서 한국미니어쳐아카데미 김아름 강사는 '시간 표현이 미니어처의 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세월을 자연스럽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내가 어릴 때, 혹은 더 옛날 우리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연구하게 됩니다. 많은 분이 작품이 더 낡으면 낡을수록 훨씬 감명받곤 하는데, 단순한 가구 하나에도 낡고 손때 묻은 느낌이 주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수업 중에도 낡은 표현에 무아지경으로 빠지는 분들도 종종 있어요."

이렇게 똑같은 물건을 만들어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 표현하기 때문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고 소장할 수 있다. 그리고 내 손으로 직접 표현하고 만들어 내는 행위 자체가 주는 기쁨만으로도 미니어처가 가진 매력은 충분할 것이다.

▲ (사진=한국미니어쳐아카데미) © 팝콘뉴스


수많은 재료와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단 하나의 작품


많은 이들이 자신은 손재주가 없다며 미니어처 만들기 취미를 주저하지만, 초반부터 서서히 실력을 키워 나가면, 누구나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초반에는 정해진 방법이나 순서에 따라 만들기 때문에 손재주 없이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배움에 따라 직접 본인만의 작품을 디자인해 만들 수도 있습니다."

작품을 만든 뒤에는 자기 손으로 만들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니 당장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부터 만들어보자.

미니어처를 만드는 방식은 굉장히 다양하다. 어떤 재료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는 자신에게 달려있다. 예를 들어 의자를 만든다고 하면, 의자의 원재료와 같은 나무는 물론이고, 종이, 천, 점토, 금속, 플라스틱, 우드록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재료를 쓰는 만큼 쓰이는 도구도 아주 다양하다. 작게는 칼과 가위부터 크게는 목공소에서 볼 법한 기계들과 톱, 망치까지 사용된다.

실제와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내기 위해 재료와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미니어처의 완성도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미니어처 만드는 방법 또한 점차 발전하고 있다.

"재료의 성질에 따라, 만드는 방법에 따라 작품의 매력과 느낌이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에 국내 및 해외 아티스트 중에 한 분야만 깊게 파고드는 분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또 하나를 여러 재료로 만들어보면서 이를 비교해보는 것도 미니어처를 만들며 느끼는 재미죠."

▲ (사진=한국미니어쳐아카데미) © 팝콘뉴스


악마의 디테일이 필요한 미니어처


미니어처 만들기를 할 때의 포인트는 1mm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것에 있다. 초보자이기 때문에 잘 만들지 못하고, 초보자가 아니기 때문에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세심하게 만드느냐, 아니냐에 따라 퀄리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작아서 신경 쓸 것이 더 많고, 작기 때문에 더 소홀할 수 없는 것이 미니어처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저는 수강생에게 '0.5mm 차이에도 건물이 기울 수 있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1mm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고 미니어처를 접하시게 된다면 상상도 못 한 흥미로운 세계가 펼쳐질 겁니다."

또한 아기자기하기만 할 것 같지만,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고되기도 하다. 미니어처를 만들면서 구부정한 자세로 오랫동안 있게 되기 때문에 중간중간 스트레칭은 필수적이고, 위험하고 다루기 어려운 도구들을 사용할 때도 많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작업해야 한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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