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 누구도 가족 뺏겨선 안 돼"... 영화 '그림자꽃' 언론배급 시사회

북송 요구 김련희 씨 일상 다뤄... 남북 '다른 점' 아닌 '비슷한 일상·마음' 주목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1/10/19 [15:30]

[현장] "그 누구도 가족 뺏겨선 안 돼"... 영화 '그림자꽃' 언론배급 시사회

북송 요구 김련희 씨 일상 다뤄... 남북 '다른 점' 아닌 '비슷한 일상·마음' 주목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1/10/19 [15:30]

▲ 19일 '그림자꽃' 시사회에서 김련희 씨(왼쪽)와 이승준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ROSC)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제12회 타이완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아시안 비전 경쟁 부문 대상,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 2020년 아카데이시장식 단편다큐멘터리 부문 노미네이트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그림자꽃'이 관객을 찾는다.

 

19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 영화 '그림자꽃'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승준 감독과 영화에 출연한 김련희 씨가 참석했다.

 

'그림자꽃'은 치료 차 찾은 중국에서 브로커에게 속아 한국에 온 이후 줄곧 북한 송환을 요구해 온 '평양 시민' 김련희 씨의 매일을 담은 영화다.

 

이날 이승준 감독은 "해외 다큐 영화제에 가면 북한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종종 있다. 북한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하는 게 부러우면서도 한 가지 방향으로만 그려내는 것 같아 불편했다"며 "서로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왔으니까 비슷한 점을 찾아보자고 생각했다. 김련희 씨는 법적으로는 대한민국 국민이었지만 정체성은 북쪽 사람이었고,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영화의 시작을 설명했다.

 

이승준 감독이 김련희 씨를 처음 찾아간 것은 지난 2015년, 영화는 그로부터 5년만인 2019년 완성됐다.

 

김련희 씨가 베트남 대사관에 망명 신청하고, 대사관으로부터 주거침입으로 소환장을 받고, 여권을 발급받았지만 매달 연장되는 출국금지 기간에 좌절하는 모습을 담으면서, 영화는 김련희 씨의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줄곧 비춘다. 김련희 씨의 딸과 남편, 어머니, 아버지는 평양에 살고 있다.

 

김련희 씨가 한국에서 보낸 10여 년간, 김련희 씨의 딸은 학생에서 사회인이 됐다. 영화는 이 같은 변화도 일부 화면으로 담고 있다. 평양 촬영분은 핀란드 국적의 동료 감독이 진행했다.

 

이승준 감독은 "2016년 겨울과 2017년 10월, 가을에 두 번 평양을 촬영했다. 쉽진 않았다. 촬영할 수 있을 때까지 1년여가 걸렸다"며 "거기서도 아버지와 딸이 밥 차려서 챙겨 먹고, 출근하고, 이런 건 똑같다. 비슷한 점들을 하나씩 찾는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영화의 또 하나의 결을 소개했다.

 

김련희 씨는 "(북송 요구에 쏟아진 악플 등에 관해) '선생님의 딸이 북에 억류됐다고 하면 여기 계속 있을 수 있겠냐'고 질문하고 싶다. 북에 있고 정치 대립 상태니까 평생 안 보고 살 자신이 있는지(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승준 감독은 "다큐멘터리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자꽃' 역시 다르지 않다. 다양한 질문들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질문들을 내뱉어주시고,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담론이 생긴다면 '그림자꽃'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하게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련희 씨 역시 "북에 핀란드 감독이 갔다. 이승준 감독이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고, 거리도 가장 짧은데, 왜 외국인을 통해서만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슬펐다)"며 "누구도 가족을 뺏겨선 안 된다. (영화가) 분단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가족에게 돌아가는 일이 한 걸음이라도 빨라졌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남녘 분들이 평양에 초청되는 상황도 그려본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림자꽃'은 오는 27일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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