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통의동 인수위 앞 전국장애인부모연대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농성

▲ 2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20대 대통령직인수위 앞에서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인수위와의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20대 대통력직인수위원회 및 윤석열 당선인이 당사자와 대화 자리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단식에 나섰다.

20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는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포했다. 앞선 19일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 부모 556명과 함께 삭발투쟁에 나선 바 있다.

올해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시간은 월 125시간으로, 일평균 최대 이용 시간은 기본형 5.7시간, 확장형은 7.4시간이 제공되지만, 주간 활동이 적용되는 대상은 1만 명에 그친다.

야간 자택에서 필요한 지원의 경우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가 시범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광주시, 자립주택이 운영되는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면 사실상 공백으로 남아있다.

부모가 대부분의 돌봄 부담을감당하면서,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 사건도 매년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3일에는 발달장애인 두 명이 그 부모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지난해 2월, 4월 등에도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김수정 부모연대 서울지부장은 "내 아이가 (부모가 아이를 숨지게 했다는) 기사를 보고 두려움에 떠는 그런 날을 끝내고 싶다"며 "(돌봄을) 국가의 당연한 책무로 실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부모연대는 ▲낮 시간 서비스 확대 ▲주거유지서비스(자립 주택 및 인력 배치) 등을 요구했다.

윤종술 부모연대 회장은 "주거유지서비스는 (광주시)시범사업하고 검토해보겠다고 한다. 올해 예산 10억 원을 집행하고, 시범사업을 5년 동안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주택에 대한 지원을 5년간 안 하겠다는 건데, 그동안 부모들이 얼마나 많이 자연사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지난 19일 인수위는 '장애와 비장애와의 경계 없는 사회구현을 위한 장애인 정책'을 발표했다. 다만, 후보 시절 공약을 검토 중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인수위는 장애인 개인 예산제 도입을 위한 거버넌스 수립에 대해서도, 발달장애인 24시간(주야간) 지원체계 마련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거나 '검토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유선 부모연대 광주지부장은 "누군가 죽임을 당해야만, 죽을 만큼 힘들어야만 기사화가 조금 되는 삶"이라며 "장애(지원)라고 하면, 우는 사람 달래려는 예산사업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책 다뤄지는 것 보면 우리 삶은 포함(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대화에 나서라고도 촉구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사회적 참사 피해자 유가족, 중증장애인 당사자 등과 식사 자리에서 대면하는 '경청식탁'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 18일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등 3개 당사자 단체 대표와 만나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윤진철 부모연대 사무처장은 "우리 투쟁방식은 내 몸을 자학하고 삭발하는 것이고, 오늘은 단식투쟁"이라며 "우리도 어떤 정책이 만들어지면 죽지 않고 (지역에서) 살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만나서 같이 이야기하자. 여전히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같이 고민하고 논의하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대화를 촉구했다.

20일 시작으로 윤종술, 탁미선, 김수정, 조영실 부모연대 활동가는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 또, 매일 오전 11시에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각 지역에서도 24시간 릴레이 단식을 진행한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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