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돌봄' 책임이라는 인식 낮아"...아는 사람만 아는 복지 그만해야

높은 서비스 진입 조건으로 '불충분한' 대안 찾아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1/10/08 [17:19]

"지자체 '돌봄' 책임이라는 인식 낮아"...아는 사람만 아는 복지 그만해야

높은 서비스 진입 조건으로 '불충분한' 대안 찾아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1/10/08 [17:19]

▲ 8일 '평등한 돌봄을 위한 사회서비스 정책 모색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양난주 대구대학교 교수(사진=참여연대 유튜브)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가 가속되는 가운데 공적 책임이 중요한 취약계층의 돌봄 영역 인프라가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김윤 서울대 교수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장기요양보험, 건강보험, 장애인지원, 노인돌봄 등 국내 성인돌봄 관련 예산은 GDP의 1% 수준이다. OECD 평균이 GDP 대비 1.5%인 것을 고려하면 낮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돌봄서비스의 질은 매년 그대로라는 목소리가 중론이다.

 

김보영 영남대학교 교수는 8일 참여연대, 민주노총,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준비위원회 등 단체가 연 '평등한 돌봄을 위한 사회서비스 정책 모색 토론회'에 참석해, 배경에 서비스 제공 주체들의 '책임 회피'가 있다고 짚었다.

 

중앙정부는 엄격한 진입 조건을 내걸어 이용자들이 '불충분한 대안'을 찾게 만들고, 지자체는 '돌봄'을 자신의 책임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정부의 조건을 그대로 수행하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분석했다.

 

■ 이 서비스 필요하지만 저 서비스로 이탈...지자체는 개선 책임 인지 못 해

 

현행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시민이 노인장기요양 등급 심사,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등을 청구해 재가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실제 필요한 서비스를 심사 척도가 반영하지 못해, 척도에 없는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필요한 서비스가 없는' 것으로 판단, 결국 서비스에서 제외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김보영 교수는 이처럼 '제외됐지만 여전히 돌봄이 필요한 시민'들이 결국 불만족스러운 다른 사회 서비스로 이탈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엄중한 등급심사를 거치고, 매년 갱신 스트레스를 겪어가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받으면, (방문요양) 4시간이 나온다. 결국 시설(요양병원)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며 "건강보험 규모는 이미 장기요양 재정규모를 뛰어넘는 8~9조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앙 부처 수준에서 발생하는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지자체가 나서는 것이 시급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가 돌봄 서비스의 '주체'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몇몇 의지 있는 현장 공무원이 노력을 기울였을 때 기계적인 요양점수나 인정여부가 아니라 실제 집에 가서 상황을 보고 돌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려, 종합적으로 (서비스를) 설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은) 되레 기준을 넘어 (지원대상으로) 인정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 더 위급한데 더 배제돼... 책임이행 구체적으로 강제할 필요

 

다만, 지역사회의 책임성 강화가 중앙정부의 책임 회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양난주 대구대학교 교수는 "'중앙정부는 못 한다'로 끝나면 안 된다. 중앙정부-지자체-개별제공기관이 모두 제 역할을 해야 해결이 가능하다. 각각 자기 특징을 살려 어떻게 일하게 할 건지 알려주는 주체가 필요하다"며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돌봄 창구로서 책임성을 강화하고, 지자체별로 지역돌봄 수요를 얼마나 확장해야 하는지 등 파악해 계획을 내도록 이를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내년 3월 시행되는 통합돌봄서비스 제공 주체인 '사회서비스원'을 지자체에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회서비스원법' 관련 토론도 진행됐다. 

 

그간 장애·한부모·여성·노인·아동 등 대상별, 의료지원·교육지원·활동지원 등 사업별 서비스 제공주체가 거점 없이 흩어져 있어 '찾아다닐 여유'가 없는, 더 시급한 이용자일수록 서비스에서 멀어지는 악순환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제안된 법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사회서비스원법이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개개인의 욕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상자를 나누는 방식으로는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다.

 

김보영 교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시행하는 지역과 아닌 지역의 인식 차가 크다. 아닌 지역은 여전히 '중복지원은 안 된다'는 구조가 잡혀 있다. 시행해서 부딪쳐보는 지방에서는 해당 의제가 당연하다"고 말했다.