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인간관계 때문에 손해 보지 마라"

'같이 있고 싶다가도 혼자 있고 싶어' 저자 심정우 작가 인터뷰
사회초년생과 내성적인 사람을 위한 현실적인 인간관계 처방전
'내성적인 작가'가 독립적인 내향인이 되는 방법 조언해줘

김재용 기자 | 기사입력 2021/10/18 [14:44]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인간관계 때문에 손해 보지 마라"

'같이 있고 싶다가도 혼자 있고 싶어' 저자 심정우 작가 인터뷰
사회초년생과 내성적인 사람을 위한 현실적인 인간관계 처방전
'내성적인 작가'가 독립적인 내향인이 되는 방법 조언해줘

김재용 기자 | 입력 : 2021/10/18 [14:44]

(팝콘뉴스=김재용 기자)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코너는 '느린 뉴스'의 가치를 찾고자 합니다. 우리는 속보성 뉴스의 빠른 가치에만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의 눈은 선정성, 흥미위주, 자극적인 스트레이트 고발 기사로만 채워집니다. 때문에 독자들은 금세 피로감을 느끼고, 뉴스는 소장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무의미한 소비 거리로 전락합니다. 

 

본 코너는 뉴스를 통해 사건을 보기보다 인물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인물을 통해 사건을 보면 우리 일상이 총체적으로 파악됩니다. 총체적으로 파악되면 인간적인 가치를 우선시하게 됩니다.

 

▲ (사진=심정우 작가)  © 팝콘뉴스


'혼자 있고 싶다. 대화는 하면 할수록 지친다. 우르르 모여서 먹는 밥보다는 혼자 먹는 삼각김밥이 마음 편하다. 사람이 싫지는 않은데 모임에 가면 10분도 안 돼 집으로 돌아가 편히 쉬는 모습을 상상한다. 혼자서 집에 가는 길이 더 편하다. 지하철역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으려고 괜히 가운데에서 멀리까지 걷는다.' 

 

책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서문은 이렇게 끝난다. 

 

'스스로 내향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일단 안심하라.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조용하고, 말수가 적지만 차분하고 생각이 깊다는 점. 예민하지만 섬세하다는 점. 이런 특성을 그대로 유지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려 한다.'

 

내향인을 위한 인간관계 처방전 '같이 있다가도 혼자 있고 싶어'를 출간한 심정우 작가를 만나봤다. 

 


혼자 있고 싶은 것은 괜찮아


 

이 책의 저자 심정우 작가는 기자를 향해 부끄러운 듯 눈을 내리면서 조용히 말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히려 좋은 사람. 섬세하고 예민하고 조용한 성격 때문에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라며 소위 '인싸'같은 성격이 아니라 자책해본 사람.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내면서도 속으로는 한없이 집에 가고 싶은 사람.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은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 사람 만나는 약속이 반가우면서도 괴로운 사람. '같이 있고 싶다가도 혼자 있고 싶어'는 제목 그대로 '군중 속의 고독'과 '혼자 있고 싶은' 양가감정을 느끼는 내성적인 사람에게 말을 거는 책입니다."

 

심정우 작가는 내향성으로 내면의 산을 다지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산을 천천히 음미하듯이 등산한다. 그 내면의 산을 하나하나 정복할수록 그 산은 자신의 모습을 닮아 간다. 심정우 작가가 처음부터 내향인의 정체성을 자기 삶으로 통합(완성)시킨 것은 아니다. 사회초년병 시절 외향성 친구들의 시끌벅적한 리더십이나, 그들의 SNS를 채우는 친구들의 아이콘들이 부럽기도 했다. 아니, 그처럼 외향성의 정체성을 지니지 못하면 사회적 낙오자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했다. 

 

실상 우리 사회는 내향인을 뒤처진 사람, 남들의 뒤를 겨우겨우 쫓아가는 사람쯤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지금도 중장년층은 내성적인 성향의 청년들을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사람으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사회가 워낙 빠르고 급박한 성취의 탑을 쌓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가치를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급하게 달려가면 천천히 가는 것들의 '묵직함'과 '빛남'을 보기 어렵다. 외향적인 것들이 급하게 달려갈 때 내향인 것들은 외향인이 흘린 보물들을 하나하나 주워 담는다. 그래서 이 책의 출간은 반갑고 소중하다. 심정우 작가는 그 보물들을 하나하나 주워 책을 써냈다. 그것이 이번 10월에 출간된 '같이 있고 싶다가도 혼자 있고 싶어'라는 책이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나 심리학책들은 인간관계의 처방으로 성격의 기초(주로 외향적인 성격으로)를 바꾸라고 말한다. 타고난 특질은 바꾸기 쉽지 않을뿐더러 그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논란이 있다. 정작 내성적인 사람들의 자존감을 확립하거나 높이는 문제에 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내성적인 사람이 자신의 특질을 고수하면서 자존감을 발전시키는 면에 주목한다. 게다가 내성적인 저자가 이야기하기 때문에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누구나 어느 정도는 내성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책은 크게 4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MBTI의 I로 시작하는 유형으로 많이 알고 있는 내향인의 성격과 몸을 깊이 들여다본다. 두 번째 장에서는 '같이 있고 싶다가도 혼자 있고 싶어서' 내향인이 사회생활에서 겪어야 하는 불편과 단점을 극복할 방법을 알아본다. 세 번째 장에서는 결점이라고만 생각했던 내향성에 내향인 자신도 몰랐던 장점을 살펴보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네 번째 장에서는 외향적인 성격이 되려는 노력 대신 내향성과 자기다움을 지키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내향인의 장점을 활용하라


 

"자신 안의 내향성을 제대로 바라보자는 게 책의 메시지입니다. 섬세하고 조용한 내향인에게는 그들만의 삶의 방식과 나름의 평온함에 이르는 길이 있음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심정우 작가는 또 낮게 말했다. 그럼 내향인의 보물(장점)은 무엇일까? 작가는 그 첫 번째로 침착함이라고 말했다. 

 

"예민하고 자신감 없고 생각도 많아 불안한 내향인은 어떻게 심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다행히 내향인에겐 침착함이라는 숨겨진 장점이 있습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서도 침착하게 할 일은 해내는 게 내향인의 장점입니다."

 

-소방관이 불을 진화하듯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다른 사람들을 안심시킨다. 이렇듯 위기 상황에서 내향인의 침착함은 사람들에게 믿음직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본문 127p

 

"세심한 내향인은 조용하고 말수는 없을지언정 행동으로 상대를 배려합니다. 본인이 민감하고 상처받기 쉬운 만큼 반대로 타인이 상처받을까 봐 불안해합니다. 이런 감정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배려의 기준이 높습니다. 이런 섬세함과 차분함으로 인해서 결국 직장 내에서 내향인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이런 섬세한 감수성은 창의성의 다양한 원천이 되기 때문이죠."

 

내향인으로의 자기 정체성을 통합(완성)하라는 것. 이것이 심 작가가 강조하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넘어야 할 과정이 있다. 

 

"부모나 상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신감이 충만한 사람은 자신의 장단점을 모두 자기 일부로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두려움 때문에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가 어렵다면 그 사실을 그냥 그대로 인정하는 게 시작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낯을 가리고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말도 못 할까?'라는 식의 원망은 하지 마세요. 의미가 없습니다."

 

나 자신을 누구와 비교해서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심 작가가 이어서 말했다. 

 

"타인의 기준에 굴복하면 안 됩니다. 물론 타인의 격려, 칭찬, 사회적 인정은 자신감을 길러줍니다. 그러나 진정한 자신감은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일을 하고 성공했을 때 충만하게 채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자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향인으로 자기 삶을 충만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냥 받아들여라. 내향적인 사람 중에는 과할 정도로 상대방에게 잘해주고 나서 상처받는 사람들이 많다. 상대방에게 준 만큼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흔하다. 원래 인간관계가 항상 기브 앤드 테이크는 아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절대 배신하지 않는 내 편은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를 항상 든든하게 응원해주면 된다. -본문 93p

 

▲ (사진=심정우 작가)  © 팝콘뉴스

 


고양이와 동거하는 34세 청년


 

스스로 '여러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혼자 밥 먹는 사람, 어쩌면 여러분의 직장 옆자리에 있는 말 없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심정우 작가는 1986년생이다.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와 동거 중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몇 차례 취업 실패의 쓴잔을 마신 후 서울 모 공기업으로 취업에 성공한, 지금은 8년 차 과장이다. 우연한 계기로 글쓰기 모임에서 활동하며 쓰는 즐거움을 깨달았다. 심 작가는 자기소개할 때면 결점투성이의 엉망진창인 사람으로 소개하고 싶다고 한다. 내향인의 단점을 골고루 갖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는 낯선 사람과 친해지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감정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든지 영혼이 없다는 식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내향인이기 때문에 그의 책이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북적이는 장소, 주변의 크고 작은 소음, 풍선 터뜨리는 소리와 같은 일상적인 자극에 예민하다. 목소리가 작고 모임이나 집단에서 돋보이는 사람과도 거리가 멀다. 친한 사람은커녕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던 대학교 OT시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미소 지으며 말한다. 그때는 정말 혼자만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단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내향인과 외향인의 경계선에서 오도 가도 못 하며 살았다. 괴로웠다. 이때까지도 마음 한편으로 외향인이 부러웠다. 어느 날 남에게 맞추며 사는 '가짜 자신'이 아닌 진정한 내향인의 삶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많은 시행착오 끝에 스스로 충만할 수 있었다. 이제 그는 내향인으로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의 직감을 믿는다. 그러니 훨씬 행복해졌단다. 심 작가는 이 행복을 나누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