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덟 번째 취미, '보자기공예'

▲ (사진=다르네 보자기 공방) © 팝콘뉴스


(팝콘뉴스=강나은 기자)포장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번 쓰고 버리는 포장지가 환경 오염을 야기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기업에서도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되도록 적은 포장지를 사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는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이럴 때 재조명받는 우리의 전통 포장지, 보자기를 통해 우아하면서도 지혜롭고, 고풍스러운 선물 포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재사용 포장지로서 보자기의 재발견


과거 보자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좋지 않았다. 그저 보자기에 대충 싸놓으면 보따리가 되기 일쑤였고, 보자기란 서양식 가방을 살 수 없어 대신 책 등 소지품을 넣어 메고 다니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유독 명절이 되면 이 보자기 포장은 고급스럽게 변했다. 주로 귀한 선물 포장에만 보자기 포장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는 예단을 포장할 때 반드시 이 보자기에 포장하는데, 보자기의 무늬나 수가 고급스러운 만큼 그 내용물의 가치를 가늠해볼 수도 있었다.

이 정도 보자기 포장은 누구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보자기공예는 이와는 조금 다르다. 보따리로 오해받을 일이 없을 만큼 정성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면으로 색이 다른 보자기를 사용해 하나의 작품이나 소품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SNS가 발달하면서 선물 자체보다도 그 포장에 시선이 집중되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과한 포장을 비판하는 눈길도 적지 않으니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아이템으로 보자기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보자기를 그대로 영문으로 바꾸어 'Bojagi'라는 단어로 사용하는데, 환경 이슈가 많은 나라에서 보기에 이보다 적절한 포장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선물 포장에 있어서는 심미성이 필요한 기능 전부였다. 그렇기에 얼마나 고급스러운 소재로 선물을 포장하는지가 관건이었고, 이것이 다시는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것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반대로 선물 포장에 있어 심미적인 기능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포장의 의미가 사라진다. 재사용과 심미적인 기능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포장재는 보자기가 거의 유일하다.

▲ (사진=다르네 보자기 공방) © 팝콘뉴스


일상생활에서의 높은 실용성


보자기공예는 실용성도 굉장히 높다. 특히 어떤 내용물임에도 상관없이 포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인 포장지는 울퉁불퉁한 표면을 잘 포장하기 어렵고, 상자는 크기에 정확히 맞아야 하는 제한이 있다. 그런데 보자기에는 그러한 제한이 거의 없다. 이러한 점 덕분에 요즘에는 일상적으로 선물 포장뿐만 아니라 도시락 포장, 물병 포장 등에 활용해서 쓸 수도 있다.

보자기공예가 유용할 때는 어른들에게 선물을 드려야 하는 순간이다. 아름다움과 정성을 한꺼번에 보일 수 있어 점수 따기에는 제격이다. 예로부터 명절에 인사 갈 때, 사위나 며느리가 보자기에 싸인 귀한 선물을 가져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반대로 외국인에게 선물할 때 역시 한국의 전통 포장법을 통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다. 요즘에는 와인 등을 포장할 때도 사용되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풍스러운 감성을 선물한다.

▲ (사진=다르네 보자기 공방) © 팝콘뉴스


개성을 담아 변주하며 다채로워지는 마법


보자기는 무조건 촌스러운 색만 있다는 편견도 내려놓자. 화려한 색이 싫다면, 파스텔톤이나 채도가 낮은 색상의 보자기도 다양하게 나와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한 가지의 매듭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매듭법이 있어 직접 다양한 방식으로 보자기공예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다르네 보자기 공방 허윤희 대표는 2030세대가 이러한 변주에 익숙하다며 한 수강생의 이야기를 곁들인다.

"보자기를 한 번도 접한 적 없는 수강생분이 수업을 들으러 오셨는데, 다양한 원단과 매듭 방법에 대해 감탄하신 적이 있어요. 실제로 공방을 차리시면서 보자기 포장을 접목하시기도 하셨답니다. 본인의 스타일대로 받아들이고 응용해서 접목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보자기 포장에는 정답이 없고 본인 스타일을 찾아가는 게 매력인데, 그 매력을 잘 아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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