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화 칼럼] 자녀의 '기초학력'은 안녕하십니까

코로나19로 벌어진 학력 격차

한경화 편집위원 | 기사입력 2021/10/13 [15:37]

[한경화 칼럼] 자녀의 '기초학력'은 안녕하십니까

코로나19로 벌어진 학력 격차

한경화 편집위원 | 입력 : 2021/10/13 [15:37]

▲ (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한경화 편집위원·천안동성중학교 수석교사) 지난 6월 교육부는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학습 지원 강화를 위한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 수준을 파악하고 분석을 통해 학교 교육의 성과를 점검하고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작년과 올해 교육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등교 일수가 줄고, 온라인수업으로 인한 학습결손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통계라 더욱 귀추가 주목됐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예상대로 초중고 모두 전년 대비 낮은 결과를 보였다. 교과별로는 사교육이 많은 수학 교과의 학업성취도는 전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국어와 영어, 고등학교 모든 교과에서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가 증가했다. 따라서 언론 등에서 제기한 '코로나19로 학력 격차가 벌어졌다'는 주장이 사실로 입증됐다.

 

교육부는 지난 8월, 이번 평가 결과를 통해 확인된 학습결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 전략인 (가칭) 교육회복 종합방안(프로젝트)을 수립해 발표하고 더 나은 교육으로의 도약을 약속했다.

 

올 하반기부터 실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인 교육회복 종합방안은 ▲학습결손 회복을 위한 맞춤형 지도 ▲정서·사회성 회복을 위한 전문적인 지원과 활동 ▲취업·진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특별 지원 대책을 그 내용으로 한다.

 

2학기가 시작되고 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기초학력 미달 학생 지도방안 마련으로 고심하고, 방과 후 수업으로 그 실천을 강행하며 교사와 해당 학생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지역적, 학교별 차이는 있지만 대도시의 일부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는 기초학력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법적 근거 법안(기초학력보장법)과 디지털 시대 원격교육의 질 제고 및 체계적 운영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법안(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 활성화 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2학기가 시작되며 기초학력 지도를 위한 예산이 학교로 배부됐다.

 

이에 학교와 교사들은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 국어, 영어, 수학 과목 모두 기초학력 대상인 학생들에게 방과 후를 이용해 지도가 이루어지는 3개 교과의 기초학력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는 시간과 물리적 환경이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학기를 나누어 1학기에 수학, 2학기에 영어 과목을 공부하기도 하고, 수업할 교사가 부족한 학교의 경우, 학생이 1과목만 선택해 듣게 하거나 점수가 더 낮은 과목을 공부하도록 한다. 방학을 이용해 기초학력 수업을 계획해 운영하기도 하지만, 방학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호응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운영되더라도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기초학력 대상 학생들 대부분 학업 의지가 없거나, 학습에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상태에서 방과 후에 의무적으로 기초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기초학력 대상 학생에 포함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존감이 떨어지고, 그래서 말없이 수업에 빠지기도 한다. 

 

또, 기초학력 대상 학생들 내에서도 수준 차가 발생해 한 명의 교사가 저마다 수준이 다른 여러 명의 학생을 맞춤형으로 지도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이다. 그래서 지도 대상 학생이 5~6명을 넘어 7~8명과 같이 다수일 때 교사들은 기초학력 수업이 실효성을 거두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읽기와 쓰기, 셈하기 등에서 시작된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결손 누적이 심화된다. 공부에 흥미를 잃어 학습 무력감에 사로잡혀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고, 수업 시간에 아예 엎드려 잠으로 도피하려고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학생들은 교사가 아무리 수업 준비를 많이 하고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해도 내용에 대한 이해가 어렵다. 이 때문에 활동은 그럭저럭 따라 한다고 하더라도 인지적인 학습에서는 또다시 고개를 떨구고,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학습에 대한 의욕을 잃고 만다는 것이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2학기 전면등교가 시행되며 교육 당국과 학교에서는 기초학력 결손을 줄이려는 시도와 3단계 학습안전망을 통한 '학습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부디 기초학력 대상 학생에 대한 지도가 투입되는 예산만큼이나 그 실효성을 거두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울러 초등학교 때부터 학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학습 상태와 발달과정을 예의주시해 학년이 올라가면서 기초학력 부진과 학습 부진으로 인해 아이가 겪는 심리적 상실감과 자기 비하감을 최소화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즉, 기초학습 결손은 예방하고 바로잡는 것이 관건임을 명심하고 아이들의 학습 자존감 찾아주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