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플레이리스트

▲ (사진=유튜브 채널 'bytheway') © 팝콘뉴스


(팝콘뉴스=강나은 기자)일하기도, 공부하기도 싫은 지금, 집중력을 높여줄 방법을 찾고 있나요? 잔잔하고, 지루하지 않은 음악으로 뇌를 자극하는 건 어때요? 가사가 없으니 집중하기에도 좋고, 어디에서 틀어놔도 감각 없다는 소리는 안 들을 것 같은 음악만 골라놓았습니다.

* 과거의 우리의 문화생활은 어땠나요? 음악을 감상하고, 책을 음미하며 산책을 즐기기도 했죠.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문화생활은 어떤가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동영상을 즐기며, 책을 읽기도 하고, 운동도 합니다. 우리의 문화생활 모두가 어느새 스마트폰 속으로 쏘옥 들어갔죠. 그런데 너무 콘텐츠가 많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시겠다면, '디지털 문화생활'에서 애플리케이션, 유튜브,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내 손바닥 위에서 즐기는 디지털 문화생활,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효율을 높이는 플레이리스트 장전 중


공부의 효율,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음악이라는 것 알고 계신가요? 신기하게도 잔잔한 음악을 틀어두면, 고민하던 문제가 조금은 풀려나간다거나 하기 싫던 일이 조금은 할 만해지는 경험 모두 한 번씩은 해보셨을 텐데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순하고 간단한 작업에는 복잡한 음악이, 복잡한 업무에는 단순한 음악이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복잡한 음악이야 골라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100곡만 들어도 괜찮으니까요. 그런데 단순한 음악은 쉽지 않습니다. 너무 잔잔하면, 졸음이 오거나 느슨해지기에 십상이고, 너무 경쾌하면 집중도를 흐트러뜨리곤 하니까요. 그래서 조용한 음악, 연주곡을 찾아서 듣곤 해도 마음에 드는 플레이리스트 하나 찾기가 어렵습니다. 노동요로 쓸만한 플레이리스트를 찾아다닌다고 오히려 시간을 더 쓰기도 하고요. 이쯤 되면, 그냥 공부나 일하기 싫어서 애쓰는 기분이 되어버리고, 하던 것들도 다 놓아버리고 싶어지죠. 그런 이들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맛집을 소개합니다.

▲ (사진=유튜브 채널 'bytheway') © 팝콘뉴스


기분에 따라, 취향에 따라 특별한 테마대로


'bytheway', 번역한다면 '그건 그렇고'라는 이름의 이 채널은 노동을 위해 태어난 플레이리스트로 가득합니다. 유튜버 역시 음악을 선곡할 때 이 점을 고려한 듯한데요. 대놓고 직원 playlist가 있는 점도 그렇지만, 댓글로 남긴 내용에서도 "곡을 선정할 때, 너무 지루하지 않게, 너무 시끄럽지 않게 하려고 그 순서도 고려해 플레이리스트를 올린다"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곡들, 흔한 연주곡들이 섞여 있지만, 다양한 곡을 듣는 즐거움이 큽니다. 여타 플레이리스트와 달리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죠.

애청자들은 영상 댓글에 "공부할 때마다 들어요". "역대급이다. 수학 문제 푸는데 마치 아무도 풀지 못한 수학 공식을 연구하는 수학자 기분", "클래식 특유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아름다워요"라고 표현하며 매일 같은 시간 듣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요. 저 역시 쓰는 글에 따라서 배경음악으로 항상 듣곤 합니다.

전체 플레이리스트는 71개에 달하지만, 대체로 가사가 없는 곡이어서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하게 도와줍니다. 이 플레이리스트 중 사랑받는 테마 몇 개를 소개해드릴게요. 첫 번째는 '직원의 playlist'입니다. 그런데 이 직원이 박물관이나 천문대, 재즈바, 서점에서 일하는 직원이거나 정원사, 등대지기, 시인, 서예가 등입니다. 마치 이런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음악의 느낌을 주는데요. 물론 실제로 이 사람들에게 추천 리스트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저 유튜버가 음악을 들으면서 비슷한 느낌대로 고른 플레이리스트죠. 하지만 제목, 화면과 완벽할 만큼 잘 어울리는 건 왜일까요. 그래서인지 애청자들은 좋아하는 직원이 정해져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박물관 직원의 플레이리스트를 좋아하는 이들은 약간은 어두우면서도 웅장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클래식 곡을 좋아합니다.

두 번째로 추천할 테마는 'book club playlist'입니다. 아예 책 제목이 영상에 찍혀 있지만, 반드시 그 책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책이면 가장 적당하고, 그 책과 비슷한 느낌의 책이어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아니면 그저 그 책에 대한 기억이 좋아서 플레이리스트만 들어봐도 괜찮죠. 예를 들어 '인간실격' 소설을 재미있게 봤다면 '인간실격' 플레이리스트도 마음에 들 것이 분명합니다. 소설 전반에 깔린 그 우울함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취향일 테니까요.

▲ (사진=유튜브 채널 'bytheway') © 팝콘뉴스


인디음악에, 작은 공원에 끌리는 이들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솔직히 말해서 필요한 순간마다 BGM을 깔아줄 법한 유튜브 채널은 대단히 많습니다. bytheway가 굉장히 유명한 편도 아니고요. 하지만 마치 유행가보다는 인디음악에, 사람 북적거리는 테마파크보다 조용하고 작은 공원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bytheway에 마음이 더 끌릴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bytheway 채널에 아쉬움은 있습니다. 아무리 플레이리스트라고 해도 배경화면이 되어줄 사진이나 그림도 중요한데요. 감각적이기는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화면을 줄여놓고 듣는 이들에게는 상관없겠지만, 한쪽에 틀어놓는 경우 조금 지루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가사 없는 음악을 제외하고는 플레이리스트가 없다시피 해서 가사 있는 음악도 추천받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집안일을 하거나 잡다한 업무를 처리할 때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음악도요. 즉 다양성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럼에도 지금 올려둔 플레이리스트만으로도 취향 저격이라서 bytheway를 추천합니다.

무언가 머리 아픈 일을 앞둔 모두의 효율을 높여주고, 특별한 상황으로 몰입을 도와줄 BGM이 가득한 곳, bytheway였습니다.

비슷한 유튜브 추천

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원한다면: thanks for coming.

감각적인 화면, 정중앙에 있는 채널명이 끌린다면: essential;

간단하지만 움직이는 화면을 원한다면: BeiGe Mellow 베이지멜로우

디지털 유목민의 한 줄 평

장래희망카페사장(남, 30대 후반): 업무공간, 공부 공간을 고급스러운 카페처럼.

일하는고래(여, 30대 초반): 좋은 음악은 고래도 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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