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한 번째 취미, '양모펠트'

▲ (사진=유님공방) © 팝콘뉴스


(팝콘뉴스=강나은 기자)반려동물을 자기 가족처럼 여긴다는 펫팸족(Pet+Family)에 이어 반려동물을 자신처럼 아낀다는 펫미족(Pet+Me)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재 성인 10명 중 6명은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있으며 반려동물을 위해서 시간과 돈 쓰기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똑같이 생긴 미니미를 직접 만드는 데 청년들이 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눈앞에 어른거리는 반려동물 그대로 재현하기


일하고 있을 때면, 학교에 있을 때면, 자꾸 눈앞에서 반려동물이 어른거린다. 얼른 한시라도 집에 일찍 들어가 '오구오구' 해주며 놀고 싶다는 상상은 꺼지지 않는다. 그래서 수백 장, 수천 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지만, 그럼에도 이 귀여움은 화면에 모두 담기지 않아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 그런 이들을 위한 취미가 있다. 바로 양모펠트다.

양모펠트란 울을 뭉치게 하여 모양을 만드는 취미활동이다. 기존의 천으로 만든 인형을 상상하면 안 된다. 생생함이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푸들의 꾸불꾸불한 귀여운 털은 물론, 단모 강아지의 털, 장모 고양이의 수북한 털까지 촉감마저도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다.

그렇기에 반려동물을 키우며 반려동물과 닮은 아이템을 구매하는 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취미 생활이 없다. 보기만 해도 앙증맞은 그 모습을 작은 크기로 담아 입체 액자에 넣거나 피규어처럼 놓거나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써도 좋을 테니까.

게다가 재료의 유통기한도 없고,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혹여 랜선 집사라고 하더라도 원하는 고양이나 강아지 모습을 본떠서 만드는 것도 가능한 만큼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지만, 예쁜 고양이나 강아지 인형을 원하는 사람도 도전해봐도 좋다.

▲ (사진=유님공방) © 팝콘뉴스


자세히 보고, 오래 본 대로 만들기


양모펠트의 원리는 간단하다. 섬유질을 서로 엉키게 만드는 것이다. 즉 울을 바늘로 콕콕 찍으면, 울이 서로 엉키며 단단해지면서 모양이 잡힌다. 이 위로 털을 심어주면 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처음부터 단단하게 모양을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모내기를 한다고 해도, 땅이 질퍽질퍽하면 쉽게 숭덩숭덩 빠져버리잖아요. 그런데 땅이 단단하면 뽑아도 잘 안 뽑히겠죠? 그런 식으로 처음에 단단하게 뭉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 뭉칠 때 많은 양을 뭉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보태며 단단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한꺼번에 울을 많이 잡아서 뭉치면, 단단해지지 않고 늘어지는 곳이 생기기 마련이고, 모양도 원하는 대로 잡기 어렵다.

양모펠트용 바늘은 아주 날카롭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찔러줘야 해서 쉽게 부러지곤 한다. 이때 깊게 찌른다고 생각하고, 직선으로 찔러야 한다. 대각선으로 찌르려고 하면 바늘에 찔릴 가능성도 있고, 바늘이 쉽게 부러진다. 또한, 양모펠트를 할 때는 아래에 반드시 스펀지를 두고 해야 한다는 점도 반드시 기억하자.

표현하고 싶은 반려동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직모종이라면 적당한 길이만큼 잘라서 간격에 맞춰 털 방향대로 심어야 하고, 푸들의 경우에는 푸들의 털과 비슷한 울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털 색이 고르지 않다면, 여러 털을 섞어 심어야 한다. 털 뿐만 아니라 눈동자나 코 등은 부자재를 활용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모양이 워낙 다양하고, 현실감이 뛰어나 이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아도 좋다.

▲ (사진=유님공방) © 팝콘뉴스


곁에 있든, 곁에 없든 항상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위해


유지은 유님공방 대표는 원데이클래스를 겸하여 주문제작에 나서기도 하는데, 펫로스(Pet+Loss)를 겪은 청년들이 특히 양모펠트로 마음을 달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본인이 키우는 반려동물 사진을 가져와서 만드시는 경우가 매우 많은데요. 이미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의 사진을 가져와서 양모펠트로 만드시는 분들도 많아요."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내 손으로 정성을 들여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서서히 그 모습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양모펠트로 펫로스에 대한 슬픔과 허전함을 채울 수 있지 않았을까.

양모펠트가 꽤 즐거웠다면, 이를 통해 창업도 가능하다. 워낙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고, 수작업으로만 가능한 동시에,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 기존에 이 일을 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진입하는 창업자에게도 꽤 많은 기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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