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고독사 비율 따라잡은 청년 고독사 예방 위한 언급은 무소식


(팝콘뉴스=박윤미 기자)"청년 고독사 현장은 대부분 원룸이나 오피스텔 5~10평 공간 조그마한 방이에요. 그 안에는 책, 필기구, 전자기기 같은 취업을 위해 공부한 흔적이 있어요. 그리고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같은 것들..." 스위퍼스 길해용 대표 유튜브 영상 中

서울시가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는 가운데 2022년 새해 첫 달 안전과 주택공급 계획이 발표됐다. 더불어 시는 혼자 살면서 제일 서러울 때가 '아플 때'라는 1인 가구 세대원들을 위해 시간당 5000원을 내면 병원 방문부터 접수, 귀가까지 돕는 '동행 서비스'를 2026년까지 누적 1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 1인 가구 밀집 지역 '환하고 안전하게'

서울시는 '나혼산' 족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밤길 불을 밝힌다. 이에 앞서 희망하는 지역의 신청을 받는데, 원하는 지역은 '서울시 1인 가구 포털'에서 하면 된다. 신청 마감일은 2월 13일.

이후 시에서는 사업 대상 구역을 확정해 '안심마을보안관'을 배치하고 '골목길 스마트보안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안심마을보안관' 사업과 '골목길 스마트보안등 설치' 사업은 1인 가구 밀집 거주지역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범죄들로부터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처음 시행했다.

'안심마을보안관' 사업은 2인 1조로 편성된 마을보안관이 밤 9시부터 다음 날인 새벽 2시 30분까지 방범 순찰과 함께 범죄 예방 활동을 벌임으로써 그 일대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두 달 동안 시범사업을 거친 결과 ▲부탄가스 폭발 화재 신고 ▲밤길 귀가 동행 ▲술 취한 사람의 지구대 인계와 같은 예방 활동이 이뤄졌다.

올해는 전문 경비업체가 선정, 투입된다. 본격적인 활동은 오는 4월부터 7월까지 약 4개월간 15개 지역에서 이뤄진다.

'골목길 스마트보안등 설치' 사업은 골목 내 오래되고 낡은 보안등을 사물인터넷 신호기가 부착된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것으로, 지난해 13개소에서 2941개 등이 교환 설치됐다.

스마트보안등은 '안심이 앱'과 연계돼 있어 앱을 구동시킨 뒤 보안등 주변에 접근하면 조명이 자동으로 불을 밝힌다. 긴급 상황이 일어났을 때 보안등이 깜빡이면서 자치구 CCTV 관제센터로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송돼 관제요원이나 경찰 등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올해는 시민 공모 등을 통해 선정된 장소에 총 2000개 스마트보안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 2026년까지 '1인 가구 맞춤형 주택' 7만 호 공급

2020년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139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4.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7만 가구에 달하는 '1인 가구 맞춤형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이달 중순 밝혔다. 주목할 점은 7만 가구 중 6만 9010가구가 '청년 1인 가구 주택'으로 공급될 예정이라는 것. 기존 1인 가구 최소 주거 기준이던 14㎡보다 11㎡ 넓은 25㎡의 공간을 보장하는 내용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이처럼 서울시가 2022년 새해 시작과 함께 발표한 '1인 가구 맞춤형 주택' 공급 계획은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소형'으로 건설되지만, 가족과 함께 사는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돌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 건강과 안전 문제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종전까지는 질보다 양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에도 투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다양한 세대가 공동 거주하는 '세대통합형 주택 모델' 공급 계획도 이번에 나왔는데, 밑그림을 보면 각 세대에 독립된 주거 공간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공공 인프라, 공동체 프로그램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년 1인 가구 주택 총 6만 9010호는 역세권 청년주택 5만 7310가구, 청년 매입임대 1만 1700가구로 나뉘어 조성될 예정이다. 시는 청년 1인 가구 세대원이 임대료 부담 없이 장기간 거주하는 것을 목표로 이 같은 사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사업에는 5년간 총 5조 5789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1인 가구 지원'을 1호 공약으로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번에 사업 계획을 밝히며 "이번 대책은 건강, 안전, 고립, 주거 등 1인 가구의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는 '4대 안심정책'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스위퍼스 길해용 대표가 20·30대 청년 고독사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스위퍼스 유튜브 채널) © 팝콘뉴스


■ 1인 가구 고독사 예방은?

오세훈 시장은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국은 '외로움부(Minister of Loneliness)'라는 장관급 부처를 신설해 운영한 지 2년 이상 지났다. 서울시의 선도적인 대책이 차기 정부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번에 1인 가구 청년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고독사'와 관련한 정책은 밝히지 못했다. 그저 1인 가구 세대원이 병원 치료가 필요할 때 시간당 5000원을 내면 병원에 동행해 주는 '동행 서비스'의 누적 인원을 1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언급만을 했을 뿐이다.

고독사 현장을 청소하고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스위퍼스' 길해용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람들이 청년 고독사가 많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한다"라며 "몇 년 전만 해도 중장년 고독사가 70%, 청년이 30% 비율이었다면, 현재는 중장년층 고독사 비율과 청년 고독사 비율이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스위퍼스 사무실에 보관 중인 고인의 유품이 담긴 상자를 가리키며 "이 두 개 상자가 청년 고독사 현장에서 나온 것이다"라며 "이들이 발견된 곳은 원룸이나 오피스텔 같은 5~10평 정도의 공간이었다. 방에서는 책이나 필기구, 전자기기 같은 공부한 흔적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20대 초반의 고독사는 취업이 안 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예가 많았다. 본인의 노력에 비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20대 중반과 후반은 장기간 취업이 되지 않음에 따른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는 경우가 많았다"고 현장 경험을 밝혔다.

그는 "취업 문제만 해결돼도 청년 고독사는 줄지 않을까 싶다"라며 "안타깝게도 20~30대 청년 고독사와 관련한 어떠한 정책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 노인 세대에 집중돼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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