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학자금대출·금융권대출 2만 명 대상 1000억 규모 '채무조정'

▲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청년 채무부담 경감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왼쪽부터) 금융위원회 고승범 위원장, 교육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한국장학재단 정대화 이사장, 신용회복위원회 이계문 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 팝콘뉴스


(팝콘뉴스=박윤미 기자)사회생활 시작도 전에 빚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위해 정부가 '빚 탕감' 정책을 시행한다.

정부는 2022년부터 매년 원금 1000억 원 규모의 약 2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채무조정 사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10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학자금대출 외 기타 금융권 대출을 보유한 '청년 다중 채무자'가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에 따른 정부 대책을 지시한 지 한 달여 만에 마련된 것이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다중 채무 중인 20대는 지난 6월 기준 83만 4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한민국 20대 청년 중 약 12.4% 비율로, 이들이 지닌 대출 잔액은 47조 6512억여 원이다.

통합 채무조정 사업이 시행되면 학자금대출과 금융권 대출을 연체한 채무자는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통합 채무조정 받을 수 있게 되는데, 기존에 비해 더욱 강화된 채무조정 지원이라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다중 채무자가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하면 한국장학재단에 별도 신청하지 않아도 학자금대출을 포함한 모든 채무에 대해 채무상환독촉은 중단되며, 일괄 채무조정이 시작된다.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원금감면(최대 30%) ▲연체이자 전부 감면 ▲확대된 분할 상환 기간 적용(최대 10년 → 20년) 등도 이번 채무조정 사업을 통해 가능해졌다.

이러한 혜택은 신청자의 소득이나 재산 등을 검토한 뒤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라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장학재단에서는 사망이나 심신장애 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학자금대출 원금을 감면해왔으나 이번 협약으로 신용회복위원회에 통합되면서 원금의 최대 30%까지 감면한다는 방침이다.

신용회복위원회에도 채무자가 채무조정을 신청하면 수수료(개인 5만 원)를 면제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청년층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이 연체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신용회복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협약이 다중 채무로 부담을 지녀야 했던 청년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청년 채무부담 경감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정부의 '청년 채무조정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2일에는 교육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장학재단, 신용회복위원회가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에 모여 '청년 채무부담 경감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취업난과 그로 인한 생활고 등 많은 청년이 겪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과 관련, 그들의 재기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 여러 날 논의한 끝에 마련한 구상안을 대외에 알림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한 자리로 볼 수 있다.

이 자리에 모인 교육부 및 협약기관들은 학자금대출과 금융권 대출을 중복해 가지고 있는 다중 채무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본래의 목적에 집중하면서, 이를 위해 우선돼야 할 채무조정 제도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또한 신용회복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상자들에게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가는 방안 등 기관별 역할 분담에 관해서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한국장학재단과 신용회복위원회에서는 청년들의 채무 문제 재발을 방지하고 경제적 재기에 필요한 신용·금융 교육을 시행하는 한편 취약계층 학생 지원을 위한 장학사업 등에 대해서도 지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협약식에 이어 한국장학재단은 학자금대출을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대상으로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신용회복지원 협약' 가입 절차를 밟았다.

▲ 김형년 두나무 공동 창업자 겸 수석 부사장과 이석우 대표,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서병재 상임이사가 기탁식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두나무) © 팝콘뉴스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 한국장학재단에 70억 원 기탁


정부가 '청년 다중 채무자'들의 빚 탕감 프로젝트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 기업인 두나무가 취약계층 청년들을 위해 한국장학재단 측에 70억 원을 기탁했다.

두나무는 지난 22일 한국장학재단과 '푸른등대 두나무 기부장학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70억 원을 기탁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나무와 한국장학재단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이어 앞으로 ▲학자금대출 장기연체자의 신용회복 지원 ▲취약계층 대학생에 대한 디지털 교육 인프라 지원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기부 장학사업 수행과 같은 청년지원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

두나무에서 기탁한 70억 원은 학자금대출을 장기 연체한 청년 가운데 성실한 상환자 약 7000여 명의 잔여 채무액을 지원하는 '신용회복 지원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더불어 취약계층 대학생 1300명에게는 온라인 교육 인프라를 지원하는데, 이때 필요한 디지털 기기 지원사업에 일부 사용된다.

두나무 공동창업자이자 수석 부사장인 김형년 씨는 "취업 전부터 학자금대출 등으로 많은 부담에 시달리는 2030 청년들에게 힘이 돼주고, 누구나 정보와 교육에 소외됨 없는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푸른등대 기부 장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이 우리 사회의 중심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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