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 아껴서 큰 꿈을 향해 나아간다

(팝콘뉴스=김진경 기자)* 편집자 주: 파이어족이란 '경제적 자립, 조기 퇴직(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따 만들어진 신조어다. 젊었을 때 임금을 극단적으로 절약해 노후 자금을 빨리 확보해, 늦어도 40대에는 퇴직하려는 이들을 가리킨다.

조기 은퇴라는 달콤한 개념은 파이어족이란 유행어로 익숙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관해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MZ파이어족플랜] 코너는 파이어족을 꿈꾸는 MZ세대를 위해 구체적인 기획안을 제안해주는 다양한 매체와 콘텐츠를 소개하고자 마련했다.

▲ (사진=유튜버 김알밥 박민지 씨 제공) © 팝콘뉴스


조기 은퇴에 관한 도서나 강연도 중요한 정보통이지만 무엇보다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통로는 실천하고 있는 파이어족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취지에서 '김알밥은 파이어족' 유튜브 채널을 운영는 20대 파이어족, 박민지 씨를 서면 인터뷰로 만나봤다.

박민지 씨가 조기 은퇴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돈이 되지 않는 직업을 갖고 싶어서였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들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부르는 직업들이었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해보려는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엔 사람들 말처럼 돈이 되지 않아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일하면서 돈을 벌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러다 파이어족이라는 조기 은퇴에 대한 정보를 처음 듣게 되는 순간 '아, 이거다' 싶더라고요."

"내가 당장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힘들게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조기 은퇴하고 걱정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이 들어. 파이어족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1 파이어족 관련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지금도 그렇지만, 현재 20대 파이어족은 굉장히 찾기 힘들어요. 파이어족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20대 파이어족에 관한 정보는 더더욱 없습니다. 다른 파이어족 관련 유튜버는 이미 은퇴를 한 분들이 많고, 좋은 이야기, 도움 되는 이야기가 많은 건 분명하지만, 솔직하게 그분들의 이야기가 20대에게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박민지 씨는 '내가 먼저 20대 파이어족으로써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돈을 모으려고 노력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면 파이어족을 꿈꾸는 분들이나 후에 내가 파이어(조기 은퇴)를 성공했을 때도 굉장히 의미 있게 남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하게 됐다.

▲ (사진=유튜버 채널 '김알밥은 파이어족') © 팝콘뉴스


#2 절약하는 삶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실천은 어렵다고 합니다. 자산관리를 위한 경제 다이어트 중에 생길 수 있는 애로사항이나 금기사항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절약을 한 번쯤은 해보셨겠지만, 생각보다 지키기 어렵고 금방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이전에도 소비를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파이어족이 되기로 결심 후에는 모든 소비를 통제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성공적인 절약의 첫 단계가 바로 티 안 나게 줄여보기라고 생각해요. 한 번에 50만 원을 줄이는 것보다 5만 원씩 줄이는 건 훨씬 쉽고, 이것들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어 노력하지 않아도 절약이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유튜버 김알밥이 소비에서 가장 금기하고 있는 사항은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매하는 행동이라고 한다. 천 원짜리 저렴한 물건이라도 가지고 싶다면 '1. 정말 필요한가?', '2. 대체상품이 있는가?', '3. 필요한 이유' 3가지 이렇게 써보면서 다시 한번 구매에 대해 고민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사지 않는다.

▲ (사진=유튜버 채널 '김알밥은 파이어족') © 팝콘뉴스


#3 현재 직장생활 중인 걸로 아는데 직종이나 직장의 규모는 어떻게 되시나요? 직장생활을 통해 경제적 다이어트에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반대로 방해가 되는 경우 소비를 촉진하는 경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현재 직장은 중소기업이며 직종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돈을 잘 번다는 인식이 있어 밝히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는 회사가 중소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일단 나라에서 이것저것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최근에 독립을 시작했는데 중소기업 청년 전세 대출을 통해 저렴한 금리(1.2%)로 80%의 전세 보증금을 받아 월세 걱정 없이 독립을 시작할 수 있었고, 중소기업 소득세 감면 제도를 통해 소득세를 감면받기도 했다고 한다.

"더 찾아보면 중소기업, 사회초년생에게 자산을 형성해주는 사업도 있고 여러 가지 지원을 많이 해주기 때문에, 정말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신 이런 것들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것!"

회사에서 점심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출근하는 날에는 점심으로 하루의 식사를 전부 해결해 추가 식비를 지출하지 말자는 주의다. 반대로 일이 힘들거나, 몸이 안 좋은 날, 야근을 하는 날에는 저도 모르게 보상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어 배달 음식 주문이나 쇼핑으로 그 마음을 채우게 되는 것 같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4 경제적으로 다이어트를 극심하게 하면 문화생활에는 돈을 여유롭게 쓰기 어려워지는 난관에 부딪히기 마련인데요. 문화생활은 보통 어떤 식으로 하시나요?

"저는 영화와 드라마 등 영상 매체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코로나 이전에는 매번 영화관에서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이 하나의 취미였어요. 그렇지만 코로나로 인해 외부 문화생활이 어렵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OTT(넷플릭스, 왓챠) 서비스로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극장에 가면 한 편당 만 원 정도를 낸다고 보면 OTT 서비스는 한 달에 만 원도 안 하는 예도 있어서 가성비로 따지자면 훨씬 좋아 극장에 자연스럽게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박민지 씨는 평소 전시회 같은 것도 좋아하는데, 무료 미술관 등을 방문하면 좋은 작품들을 돈 들이지 않고 볼 수 있어 집에서 보내는 것이 답답할 때 찾아가는 편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웬만하면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해결한다고 한다.

▲ (사진=유튜버 김알밥 박민지 씨 제공) © 팝콘뉴스


#5 가족분들이 파이어족 계획을 위해 협조를 해주거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작년 10월에 독립했습니다. 하지만 본가와 10분 거리에 독립해서 굉장히 가까워요. 현재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어, 회사와 가까운 곳으로 독립을 하게 되면 출근 후 강아지들이 혼자 집에 남아있게 되는데요. 저는 그것 때문에 본가와 가까운 곳에 독립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출퇴근 전후로 가족들이 강아지를 보살펴주고 있어, 빨리 집에 가야 한다는 압박이 사라져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매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절약하고 사는 걸 알고 있으셔서 그런지 평소에도 음식이나 생활용품을 많이 챙겨주시려고 하세요. 덕분에 식비는 거의 들지 않고 있습니다."

#6 스트레스를 받아 지출하게 된 비용을 뜻하는 신조어 'X발비용'이 유행 중인데요. 헛돈을 쓰지 않으면서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좋은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돈 쓰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써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방법은 특히 제가 자주 쓰는 방법인데요. 가끔 살다 보면 정말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를 정도로 이유 없이 힘든 날이 찾아올 때가 있어요. 근데 그 이유를 찾지 않고, 계속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버티다 보면 결국엔 참을 수 없는 상태가 와서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이나 충동 소비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현재 너무 힘들다면, 당장 글을 써보세요. 되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글을 쓰면서 뭉쳐있던 마음을 하나씩 펼쳐보면 그 안에 분명 답이 있더라고요."

민지 씨는 내가 왜 기분이 좋지 않은지, 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지 차분하게 글쓰기를 하면서 리스트를 만들어 약해진 멘탈을 성찰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저는 멘탈이 굉장히 약한 사람이라 심하면 거의 하루건너 번아웃 상태가 찾아와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있어요. 그럴 때, 내가 번아웃이 온 진짜 이유를 찾아 끊임없이 글을 쓰고, 나에게 질문하다 보면 항상 원인을 찾을 수 있더라고요. 많은 분이 경제적인 이유나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 스트레스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저는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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