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오디오작가가 될 수 있다

(팝콘뉴스=김진경 기자)[* 편집자 주 MZ세대에 속하는 20·30대 중에는 MZ라는 용어가 오히려 좀 진부하게 느껴지고 지겹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한때 X세대로 유명했던 지금의 40대도 그런 말을 했다. 젊다는 칭찬도 참신하다는 장점도 때로는 부담이 된다.

그래도 스타트업이라는 분야를 빛내고 있는 젊은이들은 이들 MZ다. 한 명 한 명의 젊은 사장님들을 만나 그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열정과 비전에 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만들었다. 동년배들은 같은 세대의 열정을 만나서 용기를 얻고 좀 더 어리거나 좀 더 연장자인 사람들도 영감을 받을 기회다.]

▲ 화상으로 진행된 최자인 나디오 대표 인터뷰 (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누구나 사연이 있고 상처가 있잖아요. 그리고 타인에게도 나와 같은 상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듣는 거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죠. 생각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런 위안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갑자기 아무런 소속이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자존감이 낮아지고 앞으로 뭘 하며 살아야 할지 공허하고 막연한 좌절감에 빠지기 쉽다. 오디오 작가클래스와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나디오'의 최자인 대표도 한때 그런 수렁에 빠질 뻔한 시기가 있었다. 그런 어려운 시기에 타인들도 자신의 시련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고 그런 이야기가 큰 위로의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삶의 패러다임이 변했다.

"TV광고 카피라이터 직장생활을 오래 한 뒤 퇴사했을 때 이제 어떤 걸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까지는 워낙 직장생활을 즐겁게 해서 창업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죠. 광고창의 쪽으로 교육자가 될 생각으로 박사 과정 공부를 하던 중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시기였는데 창업 관련 교육을 우연히 듣게 되었죠. 그때 발상의 전환이랄까 충격을 받게 됐죠. 왜 나는 창업할 생각은 못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자인 대표는 이후에 또 우연히 국가에서 하는 스타트업 교육 프로그램을 들을 기회가 있어서 참여했는데 아이디어만 가진 초보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꿈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창업에 관해 막상 공부해 보니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광고와 비슷한 면이 있더라고요. 일단 창업해야겠다는 계획 이후에는 어떤 종류의 창업을 해야 할까 고민이 되었는데, 콘텐츠 쪽에서 일했으니 기술보다는 콘텐츠 분야를 해봐야겠다고 정했죠."

▲ (사진=나디오) © 팝콘뉴스


#1 오디오북 서비스라는 발상은 언제 어떤 계기로 떠 올리셨나요?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할 때 업무 때문에 녹음실에 들어간 적이 많은데요. 그래서 녹음 시스템에 익숙해서 테스트용으로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오디오북 10개 정도 만들어봤어요. 그러다 오디오 작가를 따로 고용해서 제대로 된 콘텐츠를 만들어서 다시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인스타그램에 오디오 작가 모집 광고를 내고 별 기대 없이 기다렸는데 무려 600명이 지원해주셨어요. 깜짝 놀랐죠.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수요가 있구나."

"오디오작가 지원해준 사람들 인터뷰를 하면서 '아하 모먼트'가 또 찾아왔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자신도 자존감이 낮아질 때라 위안이나 힐링이 많이 되었어요. 이건 사업화를 반드시 해야겠다는 용기랄까 그런 마음이 그때 처음으로 확신하게 했죠."

#2 오디오 에세이 구독제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인가요?

"이 좋은 콘텐츠를 어떻게 알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이걸 구독제로 1주일에 1회 편지 형식으로 전달해 볼까' 했어요. 1차 가설 검증은 오디오작가 모집으로 확신하게 됐고 2차 가설 검증으로 인스타그램 오디오 구독 광고를 냈어요. 베타 서비스를 시행하던 즈음에 코로나 시국이 터지고 비대면으로 고립감을 느끼던 사람들이 위안이 많이 된다는 피드백이 엄청나게 많이 왔어요. 앱은 지난해 10월 출시해서 지금은 메일을 통해 오디오 파일을 발송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앱을 통해 편리하게 구독할 수 있습니다."

#3 투자나 운영은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었나요?

"2021년 6월 본격적으로 공동 대표를 우연히 만나 법인 출발을 했고, 2022년에는 스파크랩에서 시드머니를 투자받아서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 (사진=최자인 나디오 대표 제공) © 팝콘뉴스


#4 창업한 초기, 혹은 최근까지 가장 어려웠던 지점이 있다면요?

"직장 생활을 오해하면서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일하다가 모든 일을 책임지는 자리에 서서 특히 고객한테 무언가를 판매하고 돈을 받는다는 사실이 적응이 잘되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겁이 나서 시험 삼아 아마존에 비싸지 않은 제품을 판매하는 경험을 몇 번 쌓으면서 감각을 찾았죠. 그리고 오디오출판클래스 1기와 2기가 완판되면서 용기를 제대로 얻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5 창업 이후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고객이나 귀인이 있었나요?

"뭔가를 만들어서 전혀 모르는 타인이 가치를 인정해주면 직장 생활할 때와는 너무 다른 감동을 받아요. 저희가 교육비를 받고 진행하는데도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팔아줘서 감사하다고 선물을 많이 해주세요. 작가님들이 글을 쓰고 보이스코칭을 받으면서 자신의 글을 읽다가 스스로 치유되는 듯한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작가님들이 녹음실 안에서 많이들 우세요."

#6 동시대 젊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창업을 준비 중인 MZ세대에게 인생 선배로서 한마디 해주신다면?

"저희 회사 공동대표와 직원들 전부 MZ세대이고, 저희 오디오작가 리스트 중에도 취준생들이 많아요. 나디오를 통해서 다양한 사연을 지닌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다양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현재 내가 처한 상황 말고도 다른 상황이나 다른 답이 많다는 걸 알게 돼요. 인생은 수능처럼 한 번의 기회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창업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하는 창업이라면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지 않고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으니 용기를 갖고 일단 시도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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