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학개론] 나에게 꼭 맞춘 목가구로 이룬 즐거운 나의 집

스물일곱 번째 취미, '목공'

강나은 기자 | 기사입력 2021/11/04 [16:53]

[취미학개론] 나에게 꼭 맞춘 목가구로 이룬 즐거운 나의 집

스물일곱 번째 취미, '목공'

강나은 기자 | 입력 : 2021/11/04 [16:53]

▲ (사진=느린나무협동조합)  © 팝콘뉴스


(팝콘뉴스=강나은 기자) 집 안에서 뚝딱뚝딱하는 공구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코로나19 시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셀프 인테리어가 유행했고, 이에 맞춰 목공 취미는 더욱 날개를 달았다. 굳이 DIY로 유명하다는 가구 판매장을 찾지 않아도, 그보다 더 마음에 쏙 들고, 나에게 꼭 맞춘 가구를 가질 수 있는 알찬 취미 생활을 시작해보자.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마음에 걸리는 가구 한 점, 내 집에 남긴 오점


 

가구를 사야 할 때마다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내가 원하는 모양대로, 내가 원하는 쓰임새대로, 특히 내가 원하는 크기대로 딱 맞는 가구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기성복은 그나마 어느 정도 몸에 맞지만, 기성 가구는 '어느 정도' 집에 맞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운 좋게 딱 맞는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길이와 너비, 높이 중에서 하나쯤을 포기해야 하고, 그 결과 생겨난 단차는 자꾸만 눈에 거슬리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그마한 오점을 없애기 위해 맞춤 가구를 주문할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목공의 유혹이 찾아온다. 나무판자, 경첩 몇 개만으로도 원하는 가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요즘에는 원하는 치수대로 목재를 재단해서 보내주는 곳도 많아 재료 구하기에도 쉬워졌으니 두려울 것도 없다.

 

게다가 다른 취미와 달리 목공은 '쓸 데 있는' 취미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매일 쓰는 가구, 매일 쓰는 소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본적인 몇 가지의 목공 기술을 익히면,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실용성 높은 가구는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내 집에 오점으로 남은 빈틈을 제대로 채울 차례다.

 

▲ (사진=느린나무협동조합)  © 팝콘뉴스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 만들어진 가구 만나기


 

목공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이러한 효율성과 실용성만을 고려하지만, 실제로 목공 이후 느끼는 만족도는 다른 차원으로 높아진다. 우선 좋은 목재를 쓰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크다. 새로운 가구를 들이고 나면, 한동안 새 가구 냄새가 빠지지 않는다. 이 냄새에 코가 민감하지 않다고 해도, 새 가구의 폼알데하이드 등 발암물질은 단순히 불쾌감을 넘어 두통이나 비염, 아토피 피부염 등의 증상을 보이는 새집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목공을 한다면 고급 목재, 즉 집성목이나 원목을 저렴하게 구매해 가구를 만듦으로써 이러한 위험에서 원천 봉쇄가 가능하다.

 

두 번째 목공의 매력은 구매로는 느낄 수 없는 가구에 대한 애착이다. 필요로 사고, 필요가 없으면 버려지는 상품과 달리, 내가 만든 작품은 비록 매끈한 모양이 아니더라도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특히 아이들 침대나 책상 등을 만들었다면, 아이들의 키와 아이들의 잠버릇, 공부 습관에 따라 만들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과 부모의 애착 역시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의미를 지닌 가구는 더 이상 가구가 아닌 작품이 된다.

 

그러나 목공 초보라면 큰 부피를 차지하고, 다양한 기술이 필요한 가구에 무작정 도전할 수는 없다. 기초반에서는 다리가 있는 가구, 문과 서랍이 들어간 가구부터 하나씩 만들며 기초 실력을 쌓는다. 이렇게 기본적인 모양을 한두 개 만들어 본다면, 본격적으로 자신이 디자인한 가구도 수월하게 만들어 볼 수 있다. 단, 기초반에서는 목재를 직접 자르지 않는다. 목재를 자르는 장비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만약 목공을 생업으로 고려할 만큼 목공에 대한 애착이 깊어졌다면, 그때 배워도 늦지 않는다.

 

더욱 간단하게 목공을 배워보고 싶다면, 우드 카빙에 도전해보자. 숟가락, 젓가락을 직접 깎아볼 수 있는 활동이다. 이는 간단한 소도구만으로도 가능하고, 시중에도 DIY 세트가 많아 좁은 공간에서도 해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공방에서 도마 만들기도 경험해볼 수 있다. 

 

▲ (사진=느린나무협동조합)  © 팝콘뉴스

 


오래 걸릴수록 더 애틋해지는 목공이라는 매력


 

느린나무협동조합 전종화 목수는 공방에서 초보자와 숙련자 등을 대상으로 목공 수업을 다수 진행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는 나이대가 높거나 장애가 있는 수강생도 적지 않다. 하지만 나이와 장애 여부가 목공 수업을 듣는 데에 있어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여든이 된 한 수강생은 시골집에 들어갈 가구 전부를 자기 손으로 만들었다. 그는 항상 "가구를 만들면서 더 젊어졌다"라고 말한다. 가구 하나가 탄생하기 위해 들이는 정성이 적지 않다. 가구가 들어갈 공간을 줄자로 재고, 문과 경첩 등의 치수를 계산하고,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 또한, 목재를 원하는 크기로 자르고, 이를 연결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 자기 머리와 손을 써야 하므로 더 젊어진다는 의미다.

 

"아무래도 나이대가 높으시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 진도가 약간 더딜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못 할 수준은 아니에요. 게다가 오랜 정성을 쏟으시기 때문에 만족도도 더 높으시거든요. 어차피 위험한 작업이 들어가는 과정은 저희가 선작업으로 해두기 때문에 너무 위험할 일도 적고요. 그래서 더욱 목공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어르신이나 장애인을 포함해 모든 초보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 이는 주로 목재를 자르는 과정에 포함되지만, 회전하는 기계가 많기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며, 머리카락이나 장갑 실오라기 등이 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발로 공구가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혹여 생길지 모르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발등을 덮은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손을 보호하기 위해 장갑을 껴야 한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장갑이 회전하는 기계에 말려 들어가면 사고가 더 커져요. 오히려 손이 닿았으면 찰과상으로 끝났을 겁니다. 그래서 장갑은 목재 겉면을 코팅하거나 사포질을 하는 등, 수작업할 때만 착용해주셔야 합니다. 가구를 잘못 만들면 그건 어떻게든 수습할 수 있습니다. 드릴을 잘못 쓰면 그 부분을 커버하고, 못을 잘못 박았을 때는 다시 박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안전사고만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 부분만 주의해주신다면, 목공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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